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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애플워치와 함께한 두 달 - 시계, 그리고 경험

권명관

어느새 애플이 국내에 애플워치를 출시한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공식 출시일은 지난 6월 26일이었으니, 아직 조금 모자라긴 하네요. 출시 당일부터 지금까지 애플워치를 사용 중입니다. 출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던 제품이었던 만큼, 출시 이후에도 관련 소식은 연일 계속이더군요. 가격, 판매량, 스트랩(시계줄), 애플워치용 앱, A/S 정책 등등. 제품 리뷰도 많이 공유되었습니다. IT 전문 매체뿐만 아니라 패션지, 생활 잡지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색다른 관점으로 살펴본 리뷰 소식을 살펴볼 수 있었고, 유명 블로그와 SNS 등에서도 애플워치는 단골 소재였습니다. 덕분에 '어? 이런 기능이 있었어?'라며 (기자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보다 유용하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었죠.

애플워치 국내 출시 당일 분더샵의 모습
< 애플워치 국내 출시 당일 분더샵의 모습 >

처음 애플워치를 사용하기 시작할 때부터 나름 기준을 세웠습니다. 애플워치는, 최대한 오래 사용한 뒤에 리뷰를 작성해야겠다고요. 출시 전부터 가져온 생각이었습니다. 아직 제 스스로도, '이건 어떤 제품이다'라고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스마트폰, 데스크탑PC/노트북, DSLR 카메라 등 대표적인 IT 제품은 출시 전부터 어느 정도 감(?)이 옵니다. '이건 어떤 제품이다. 이건 이정도 사양이겠구나'하는, 요즘 유행하는 말을 빌려 출시 전 받은 '느낌적인 느낌'은 대부분 맞아 떨어집니다. 하지만, 애플워치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더군요. 평소 자주 정보를 교환하는 동료 IT 기자들도 비슷했습니다. 대화를 나눌 때마다 의견이 통일된 일은 거의 없었거든요. "애플워치는 이럴 것이다, 아니 저럴 것이다"라며 그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바빴을 뿐입니다.

지난 2014년 9월, 처음 착용해 본 애플워치
< 지난 2014년 9월, 처음 착용해 본 애플워치 >

서두가 길었습니다. 그래서. 애플워치를 약 두 달 동안 사용한 결론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참 무책임하지만, 거짓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신기한 제품입니다. 애플워치를 팔목에 찬 뒤로 1주일 지났을 때 다르고, 보름 지났을 때 다르고… 지금은 또 다르게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리뷰는 그동안 사용하며 제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을 조금씩 공유하려고 합니다. 아마도 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많이 담은, 체험담, 경험담에 가깝습니다.

다양한 애플워치 라인업

애플워치, 애플이 만든 시계

약 한 달 전 일이었습니다. 다른 IT 매체의 선배 기자가 "애플워치 어때? 좋냐?"라고 물었을 때, "선배. 지금 차고 있는 시계 좋아요?"라고 대답했죠. 그렇게 대답하고 제 스스로 애플워치에 대한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 전에는 애플워치를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하나의 IT 제품으로만 생각하고 접근했거든요. 하지만, 애플워치는 시계라고 생각을 바꾸고 나니 조금씩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하나씩 풀리더군요.

그리고 애플은 사람들이 평소 사용하는 시계로 어떤 경험을 더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평소 사람들은 시계로 전화를 걸고, 받지 않습니다. 시계를 장시간 들여다보면서 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장문의 문자를 상대에게 보내지도 않습니다. '시간을 확인하는 용도'가 시계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또 하나. 패션 아이템입니다. 사람들이 고가의 명품 시계를 구매하는 이유도 비슷하지요.

애플워치 에디션
< 애플워치 에디션 >

애플 역시 그 기본 원리를 따랐습니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패션 아이템 시계로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했죠. 거기에 애플이 가진 브랜드 파워를 더했습니다. 또한, 아이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다만, 평소 사람들이 시계를 사용하는 '경험'을 조금 더 확장하는 차원의 기능입니다.

브랜드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풀어볼까 합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스마트폰으로, 아이패드를 태블릿PC로, 맥북을 노트북(랩탑)으로, 맥을 데스크탑PC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맥이라고 말하죠. 타 제품과 다르다고 어필하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고, iOS, 맥 OS X 등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디자인했다는 것을 차이점으로 내세우기 위함일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애플의 이러한 기준은 제품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그리고 애플은 각 제품에 '연속성'을 연결했습니다. 아이폰과 연결한 맥북으로 전화를 받고, 아이폰과 연결한 아이패드로 문자를 보냅니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은 자연스럽게 연동되죠.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하지만, 재미있는 기능임에 틀림 없습니다. 애플이 말하는 '사용자 경험'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죠. 문득 요즘 애플 아이폰 TV 광고가 생각나네요. '아이폰이 아니라는 건, 아이폰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멘트의 광고 말입니다.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애플워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애플워치는 아이폰과 연결한 뒤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계로 아이폰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담았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스트랩과 특별한 에디션 제품을 선보이면서, 사용자에게 패션 아이템으로서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했죠. 국내에서도 판매를 시작한 당일 분더샵에서 에디션 제품이 판매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선택의 수요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죠.

애플워치는 애플이 만든 시계입니다. 그리고 애플의 대표 제품인 아이폰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아니 애플의 경험을 담았습니다. 애플워치 출시 전, '과연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라며 다소 회의적이었던 기자의 생각도 최근 두 달간의 사용하면서 '그래, 이런 거구나'라고 바뀌었지요.

서로 연결한 애플워치와 아이폰
< 서로 연결한 애플워치와 아이폰 >

시계를 사용하던 경험이 바뀌다

애플워치를 사용하기 전, 기자도 대부분의 직장인 남성처럼 시계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10만 원짜리였던 것 같습니다. 가끔 날짜와 요일이 틀릴 때마다 용두를 돌려 맞추던… 대다수의 일반적인 여느 남자들과 다름없이 시계를 사용했죠. 매일 아침 관성적으로 탁자 위에 있는 시계를 찼습니다. 만약 누군가가가 그 때 당시의 저에게 "너 그 시계는 왜 매일 차고 나가냐?"라고 물었다면, 참 애매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을 확인하려고?" 웃긴 답변이지요. 요즘 시계 말고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은 너무 많습니다. 그러게요. 시계는 왜 차고 다녔을까요.

아마, (패션의 'ㅍ'도 모르는 문외한에 가깝지만) 시계를 착용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패션의 의미가 강했던거죠. 요즘도 가끔 동료 지인들에게 시계를 왜 차고 다니는지 묻곤 합니다. 조금 진지하게요. 그럼 다들 저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아, 가끔 이렇게 반응하는 남자들이 꽤 있었습니다. "이게 얼마짜린데!"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시계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가장 크지 않나 싶습니다.

애플워치

언젠가부터 아이폰을 확인하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애플워치를 사용하는 다른 사람들도 꽤 많이들 이런 얘기를 합니다. 굳이 아이폰의 화면을 보지 않아도, 애플워치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기자는 평소 아이폰으로 이메일, 문자 메시지, 캘린더에 등록한 다음 약속,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메신저 내용 등을 주로 확인합니다. 대부분 '알림' 메시지에 속하는 것들인데요. 알림 메시지를 애플워치로 확인하는 순간부터 아이폰을 들여다 볼 일이 줄어든 것이지요.

'손에 들고 있거나 주머니 속에 넣은 아이폰의 진동이나 알림음이 울리면, 화면을 켜서 내용을 확인한다'

애플워치 알림

이게 평소 생각하는 아이폰의 사용 경험입니다. 그런데, 애플워치는 이러한 사용 경험의 상당수를 시계 화면을 보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요즘은 (거짓말스럽게도) 주머니 속 진동이 아닌 애플워치의 진동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가끔 애플워치 화면 상단에 알림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빨간 점이 켜져 있는지 확인합니다. 없으면 다시 손목을 내리고 마는거죠. 예전 같았으면, 아이폰을 꺼내 괜시리 화면을 한번 켜고 다시 넣곤 했을 겁니다.

애플워치의 진동, 탭틱 엔진이 가져온 느낌도 좋았습니다. 탭틱 엔진의 진동(촉각)에 대해서 누군가는 손목을 톡톡 두르린다고 표현했고, 누군가는 조금씩 간지럽히는 느낌이라고 합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은 조금씩 다를 테니, 그만큼 다양한 표현이 나타난 것일텐데요. 기존 진동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이건 일단, 느껴보시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네요. 전화가 올 때와 알람이 올 때의 차이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구요. 다만, 탭틱 엔진의 진동 패턴은 사용자가 마음대로 바꿀 수 없었습니다. 추후 탭틱 엔진의 API를 공개한다면, 개발자들이 직접 여러 패턴의 진동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애플워치로 받은 모바일메신저 이모티콘 알림
< 애플워치로 받은 모바일메신저 이모티콘 알림 >

가끔은 자리에 아이폰을 놓고 나가는 일도 벌어집니다. 출근길에 시계를 보려고 잠깐 애플워치를 들여다봤을 때, 화면 상단에 아이폰과 끊어진 연결 표시를 보고서야 다시 집에 들어가 찾아 나오는 일이 잦습니다. 아이폰을 어디에 뒀는지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집안에만 들어가면, 애플워치에 있는 '아이폰 찾기' 기능으로 소리를 듣고 찾으니까요. 예전에는 아이폰이 안보이면 불안한 마음에 행동이 빨라지곤 했는데 말입니다. 임박한 출근 시간일 때는 짜증 유발도 동반하고 말이죠.

간단한 문자에 대한 답변은 애플워치로 보내기도 합니다. 끊기면 안되는 급한 전화의 경우 (정말 많지 않은 일이었지만) 애플워치로 받기도 하죠. 일단 받고 찾은 아이폰으로 자연스럽게 넘겨서 다시 통화하곤 합니다. 받기 곤란한 상황에서 걸려온 전화도 애플워치로 메시지를 보내 자연스럽게 거절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거실에 두고 온 아이폰에 걸려온 전화를 그렇게 거절하곤 했네요.

애플워치 문자메시지 답장

지금 소개한 몇 가지 사례는 기존 시계와는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아이폰을 사용하던 습관을 변화시켰지요. 멍석 깔고 앉아 '예전에는 내가 어떻게 했더라?'라고 고민하지 않는다면, 변화한 행동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행동 자체가, 습관 자체가 자연스럽게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사용하는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입니다. 자세한 경험담은 추후 기사에서 다루고, 애플워치 사용시간 즉, 배터리 사용 시간은 먼저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일단 기자의 의견은 '만족한다'입니다. 보통 하루에 받는 알림 메시지를 체크해봤습니다. 많을 때는 1,000건 정도, 적을 때는 5,00건 정도 되는 것 같더군요. 가장 주된 알림은 모바일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 그리고 문자입니다. 뒤를 이어 캘린더에 입력해 놓은 알림과 걸려 온 전화통화 정도입니다. 라인이 가장 많은 이유는 IT동아가 사용하는 사내 메신저로 라인을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T동아 편집부', '수다방', '정보공유방', '외근야근방' 등등. 전 직원이 보내는 정보량이 정말 상당하더든요.

아침에 100% 충전한 상태에서 저녁 8~9시, 늦을 때는 10~11시쯤 집에 돌아가면, 애플워치에 남아있는 배터리 잔량은 50~60% 정도입니다. 즉, 이틀 정도는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수도 있는 사용시간이지만, 개인적으로 예상보다 오래가는 사용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출연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말했던 내용이지만, 애플워치 이전에 사용했던 스마트 시계의 사용시간은 대부분 반나절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워치 배터리
< 기사 작성 당일, 아침 8시에 나선 뒤 오후 5시 20분에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81% >

실제로 직장인의 애환 잔업과 야근으로 인해 회사에서 철야로 보내며, 충전 없이 이틀 동안 사용해본 결과,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그 이상은 무리라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매일 충전하면서 시계를 사용해야 돼?"라는 의문입니다. 기자도 이 질문에는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반문하고 싶네요. 잘 때도 시계를 차고 주무시나요? 기자는 애플워치 충전기를 침대 머리맡에 두고 사용합니다. 잠들기 전에 애플워치를 충전기에 올려(?), 붙여(?) 놓습니다. 아, 모닝콜 알람 음량도 생각보다 잠든 귓 속을 잘 파고 듭니다. '요 자그마한 시계가 얼마나 큰 소리로 모닝콜 소리를 내겠냐'고 생각했지만, 특유의 모닝콜 소리가 꽤 잘 깨워줍니다. 아침마다 순차적으로 울리는 아이폰, 자명종에 애플워치를 추가한 셈이지요.

애플워치 알람

이번 애플워치 리뷰 1부 기사에서는 지난 두 달간 사용하며 바뀐 생활, 습관에 대해서 전달해드렸습니다. 사실, 지금도 애플워치를 사용하면서 생각이 바뀌곤 합니다. 다시 또 두 달이 지난 뒤에는 다른 느낌을 받을지 모를 일이지요. 두 달만의 리뷰 기사는 이렇게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다음 리뷰는 시계로서 한계일 수밖에 없는 작은 화면을 보완하기 위한 용두와 버튼, 화면 밖에서 안으로 쓸어 넣는 제스처와 포스 터치를 활용한 입력 방식, 그리고 조금씩 선을 보이고 있는 애플워치용 앱 등 아직 소개하지 못한 활용법과 기능을 소개할까 합니다.

글쎄요.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을 제품'이라는 인식은 지난 두 달 동안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아이패드를 처음 사용한 뒤에 소개했던 리뷰에서 했던 글로 마무리를 대신할까 합니다. '써보면 안다'라고나 할까요.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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