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의 새로운 기수, 유튜브 360도 동영상
[IT동아 강일용 기자] 유튜브의 '360도 동영상 보기' 서비스가 본 궤도에 안착했다. 동영상 조회수가 100만이 넘는 영상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360도 동영상이란 동영상 재생 도중 시점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동영상 서비스다. 시점이 촬영자가 선택한대로 고정되어 있던 기존 동영상과 달리 키보드, 마우스, 가속계 등 입력장치를 활용해 사용자가 자신이 보고 싶은 곳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여기에 구글의 가상현실 플랫폼 '카드보드(가상현실은 저렴해야 한다, 구글 카드보드2 - http://it.donga.com/21487/)'를 접목하면 한층 실감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360도 동영상 보기 서비스는 지난 5월 구글 I/O 2015에서 카드보드2와 함께 공개됐다. 원리는 간단하다. 먼저 360도 전방위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리코 세타, 코닥 SP360, 고프로 리그 등)로 영상을 촬영한 후 구글이 제공하는 메타데이터 SW로 이를 합성한다. 그 다음 이 합성된 데이터를 유튜브에 올리면 된다. 그러면 유튜브가 HTML5를 활용해 사용자가 시점을 바꿔가며 감상할 수 있는 360도 동영상으로 출력해준다.
<360도 동영상 워크래프트:
아제로스의 하늘 (제공: 레전더리 픽쳐스)>
360도 동영상 보기는 플래시 대신 HTML5의 최신 기능을 대거 활용해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을 구현했다. 때문에 플래시 플레이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지만, 대신 HTML5를 완벽히 지원하지 않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선 감상할 수 없다. 단지 HTML5가 적용되기 이전의 '합성된 일반 동영상'만 보일 뿐이다. 360도 동영상 보기는 최신 버전 크롬, 파이어폭스, 엣지, 유튜브 앱에서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360도 동영상 보기는 PC보다 모바일, 그 가운데 카드보드를 이용할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 스마트폰과 카드보드를 연결한 후 유튜브 앱을 실행해 360도 동영상을 재생하면 오른쪽 하단에 카드보드 아이콘이 떠오른다. 이 아이콘을 누르면 가상현실의 형태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먼저 카드보드 앱을 실행한 후 그 속에서 유튜브를 선택해서 감상하는 방법도 있으니 참고할 것. 사실 조작법 문제 때문에 이쪽이 이용하기 더 편리하다)
360도 동영상 보기는 가상현실과 카드보드 대중화의 첨병이다. 유튜브의 360도 동영상 채널(#360Video)에는 이미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360도 동영상이 올라왔고, 오늘도 올라오고 있다. 조회수가 100만이 넘는 인기 동영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웨덴의 인기 뮤지션 '아비치'의 신작 뮤직비디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MMORPG 월드 오프 워크래프트를 형상화한 '스카이 오브 아제로스', 국내 걸그룹 '밤비노의 연습 장면' 등 국내외를 망라한 다양한 인기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360도 동영상 보기는 이제 막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일단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뒤 온라인에서 편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오프라인에서 편집해야 한다. 추후 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온라인 편집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동영상의 실제 해상도가 메뉴의 표시되는 해상도보다 낮은 문제가 있다. 여러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을 하나로 합성하다 보니 유튜브가 실제 동영상 해상도보다 해상도 수준을 높게 판단하는 것이다. 때문에 볼만한 품질의 영상을 감상하고 싶다면 반드시 메뉴에 들어가서 해상도 수준을 2160P(4K)로 올려야 한다. 2160P 해상도의 동영상을 감상하려면 그래픽 가속이 필수인 만큼 저사양 PC와 스마트폰에선 제대로 감상할 수 없으니 주의할 것.
가상현실 시장은 게임을 킬러 콘텐츠로 내세운 오큘러스VR(페이스북), 소니와 만능 기기 콘셉트를 강조하는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동영상과 교육을 강조하는 구글로 삼분된 상태다. 어디의 선택이 옳은지 아직은 감히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구글의 카드보드와 유튜브 360도 동영상이 가장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사용자들은 바로 지금부터 카드보드와 유튜브 360도 동영상을 활용해 가상현실의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마지막으로 유튜브 360도 동영상을 하나 감상해보자.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