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게임 개발자 위한 도구 '게임웍스 VR'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또 다른 현실이 온다. 바로 가상현실(VR – Virtual Reality)이 그것이다. 현재 기어 VR이나 카드보드 등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새로운 즐길거리가 된 VR은 이제 콘텐츠 산업 관련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16년에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시작으로 소니 프로젝트 모피어스, MS 홀로렌즈 등 일반 소비자 시장을 겨냥한 VR 관련 장비가 출시되면서 세를 넓혀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시장에서는 스마트폰과 달리 더 높은 시스템 성능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당장 먼저 시작하게 될 리프트만 하더라도 2,160 x 1,200 해상도(한 눈에1,080 x 1,200 해상도 화면을 양안으로 구현)를 90Hz의 주사율로 표시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VR 환경을 누리려면 그만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원하는 화면을 표시하기 위한 장비와 시스템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게임 개발자들이 최적화된 VR 콘텐츠를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뒤따라야 VR의 흥행을 결정짓게 된다. 지포스 그래픽카드로 PC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엔비디아는 VR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키트를 공개한 바 있다. '게임웍스(Gameworks) VR'이 바로 그것.

가상현실 게임 콘텐츠 개발을 위한 도구 모음

엔비디아의 게임웍스 VR은 지포스 그래픽 프로세서 기반에서 효과적인 가상현실을 즐기도록 만들어 주는 소프트웨어 도구 모음이다. 오래 전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 온 오큘러스(Oculus)를 시작으로 유니티나 에픽게임즈(언리얼), 크라이텍(크라이엔진) 등 유명 게임 엔진 개발사들과도 게임웍스 VR에 대한 기술 개발 및 최적화 협력을 병행하고 있다. AMD도 리퀴드(Liquid) VR을 통해 가상현실 개발을 지원하는 중이다.

오큘러스 및 여러 게임엔진 개발사와 협력 중인 게임웍스
VR
오큘러스 및 여러 게임엔진 개발사와 협력 중인 게임웍스 VR

< 게임웍스 VR은 오큘러스부터 유니티, 에픽게임즈, 밸브, 크라이텍 등과의 관계를 유지 중이다. >

현재 게임웍스 VR은 큰 틀에서 5가지 기술이 포함된다. 먼저 가상현실 기기에 맞는 해상도와 밀도로 화면을 그려내는 다중 해상도 쉐이딩(Multi-Res Shading), 두 대의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가지고 병렬 연산해 가상현실 콘텐츠의 성능을 개선하는 VR SLI, 그래픽 프로세서의 처리 순위를 개선해 최적화된 성능을 구현하는 우선 전환(Context Priority), 가상현실 기기 호환성을 위한 다이렉트 모드(Direct Mode), 사전에 화면을 그려내 끊김을 최소화 한 프론트 버퍼 렌더링(Front Buffer Rendering)등이다.

도구 모음이라고 하지만 실제 가상현실 콘텐츠를 소비할 일반인들이 직접 쓸 수 있는 도구는 없다. 대부분 기술은 콘텐츠를 최종 전달하기 전, 개발자들이 최적화를 위해 적용하는 단계의 것들이 많다.

그러나 이 기술을 통해 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그래픽카드와 보조 소프트웨어인 지포스 익스피리언스(GEFORCE EXPERIENCE), 게임웍스 VR간 최적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최고의 VR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최고의 VR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이런 소프트웨어적 기술이 있어도 근본적인 현실의 벽을 넘기 어렵다. 오큘러스는 지난 5월, 곧 출시될 가상현실 헤드셋 리프트(Rift)는 지포스 GTX 970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쓰는 게이머라면 최상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 이하의 그래픽카드로도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겠으나 말 그대로 맛만 보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가상현실 환경 구현을 위한 장벽이 생각 외로 높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콘텐츠에 따라 시스템 요구 자원은 천차만별이겠으나 일부 사양 미달인 게이머는 문턱에서 좌절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부분을 엔비디아와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고려해 가상현실 콘텐츠를 선보여야 할 듯 하다.

목적은 가상현실 헤드셋의 구조적 문제 해결

엔비디아가 게임웍스 VR을 통해 이루려는 것은 우선 가상현실 헤드셋이 갖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 높은 몰입감을 주고자 함이 크다. 가상현실 기기는 눈과 화면 사이에 광학 렌즈를 탑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최대한 사람의 시야에 정확한 화면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다.

가상현실 기기 대부분은 디스플레이와 사람의 눈 사이에 렌즈가 놓이게 된다. 단순히 사람의 눈과 디스플레이로는 가상현실 환경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눈 앞에 놓인 렌즈로 입체감을 표현하게 된다. 여기에 중력센서와 위치 추척 카메라 등으로 방향을 인식, 공간감을 부여한다.

VR 기기의 특성상 왜곡이 발생한다
VR 기기의 특성상 왜곡이 발생한다

문제는 이 렌즈다. 곡면인 광학렌즈의 특성상 주변부로 이동할수록 화면이 왜곡된다. 이 화면이 겹쳐지면 제대로 된 화면을 볼 수 없어 몰입에 방해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그래픽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 곡선을 처리하지 못한다.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3D 화면의 곡선은 직선을 정교하게 그려내 곡선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

게임웍스 VR은 그래픽 프로세서에 왜곡으로 인한 화면을 보정하기 위해 역왜곡을 명령한다. 원래 화면이 직사각형 형태라면 역왜곡은 각 모서리를 눌러 원형에 가까운 화면을 만들게 된다.

게임웍스 VR은 왜곡되는 화면을 역왜곡해 구현하게
된다
게임웍스 VR은 왜곡되는 화면을 역왜곡해 구현하게 된다

하지만 렌즈의 중앙 부분은 역왜곡 작업을 거쳐도 품질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주변부는 왜곡되면서 품질이 하락하게 된다. 정해진 해상도에 맞춰 그려진 화면이 강제로 축소되며 일부 영역이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 역시 가상현실 콘텐츠의 몰입감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게임웍스 VR 내에 있는 다중 해상도 쉐이딩은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다. 핵심은 중앙부를 제외하고 버려지는 주변부의 품질을 일부러 낮추는 것. 이로써 품질은 최대한 유지하고 성능을 높일 수 있다. 서로 다른 해상도를 가진 중앙부와 주변부를 동시에 처리하는 셈이다. 아직 지포스 GTX 980 Ti에서만 쓸 수 있다는 부분이 단점이지만, 차후 대응 그래픽카드의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다중 해상도 쉐이딩은 이미 VR 개발 라이브러리에 포함되어 각 개발사들에게 제공된 상태라고 한다. 개발자는 환경에 맞춰 다중 해상도 쉐이딩의 비율을 적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두 장의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있다면 각 그래픽 프로세서가 화면을 따로 처리하는 가상현실 다중연결인터페이스(VR SLI), 그래픽 프로세서의 처리 우선순위를 조절하는 기술 등 가상현실에 맞춘 기능을 다양하게 쓸 수 있다.

VR 기기의 모습
VR 기기의 모습

가까운 미래에 가상현실은 우리의 삶 전반에 뿌리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 코리아 이용덕 지사장에 따르면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국내 기업 여럿이 가상현실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엔비디아는 게임웍스 VR을 통해 관련 콘텐츠로 기술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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