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IT 업계의 캡틴 플래닛, 위보 AirM7
[IT동아 이상우 기자] '출동! 지구특공대(Captain Planet and the Planeteers)'라는 TV 애니메이션이 있다. 여기 등장하는 다섯 명의 주인공은 각각 땅, 불, 바람, 물, 마음의 능력이 있는 '초능력 반지'로 환경을 파괴하는 악당을 물리친다. 이들 개인의 능력도 뛰어나지만, 다섯 가지 힘을 하나로 모으면 슈퍼 히어로 '캡틴 플래닛'이 나타난다.
갑자기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에 소개할 제품이 마치 캡틴 플래닛 처럼 다섯 가지 IT 기기를 하나로 모아 탄생했기 때문이다. 바로 디지털존이 출시한 '위보 에어엠세븐(AirM7)'이다.
AirM7은 외장 SSD, 네트워크 저장소, 와이파이 공유기, 멀티 카드 리더기, 보조 배터리 등을 하나로 모은 제품이다. 모델에 따라서 60GB, 120GB, 240GB의 SSD를 내장해, 케이블로 PC와 연결하면 외장 SSD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SSD는 HDD와 비교해 용량이 적다. 때문에 대용량 외장 스토리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외장 SSD는 외장 HDD와 비교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물리적으로 작동하는 HDD와 달리 충격으로부터 안전하며, 빠른 전송속도 역시 기대할 수 있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크리스탈 디스크마크를 이용해 테스트해보니 외장 HDD와 비교해 아주 빠른 속도가 나왔다. 대용량 파일에 대한 읽기 속도는 초당 360.7MB/s, 쓰기 속도는 156MB/s를 기록했다. 실제로 파일을 전송하는 속도도 이와 비슷하다. 용량이 약 3GB인 동영상 파일을 전송하는 데 약 25초 정도 걸렸다. 다만 다른 저장장치와 마찬가지로 다수의 파일을 전송하는 속도는 이보다 조금 떨어진다. 크기가 작은 MP3 파일 100개(약 600MB)를 전송했을 때 속도는 초당 56MB 정도로, 모든 파일을 전송하는 데 약 10초 정도 걸렸다.
이제 네트워크 저장소 기능을 살펴보자. AirM7은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전용 앱을 설치하면, 무선으로 파일을 가져오거나 보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장된 파일을 실시간으로 읽는 것도 가능하다. 마치 클라우드 저장소를 이용하는 것처럼 대용량 저장공간을 휴대한다. 내장 용량이 적은 스마트폰, 특히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갖추지 않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또한, AirM7 내부에 배터리가 있어 별도의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 이동 중 사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혹은 여행 중에도 데이터 요금 걱정 없이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단, 무선 저장소 기능을 사용하는 중에는 PC와 유선으로 연결해도 장치를 인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외장 SSD로 사용하려면 무선 저장소 기능을 꺼야 한다.
랜 케이블을 AirM7에 연결하면 무선 공유기가 된다. 노트북 등의 모바일 기기를 이 AP에 연결하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어려운 팬션이나 유료로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호텔 등에서 방에 비치된 랜 케이블을 끼우기만 하면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 별도로 공유기를 휴대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짐을 줄여야 하는 여행자에게 유용하다. 비트 토렌트 기능을 내장한 것도 특징이다. 이 기능을 통해 PC 없이 토렌트 파일을 실행해 각종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다만 파일을 내려받도록 명령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은 파일을 직접 내려받는 것이 아니라 조작하는 장치인 셈이다. 기기 안정성을 위해 파일은 한 번에 하나만 받을 수 있다.
AirM7은 4,200mAh 배터리를 내장했다. 이 배터리는 제품을 작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충전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 스마트폰을 1~2번 정도 완충할 수 있는 용량이다. 오른쪽에 있는 배터리 작동 버튼을 가볍게 한 번 누르면 현재 제품의 배터리 수준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내장 배터리를 모두 소모하면 전원을 연결하지 않는 한 무선 네트워크 저장소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외출 중 혹은 여행 중 스마트폰 배터리가 모두 소모돼 곤란할 걱정은 줄일 수 있다.
외부에는 SD카드 슬롯과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이 있다. 여기에 카드를 삽입하면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파일을 직접 확인하거나 파일을 스마트폰으로 가져올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에 쓰이는 SD카드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스마트폰에 삽입할 수 없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고화질 사진을 스마트폰에서 보려면 PC를 통해 옮기거나 SD카드 어댑터(마이크로SD카드를 SD카드 규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를 이용한다. AirM7의 외부에 있는 SD카드 슬롯을 이용해 스마트폰에서도 고화질 원본 사진을 직접 보거나 스마트폰에 옮겨올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해 SNS나 블로그에 게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애호가라면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지금까지 AirM7의 기능을 살펴봤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나 사진 애호가에게 어울리는 제품이다. 외장 배터리, 무선 공유기, 휴대용 스토리지 등 여행 시 있으면 좋지만 챙기기 거추장스런 장치들을 하나로 모아 휴대성을 더했다. 특히 부피 역시 한 손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아서 가방에 넣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제품 출고가는 120GB SSD를 내장한 모델이 16만 9,000원이다(240GB 모델 23만 8,000원). 캡틴 플래닛처럼 지구를 지키지는 않지만, 최소한 여행 가방의 가벼움은 보장해줄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