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PC는 우리가 직접] (2) PC에는 이런 부품이 들어간다

이상우 lswoo@itdonga.com

이 캠페인은 일상의 중요한 디지털 기기인 PC를 직접 조립, 설정, 관리해보는 기획연재를 통해, PC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냄과 동시에 실제로 활용 가능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우리집 PC는 우리가 직접' 캠페인은 국내 대표 컴퓨터 쇼핑몰, 컴퓨존(www.compuzone.co.kr)과 함께 합니다.

[IT동아 이상우 기자]

"지난주에는 컴퓨터의 겉과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메인보드에 있는 구멍들은 어디에 쓰는지 얘기했었지(PC의 겉모습과 속모습을 알자 - http://it.donga.com/21466/)?"
"응. 구멍에 맞춰서 필요한 부품을 끼우기만 하면 된다고 그랬어"
"그렇지. 이번에는 거기에 알맞은 부품은 뭔지, 각 부품은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부품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보자."

컴퓨터 부품
컴퓨터 부품

"젤 먼저 필요한 건 메인보드 아니야?"
"그래. 컴퓨터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부품들이 전부 메인보드에 연결되기 때문이야. 그리고 지난 번에 말했던 것처럼 메인보드 수준에 따라서 부품을 끼울 수 있는 구멍 수가 다르기 때문에 컴퓨터 용도에 맞춰서 사면 돼."

"구멍 수가 많으면 메인보드 크기도 커지겠다."
"그래. 참고로 메인보드도 크기에 따라서 부르는 명칭이 있어. 오늘날 대표적인 규격은 ATX(Advanced Technology Extended)고, 크기에 따라서 일반 ATX, 마이크로 ATX(m-ATX) 등으로 불러."

메인보드 규격
메인보드 규격

"메인보드를 고를 때는 '칩셋'을 고려해야 돼. 메인보드에는 여러 부품이 한 번에 설치되기 때문에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가 필요한 데, 칩셋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메인보드에 내장된 부품이지. 그런데, 이 칩셋도 등급에 따라서 지원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한테 필요한 것을 사야지."
"등급이 다르면 어떤 차이가 있어?"
"예를 들어서 우리가 쓸 H81은 USB 3.0을 두 개까지만 지원해. 그런데 이 것보다 등급이 높은 칩셋은 USB 3.0을 여섯 개나 지원해. 그래도 컴퓨터를 작동하는 기본적인 부분은 큰 차이가 없으니 용도에 맞춰서 사면 돼. 우리처럼 컴퓨터로 동영상을 보거나 인터넷 검색만 하는 정도면 H81 메인보드면 충분해(참고 기사: http://it.donga.com/19448/)."

메인보드 칩셋
메인보드 칩셋

<메인보드 칩셋은 보통 방열판 아래에 숨겨져 있다>

"그리고 칩셋이 컴퓨터의 뇌인 프로세서와 호환하는지도 봐야 해. 프로세서 제조사마다 전용 칩셋이 다르고, 프로세서의 세대에 따라서도 다르거든."
"소켓도 다르다고 했었잖아?"
"그래. 칩셋과 소켓은 메인보드에 고정돼 있으니, 프로세서에 맞는 메인보드를 고르면 돼."

메인보드 소켓과 칩셋
메인보드 소켓과 칩셋

<소켓(위)과 칩셋(아래)>

*참고: LGA1150 소켓은 인텔 하스웰 및 브로드웰의 소켓 규격이며, 이를 지원하는 칩셋은 인텔 8시리즈 칩셋(H81, B85, Q85, Q87, H87, Z87)과 인텔 9시리즈 칩셋(H97, Z97)이다. 2011년과 2012년에 출시된 인텔 프로세서(샌디브릿지, 아이비브릿지)는 LGA1155 소켓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를 탑재한 구형 메인보드에 오늘날 쓰이는 하스웰 및 브로드웰 계열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는 없다.

"프로세서 고르는 방법을 아직 안 말해줬어."
"잊고 넘어갈 뻔했구나. 프로세서 성능 구분은 이름으로 할 수 있어. 예를 들어서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인텔 프로세서는 셀러론, 팬티엄, 코어 i3, 코어 i5, 코어 i7 순으로 성능이 좋고, AMD 프로세서 같은 경우는 셈프론, 애슬론, A4, A6, A8, A10, FX 순으로 성능이 좋아."

"그리고 등급이 같은 프로세서라도 세대에 따라서 성능이 달라지지. 여길 봐. i3-4160이라고 돼있지? 여기서 i3는 등급을, 4160은 세대를 나타내는 건데, 첫 자리 숫자는 4세대라는 의미야. 대부분의 경우 첫 자리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좋아."

프로세서
프로세서

"또 필요한 부품은 뭐가 있어?"
"이제는 컴퓨터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워 서플라이를 골라보자."

"파워 서플라이는 사람들이 의외로 신경을 덜 쓰는 부품이야. 단순히 컴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부품이기 때문에 체감 성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거든. 그런데, 실제로는 컴퓨터의 수명이나 안정성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부품이야."
"그럼 파워 서플라이를 고를 때는 뭘 봐야 돼?"
"우선 출력(와트, Watt)이야. 메인보드에 있는 여러 부품이 요구하는 전기를 알맞게 보내려면 출력이 높아야 여유롭거든. 예를 들어서 400와트 파워를 쓴다고 해보자. 컴퓨터가 평소에는 300와트만 요구하다가, 갑자기 복잡한 계산을 하게 돼서 500와트를 요구한다면 파워 서플라이가 버틸 수 없겠지? 컴퓨터 성능이 좋을 수록 출력이 높은 파워를 써야 해."

파워 서플라이
파워 서플라이

"그러면 출력이 높으면 무조건 좋은 거야?"
"사실 출력보다 중요한 건 '정직함'이야."
"정직함? 파워 서플라이가 출력을 속여?"
"제조사가 얘기하는 출력을 100% 믿을 수는 없다는 말이지. 같은 400와트 파워 서플라이라도 가끔씩 400와트를 내는 물건이 있고, 꾸준히 400와트를 내는 물건도 있거든. 일명 전자를 보통 '뻥파워'라고 부르고, 후자를 '정격 출력 400와트'라고 부르면 돼."
"너무 한다. 그럼 우리가 정격 출력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인증 마크로 확인할 수 있어. 80PLUS 인증이라는 것이 있거든. 이 마크가 있으면 효율이 80% 이상이라는 의미야. 물론 가격도 1~2만 원 정도 비싼데,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하면 돼."

*참고: 80PLUS 인증은 등급에 따라 브론즈, 골드, 실버, 플래티넘 등이 있고, 등급이 높을 수록 출력이 안정적이다.

80PLUS 등급
80PLUS 등급

"컴퓨존 같은 컴퓨터 쇼핑몰에서는 파워 서플라이 출력을 테스트해서 제품 표기 출력과 테스트한 정격 출력 결과를 같이 써놓기도 해. 이렇게 테스트한 제품이라면 굳이 80PLUS 마크가 없어도 뻥파워를 사는 일은 드물겠지(http://goo.gl/meSdlP)."

파워 출력 테스트
파워 출력 테스트

"이제 그래픽카드 차례야. 그래픽카드도 이름만 가지고 성능을 비교할 수 있어. 대표적인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NVIDIA)의 지포스(Geforce)와 AMD의 라데온(Radeon)이야."

그래픽카드 등급
그래픽카드 등급

"이름에 이상한 영어 단어랑 숫자밖에 없어… 이걸로 어떻게 알아."
"읽는 방법만 알면 돼. 예를 들어서 지포스의 성능지표를 보면 G, GT, GTS, GTX 순으로 성능이 높아지지. 그리고 성능지표가 같으면 세대가 높을 수록, 세대가 같다면 성능등급이 높을 수록 좋은 그래픽카드야"

그래픽카드
그래픽카드

"여기 있는 ASUS, ZOTAC 이런 것도 다 성능이랑 관계가 있어?"
"그건 제조사 이름이야."
"제조사는 엔비디아랑 AMD 아니었어?"
"사실 엔비디아와 AMD가 직접 그래픽카드 생산하지는 않아. 이들은 그래픽카드의 핵심인 GPU를 개발하고, 이 GPU를 제조사가 가져와서 자신들의 설계 기술을 담아 그래픽카드를 만들지. 대표적인 제조사는 에이수스, 조택, 기가바이트, MSI 등이 있어. A/S 정책이나 가격 같은 것들을 생각해서 자신에게 적합한 제조사 제품을 사면 돼."

그래픽카드 제조사
그래픽카드 제조사

"저장장치를 고를 때는 HDD냐 SSD냐를 선택해야 돼."
"어떻게 달라?"
"일반적으로 HDD는 용량이 많고 저렴한 대신 SSD보다 속도가 느려. 반대로 SSD는 속도가 아주 빠르지만 HDD와 비교하면 용량당 가격이 비싼 편이지."
"싸고 양 많은 음식이냐, 비싸고 맛있는 음식이냐의 차이군!"

HDD
HDD

"메모리(RAM)는 전에도 말했듯이 많을수록 성능이 좋아. 우리처럼 가벼운 용도로 컴퓨터라면 2~4GB 정도면 적당하고, 고성능 게임을 하려면 못해도 8GB 이상은 돼야지."
"또 주의할 점은 없어?"
"32비트 운영체제는 4GB를 초과하는 메모리를 인식하지 못해. 그래서 용량이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면 64비트 운영체제를 설치해야 돼."

"이제 부품은 다 끝났어?"
"아직 케이스가 남았어. 케이스는 컴퓨터 부품을 고정시켜서 안전하게 보관해줘. 케이스는 자기가 고른 크기에 맞춰서 사면 되는데, 미들타워 규격 이상이라면 대부분의 부품을 장착할 수 있어."

*참고: 케이스 크기는 보통 슬림, 미니 타워, 미들 타워, 빅 타워 등으로 나눈다. 빅 타워와 미들 타워는 ATX와 mATX 규격의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으며, 미니 타워와 슬림은 mATX 규격의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다. mATX 메인보드라도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장착했다면 이 때문에 케이스 덮개를 닫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사실 케이스는 크기만 빼면 '개취존(개인 취향 존중의 준말)'이야. 냉각을 위해서 냉각 팬을 장착한 케이스도 있고, 내부 모습을 볼 수 있게 투명으로 된 케이스도 있어. 전원 버튼 위치도 각양각색이니까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면 돼."

"이제 부품도 다 장만했으니 조립하면 되지?"
"응."

*이어지는 기사 'PC조립 실전! 레고만큼 쉬운 PC조립'에서는 실제로 컴퓨터를 조립하는 방법과 기초 점검에 관해 소개합니다 - http://it.donga.com/21579/.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