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제작자 '린다 옵스트'가 말한 콘텐츠 흥행의 법칙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5년 4월 30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원장 송성각, 이하 한콘진)이 오늘부터 오는 5월 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 1회 글로벌 창조 문화 축제 'C-페스티벌 2015'를 열었다. 또한, 한콘진은 C-페스티벌 행사 첫 날, 코엑스 컨퍼런스룸 401호와 300호에서 'CT포럼 2015'를 개최하고, 글로벌 문화기술(CT)의 트렌드를 소개했다.

린다 옵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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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CT포럼에는 지난해 국내에서 개봉해 1,000만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천체 물리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의 제작자 린다 옵스트(Lynda Obst)가 참여해 주목받았다. 또한, 워크래프트와 캐리비안의 해적4, 아이언맨2, 인디아나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해리포터 - 불의 잔, 아즈카반의 죄수 등 다수의 작품에 참여한 ILM 크리쳐의 이승훈 감독, 취리히 예술 대학의 맥스 라이너(Max Rheiner) 교수, 엘리멘탈 패스의 도날드 쿨리지(Donald Coolidge) CEO 등이 다양한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먼저 린다 옵스트가 기조 연설에 나섰다. 그는 인터스텔라의 프로듀서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 컨택트, 사랑이 다시 올 때, 야행, 피셔 킹, 시애틀의 잠 못 드는 밤, 비상계엄, 어느 멋진 날 등 다수의 영화와 The 60's, Hot In Cleveland, Helix 등 TV 프로그램도 재작했다. 또한, 오스카 대상 3회, 골든글러브 대상 4회, 에미상 3회 등을 수상했으며 2015년 AFT 올해의 영화상, 크리틱스 초이스 상(Critic's Choice Award) 등 수상경력도 화려한다.

린다 옵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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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옵스트는 '영화 인터스텔라: 흥행하는 콘텐츠의 법칙'에 대해서 스토리와 기술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자신의 콘텐츠 제작 경험에 비춰 강연했다. 그는 "돈이 되는 영화,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가 좋은 콘텐츠일까. 물론, 캐리비안의 해적처럼 대규모의 마케팅이 관객을 동원해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관객들은 점점 스마트해지고 있다. 아주 간단하다.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과 퀄리티 등이 좋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가장 중요하 것은 영화의 원작이다. 항상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그대로 원 소재를 신선하게 유지해야 한다. 다음은 좋은 작가가 잘 시나리오를 쓸 수 있어야 한다. 스크립트 작업을 손수 한땀한땀 함께 만든다. 그 다음이 감독이다. 제작자라고 해서 감독 위에 있으면 안된다. 영화계가 참 특수한 것 같다. 제작자가 감독을 고용한다는 것은, 자신의 상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 아닌가. 감독이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권한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인터스텔라 같은 경우는 특수효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제작했다. 블랙홀을 수학적으로, 과학적으로 제대로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실제 블랙홀은 이럴 것이다'는 것을 현실에 가깝게 특수효과로 구현했다. 실제 과학적인 논문도 발표했다. 과학계와 영화계가 협업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오늘 오후에 발표하며 비디오 클립을 하나 공개할 것이다. 감독과 특수효과팀이 어떻게 협업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참고로 린다 옵스트는 학계 최초로 '윔홀'이론을 제안한 이론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 교수(캘리포니아 공대)와 함께 인터스텔라의 제작을 추진했다.

린다 옵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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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린다 옵스트는 인터스텔라가 전세계에서 동시에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라는 질문에 "한국과 중국 같은 경우 상당히 스마트한 나라다. 과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나라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일까. 과학에 대한 공포감이 없기 때문에 스토리를 즐겼다고 생각한다. 일부 과학에 대해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국가는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남미 같은 경우는 인터스텔라의 과학적인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해당 지역에서는 액션 영화 즉, 때려 부수는 영화가 더 나은 흥행 성과를 거둔다(웃음). 그런 차이가 아닐까"라며, "영화 자체적으로 보면 어려운 것을 극복해나가는 것은 없었다. 스크립트 측면에서 영화 마지막 장면 엔딩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동이 들어오기 전부터 정해져있었다. 어쩌면 이 부분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소 아닐까"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그는 "놀란 감독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스크립트나 시나리오 등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지극히 꺼리는 타입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사람이다. 영화 제목도 입에 올리지 않고, 별명을 붙여 말한다. 철저히 비밀을 유지한다(웃음). 우리 아들도 영화를 개봉하기 일주일 전까지 절대 어떤 내용인지 몰랐다"고 전했다.

린다 옵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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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옵스트는 인터스텔라 이후의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조금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좀더 과학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싶다. 머리 속의 상상력은 우주를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특수효과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에 따라 상대적이다. 어렵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시간 여행을 우주에서 한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최초로 던져줬다고 생각한다. 우주와 시간의 관계를 관객에게 던졌고, 생각할 수 있는,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과학 기반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생각이다"고 생각을 밝혔다.

인터스텔라와 같은 과학 기반 영화 이전에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제작했던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는 제작 과정이 더 쉽다. 사실 더 하고 싶다. 당시에는 영화의 해외 판매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스텔라와 같은 과학 기반의 영화를 제작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스크립트가 가장 중요하다. 스크립트만 완성되면 그 다음은 정말 쉽다. 작가와의 협업이 가장 중요한 셈이다. 그 다음 섭외는 어렵지 않은 과정이다. 지금은 해외 시장에 맞는, 그 나라에 맞는 로맨틱 코미디를 제작해야 한다. 미국의 정서만 담은 로맨틱 코미디는 필요 없다"고 경험을 전했다.

린다 옵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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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는 과학 기반의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와 우주, 블랙홀과 같은 것을 표현하는데 있어 현장에서 어떤 방식을 적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과학 기반의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친구이자 스승인 칼 세이건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과학 위에 있는 시나리오를 캐릭터와 잘 융합하면, 관객에게 (과학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생각이다.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영화를 통해서 작게나마 과학을 교육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이건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며 "문제는 과학 영화를 제작하는데 있어 작가의 창의성과 과학의 현실을 어떻게 조율하는가라는 것이다. 우리는 나름의 규칙을 정했다. 물리학 법칙을 거스르지 않는 한, 작가는 무엇을 해도 된다고. 그래서 작가와 감독, 과학자 간의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는 관객에게 끊임 없는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작가와 감독의 끊임없는 대화도 강조했다. 단순히 마케팅을, 홍보를 대규모로 하는 것으로 영화의 흥행을 언급할 수는 없다는 것.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영화라는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설명했다. 언젠가는 국내에서도 영화 인터스텔라와 같은, 과학 기반의 영화가 제작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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