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범해서 더 돋보인다, 에이서 아스파이어 V3-371-37F9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데스크톱 PC의 성능이 점차 좋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트북 성능 역시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이제 어지간한 노트북으로 인터넷이나 고화질 영상 감상은 기본이고, 게임도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래서인지 다른 부분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몸집을 줄인다거나 재질로 승부하는 등 외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 에이서 아스파이어 V3-371-37F9는 지극히 평범한 노트북이다. 단순히 눈에 보여지는 것 외에 품고 있는 사양까지도 특별한 것이 없지만 이 노트북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 아래 아무나 품을 수 없게 만드는 도도함보다 대중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있어서다.

부담 없는 코어 i3 프로세서 탑재

아스파이어 V3-371 시리즈는 CPU와 저장장치, 해상도 등에 따라 라인업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 이 제품(V3-371-37F9)은 4세대 코어 i3-4005U 프로세서(하스웰)를 탑재했다. 그만큼 가격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 구매고객을 최대한 넓혀보겠다는 에이서의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외에 4GB 메모리, 500GB 용량의 하드디스크 등을 탑재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구체적인 가격은 확인이 쉽지 않다. 워낙 라인업이 다양해서인데, 대략 40만 원대 후반(47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13.3인치 풀HD(1,920 x 1,080) 디스플레이와 코어 i3 프로세서 등 구성을 감안하면 무난한 구성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스파이어 V3-371-37F9 외형
아스파이어 V3-371-37F9 외형

프로세서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해보자. 코어 i3-4005U는 17W의 전력소모를 갖는 저전력 프로세서다. 1.7GHz의 작동속도로 무난하게 쓸 수 있고, 인텔 HD 그래픽스 4400으로 끝내주진 않아도 영화나 캐주얼 게임은 즐길 수준의 3D 가속성능이 제공된다.

제법 슬림한 몸매, 기능도 충실

디자인은 기존 아스파이어 V3-371 시리즈와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색상은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가 있는데, 이 제품은 블랙이다. 화이트 색상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브로드웰 기반의 아스파이어 V3-371에 대한 기사(http://it.donga.com/20433/)를 참고하자.

아스파이어 V3-371-37F9
측면
아스파이어 V3-371-37F9 측면

13인치 디스플레이와 비교적 얇은 두께 때문일까? 실제 무게는 1.5kg 가량이지만 노트북을 손에 쥐었을 때 비교적 가볍게 느껴진다. 당연히 시장에는 이보다 더 가벼운 제품도 있는데, 경량/고강성 재질을 쓰면 그만큼 가격이 상승하는 요인이 된다. 이 노트북은 그런 기교는 없어도 기본기 자체는 탄탄하기에 재질에 의한 내구성을 걱정할 필요 없다.

달려 있는 단자나 슬롯 구성도 동일하다. USB 2.0, 3.0 단자가 사이 좋게 하나씩 준비되어 있고, 외부 출력이 가능한 HDMI 단자도 달렸다. SD카드 슬롯, 오디오 단자도 빠짐없이 마련됐다. 유선 네트워크 단자는 노트북 두께를 고려해 집게 방식을 채택했다.

아스파이어
V3-371-37F9
아스파이어 V3-371-37F9

디스플레이는 인상적이다. 13인치임에도 풀HD(1,920 x 1,080) 해상도를 자랑한다. 가격 때문에 HD급 해상도인 1,366 x 768 정도가 아닐까 싶었으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정한다. 다른건 몰라도 아스파이어 V3-371-37F9의 디스플레이 해상도에 엄지를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약 45도 정도 측면에서 봤을 때, 시야각은 조금 아쉽다. 2~3명 정도가 함께 보면 모를까, 10명이상이 단체로 보는 환경이라면 위치에 따라 화면이 달리 보일 수 있다. 물론, 노트북을 켜놓고 여럿이 본다는 상황 자체가 우습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제한적인 시야각으로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으니 더 좋은 것 아니겠나? 넓은 시야각, 화사한 색감이 때로는 독이 될 수 있다.

아스파이어 V3-371-37F9 노트북
전면
아스파이어 V3-371-37F9 노트북 전면

키보드도 한 번 보자. 여느 노트북에서 볼 법한 83키 구성이다. 기능(Fn) 키를 활용해 다양한 조합을 지원하는 부분도 다른 노트북과 다를게 없다. 키감은 평이하다. 키캡의 높이가 낮아 다소 불편할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 타자를 치니 쉽게 적응 가능했다. 반발력은 세지 않은데, 타자를 칠 때의 소음에 초점을 맞춘 설정인 듯 하다.

기본 운영체제는 리눅스, 윈도 설치는 별도

아스파이어 V3-371-37F9가 사양대비 비교적 저렴한 이유는 운영체제 때문이다. 대부분 노트북에는 윈도 운영체제가 설치되어 있지만, 이 제품에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그 대신 기본으로 린퍼스(Linpus)라는 이름의 리눅스 운영체제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아이콘과 그래픽으로 무장한 윈도를 생각하면 이질감이 크다.

제품 내에는 광학드라이브(ODD)가 없다. 그러므로 USB를 쓰는 외장 ODD나 윈도 설치 파일이 담긴 USB를 연결해 직접 설치해야 한다. 첨언하자면, 이 제품에서 USB 메모리로 윈도우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과정은 다소 복잡한 편이니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노트북은 기본 설치되어 있는 리눅스 운영체제를 구동하기 위한 설정이 되어 있어, USB 메모리를 연결해도 윈도 설치화면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정상적인 활용을 위해 처음 전원을 인가하고 에이서 로고가 등장할 때, 키보드 F2 키를 열심히 눌러 바이오스 설정 화면으로 이동하자.

바이오스 화면으로 이동했다면 부트(Boot) 탭에서 부트 모드를 레거시(Legacy)로 바꿔야 한다. 기본은 UEFI로 되어 있다. 이 작업을 완료했다면 다른 것을 할 필요 없이 종료(Exit) 탭에서 저장하고 종료(Exit Saving Changes)를 선택하면 된다.

노트북 바이오스
노트북 바이오스

위 같은 작업을 마치고 윈도 설치화면으로 넘어가더라도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윈도7 운영체제 설치 중, 파티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는 별도 분할된 공간에 저장되어 있는 리눅스에 원인이 있다. 모든 파티션을 삭제하고 새로 설정해야 제대로 설치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아스파이어 V3-371-37F9에는 윈도 운영체제를 설치했을 때, 사용하기 위한 드라이버 디스크가 포함되어 있다. 윈도 8.1을 권장하지만 일부 윈도7 운영체제에서도 설치 가능하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여유로운 성능, 멀티미디어 재생도 합격

이제 성능을 확인해 볼 차례. 아스파이어 V3-371-37F9에는 코어 i3 프로세서를 채택하긴 했으나, 별도의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3D 가속 성능에 대한 미련은 잠시 접어두는게 좋다. 때문에 별도의 게이밍 테스트는 실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제품을 구매하고 많이 쓸 법한 인터넷 동영상 재생 시간을 확인하기로 했다.

테스트를 위해 배터리를 모두 채운 뒤, 윈도 운영체제의 전원설정 내 전원관리 정책을 '균형'에 맞추고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동영상을 계속 재생했다. 재생 중 화면이 꺼지지 않도록 설정한 것 외에는 아무 설정도 변경하지 않았고 네트워크는 와이파이로 설정했다.

배터리 측정
배터리 측정

노트북에서 배터리 지속시간이 약 '30분 가량 남았다(10% 이하)'는 메시지가 나온 시점은 4시간 20분이 지나서다. 전원이 차단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약 4시간 40~50분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을 재생하지 않고 인터넷만 하거나 저장된 영상을 재생하면 이보다 더 긴 배터리 지속시간을 보여준다.

장시간 가동되는 상황에서도 발열이 낮다는 점도 좋게 평가할 부분이다. 기존 브로드웰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스파이어 V3-371도 발열에서 좋은 인상을 준 바 있다. 일상 환경에서 열을 식히기 위해 힘차게 냉각팬이 도는 소리를 거의 들을 일 없어 보인다.

부담 없는 노트북 찾는 소비자에게 딱!

아스파이어 V3-371-37F9의 장점은 '무난함'이다. 특별하지 않지만 정해진 능력 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성능을 충분히 내준다. 풀HD 해상도에서의 3D 게임은 무리가 있지만 문서나 영상 재생은 물론, 인터넷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경쟁력 있는 부분.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평균 4시간 30분, 인터넷과 문서는 6~7시간 가량을 쓸 수 있었다. 최근 카페에서 전원 콘센트를 막거나 제거하는 분위기에서 고부하 작업을 하는게 아니라면, 1일 컴퓨팅까지는 아니라도 어디 나가서 배터리 걱정은 안 해도 될 수준이다. 큰 부하가 필요 없는 직장인 또는 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인터넷 강의를 목적으로 활용하기에 알맞다.

글 / IT동아 강형석(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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