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10 개봉박두] 윈도10의 7가지 특징
[IT동아 강일용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Windows 10)'은 정말 많은 것이 변한 운영체제다. 사용자가 쉽게 체감할 수 있는 UI(사용자 환경)부터 운영체제의 근간인 커널까지 모든 것이 달라졌다. 외신을 통해 알려진 윈도10의 7가지 새로운 특징을 정리했다.
돌아온 시작 메뉴
윈도10은 MS의 반성을 담은 운영체제다. 어떤 반성을 담은 걸까. 사용자의 의향을 물어보지 않고 멋대로 사용자 환경(UI)을 뜯어고친 실수를 반성하는 것이다.
MS는 다가오는 태블릿PC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태블릿PC와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 '모던UI'를 고안해내고 이를 윈도8에 적용했다. 모던 UI는 분명 편리했다. 태블릿PC에 한정해서. 터치스크린이 없는, 그래서 마우스와 키보드로만 조작해야 하는 일반 데스크톱PC와 노트북에선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사용자의 부적응은 실패를 불러들였다. 시장조사기관 넷애플리케이션즈의 지난해 12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윈도8(윈도8.1 포함)의 시장 점유율은 13.52%에 불과하다. 윈도7(56.26%)은 커녕 윈도XP(18.26%)만도 못하다. 출시하고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10%를 간신히 넘은 것이 고작이다.
MS가 다른 운영체제가 흉내 낼 수 없는 윈도만의 장점으로 꾸준히 강조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호환성'이다. 윈도95나 98 시절 개발된 예전 응용 프로그램(레거시 앱)을 윈도7과 8으로도 실행할 수 있다. 분명 OS X, 리눅스 등은 흉내내지 못하는 윈도만의 강점이다.
호환성은 레거시 앱 실행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윈도95부터 윈도7까지 꾸준히 유지해온 '시작 버튼'과 '시작 메뉴' 그리고 '탐색기 기반의 사용자 환경'도 호환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데스크톱UI'라고 부른다. 이 UI 덕분에 사용자들은 쉽고 간단하게 새로운 윈도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MS는 윈도8의 호환성을 스스로 걷어찼다. 시작 버튼을 지우고, 시작 메뉴를 모던UI로 대체했다. 사용자들은 당황했다. 새로운 IT 문물에 쉽게 익숙해지는 20~30대 남성이라면 모를까 다른 사용자들에게 윈도8의 모던UI는 생소하기 그지 없었다. 생소함은 부적응을 불렀고, 부적응은 외면을 불렀다. 윈도8이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모던UI를 포기할 수는 없다. 태블릿PC 한정으로 편리한 것은 분명 사실이다. 모던UI를 적용한 윈도8 태블릿PC와 윈도폰도 (3위이긴 하지만) 나름 시장에 안착했다. 10%가 넘는 점유율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칠 수는 없다. 실수는 한 번이면 족하다.
윈도10은 시작 버튼과 시작 메뉴를 원하는 사용자와 모던UI를 원하는 사용자를 동시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운영체제다. 비결은 '사용자 환경 분리'다. 데스크톱UI와 모던UI를 분리해 데스크톱PC와 노트북 사용자는 데스크톱UI만으로,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사용자는 모던UI만으로 윈도10을 이용할 수 있다.
윈도10은 시작 버튼과 시작 메뉴가 돌아온다. 왼쪽 하단 시작 버튼을 누르면 우리에게 익숙한 시작 메뉴가 다시 나타난다. 제어판, 내컴퓨터, 전원 종료 등을 품고 있는, 그래서 우리가 돌아오길 소망했던 바로 그 시작 메뉴다. 하지만 프로그램 목록은 조금 화려하게 변했다. 윈도7처럼 프로그램 목록을 ‘리스트 형태’로 볼 수도 있고, 큼직하고 미려한 모던UI의 '타일 형태'로 볼 수도 있다. 시작 메뉴를 살려내면서, 찾기 쉽고 위젯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타일의 장점을 품는 모양새다.
<윈도10은 시작 메뉴가 돌아온다>
데스크톱UI에선 무엇을 선택하든 간에 모던UI 화면을 볼 수 없다. ‘윈도’ 버튼을 눌러도 시작 메뉴만 나타날 뿐이다. 윈도7과 같은 느낌으로 이용할 수 있다.
모던 UI를 보고 싶다면 화면 하단 작업 표시줄을 우 클릭해 설정화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시작화면(모던UI) 대신 시작메뉴 사용’ 옵션을 체크 해제하면 다시 모던UI를 볼 수 있다. 알다시피 모던UI는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사용자환경이다. 모던UI 사용자는 레거시 앱을 실행하거나 데스크톱 타일을 선택하기 전까진 데스크톱UI를 보지 않아도 된다. 윈도8과 같다.
MS는 기기에 따라 윈도10의 기본 설정값을 다르게 할 모양이다. 데스크톱PC 및 노트북에 설치된 윈도10에는 '시작화면 대신 시작메뉴 사용' 옵션을 체크해서, 태블릿PC에 설치된 윈도10에는 '시작화면 대신 시작메뉴 사용' 옵션을 체크 해제해서 출고할 전망이다.
데스크톱UI만 원하는 사용자에겐 데스크톱UI만 보여주고, 모던UI만 원하는 사용자에겐 모던UI만 보여준다. 둘 다 원하는 사용자에겐 둘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이 윈도10에 도입되는 사용자 환경 분리의 핵심이다.
모던UI 창의 크기를 자유롭게 변경
모던UI 전용으로 개발된 앱은 원래 창의 크기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없었다. 윈도8은 오직 전체화면으로 사용해야 했고, 창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게 변경된 윈도8.1조차 전체화면, 대화면, 축소 가운데 선택해야 했다.
윈도10은 다르다. 일반 데스크톱 창처럼 모던UI 창의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모던UI용 앱을 마치 데스크톱용 앱처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태블릿에서 노트북으로 변신, 컨티넘
윈도10은 MS 서피스나 LG전자 탭북 같은 컨버터블PC를 위한 컨틴뉴엄(Continuum) 기능을 품고 있다. 컨티넘은 컨버터블PC와 키보드가 연결된(또는 드러난) 상태일 때에는 윈도10을 데스크톱UI로, 키보드와 분리된(또는 숨겨진) 상태일 때에는 모던UI로 자동 변경해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 컨버터블PC를 노트북과 태블릿PC로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어, 활용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과거 컨버터블PC는 노트북도 아니고 태블릿PC도 아닌 애매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컨티넘 기능을 통해 노트북이면서 동시에 태블릿PC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통합 알림 기능 제공
윈도10에는 새로운 통합 알림창(Notifications) '관리 센터'가 추가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처음 선보인 이래 다른 운영체제에도 속속 추가되고 있는 바로 그 통합 알림창이다.
과거에는 화면 가운데에 팝업창을 띄우는 앱, 오른쪽 하단에 요약 메시지를 띄우는 앱, 작업 표시줄의 아이콘이 깜박거리는 앱 등 알림 표시 방법이 제 각각이었다. 이제 달라진다.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있거나, 새 이메일이 도착하거나, 메신저(카카오톡, 라인, 스카이프 등) 또는 SNS(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글이 올라오면 이를 한군데 모아서 보여준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아이폰에 있는 알림창과 동일하다.
통합 아이콘은 바탕화면 오른쪽 하단 아이콘 모음집에서 찾을 수 있다.
다중 바탕화면 기능 추가
윈도10은 변화가 없을 것 같던 데스크톱UI마저 크게 변한다. 하나의 화면으로도 여러 화면(다중 모니터)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작업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다중 바탕화면(멀티 데스크톱)' 기능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기존 윈도는 앱을 실행하면 실행할 수록 화면이 난잡해졌다. Alt+Tab이나 작업 표시줄을 이용해 앱을 전환할 수 있다지만, 작업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때문에 사용자는 여러 바탕화면에 앱을 분산 배치하기 위해 모니터를 여러 대 구매해야 했다.
윈도10은 화면(모니터)이 하나라도 바탕화면을 여러 개 생성할 수 있다. '바탕화면1', '바탕화면2', '바탕화면3' 같은 형태다. 여기에 앱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작업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다. 바탕화면1에는 인터넷 창을 띄우고, 바탕화면2에는 MS 워드를 띄우고, 바탕화면에는 PDF 문서를 띄운다. 그 다음 '태스크 뷰(Task view) 버튼', 터치스크린(터치패드 포함) 제스쳐, 화면 모서리 마우스 스크롤 등을 이용해 바탕화면을 재빠르게 전환해가며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이동이 잦아 노트북만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대학생이나 비즈니스맨에게 유용하다.
또한 각각의 바탕화면에 종류 별로 앱을 모아 사용하는 '앱을 그룹으로 묶기' 기능도 지원한다.
사용법도 쉽고 간단하다. 화면 왼쪽 하단 윈도 버튼 옆에 있는 '태스크 뷰 버튼'을 누르면 다중 바탕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
다중 바탕화면은 정말 유용한 기능이다. 윈도10 최대의 혁신이라고 부를 만하다. 하지만 논란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OS X의 핵심 UI인 '미션 컨트롤'과 동일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음성 비서 코타나
윈도10에는 MS의 음성 비서 서비스 '코타나(Cortana)'가 추가된다. 사용자가 궁금한 점을 음성으로 물어보면, MS의 데이터센터에 축적된 데이터(애저 서비스)와 MS의 검색엔진 빙(Bing)의 검색 결과를 활용해 답을 들려주는 서비스다. 애플 시리, 구글 나우와 유사하다. 얼마 전 열린 브라질월드컵의 경기 결과를 결승전까지 모두 미리 맞추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사용법은 윈도폰8.1과 동일할 전망이다. 윈도 키를 1초 이상 누르면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10과 코타나가 하나가 됨으로써 시작될 변화는 오는 21일 윈도10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자세히 드러날 전망이다.
커널도 6에서 10으로 점프
모든 운영체제는 커널(Kernel) 위에서 실행된다. 커널이란 운영체제의 핵심으로, 운영체제의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다. 사용자들은 사용자 환경의 변화로 윈도의 변화를 체감하지만, 개발자들은 커널의 변화로 윈도가 변했음을 실감한다.
지금까지의 윈도 운영 체제는 NT6에 머물렀다. 윈도 비스타는 NT6, 윈도7은 NT6.1, 윈도8은 NT6.2, 윈도8.1은 NT6.3이었다. 호환성 때문이다. 커널을 바꾸면 다양한 최신 기능을 추가할 수 있지만, 대신 레거시 앱 가운데 호환되지 않는 것들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언론이 윈도10 역시 NT6.4 커널로 실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사용자 환경을 바꿔도 커널을 바꿀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아스테크니카의 피터 브라이트 기자가 중국에서 유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윈도10의 커널이 NT10으로 단숨에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NT10 커널이 기존의 NT6 커널보다 무엇이 우월한지 MS가 직접 밝히기 전까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NT6 커널은 윈도XP에 사용된 NT5 커널보다 보안성이 월등히 뛰어났다. NT10 커널 역시 기존 NT6 커널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점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해볼 수 있다. 다만 커널이 변경되는 만큼 윈도10은 윈도7용으로 개발된 레거시 앱 가운데 일부를 제대로 실행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