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슈(10월셋째주) - 지긋지긋한 단통법... 개정안 발의

나진희 najin@itdonga.com

1. 단통법, 개정될까?

오늘로서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우리 삶에 들어온 지 20일이 흘렀다. 갈수록 상황은 더 안 좋아지고 있다. 휴대폰 개통 건수는 급감했고, 같은 휴대폰이 해외보다 비싸게 팔린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휴대폰이 안 팔리니 제조사와 판매점들도 울상이다.

단통법을 시행해 이번 사태의 '원흉' 격으로 지목 받고 있는 미래부(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역시나 화두는 단통법이었다. 미래부와 방통위 관계자들은 국회의원들의 날 선 질타에 "단말기 가격 인하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참고로 이것과는 별개지만 지난 5월 이 법안이 발의될 때 여야 국회의원 중 단 한 명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결국 단통법은 시행 14일 만에 법률 개정에 시동이 걸렸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의원은 단통법 개정안을 14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목적은 투명한 유통구조 정착이다. 개정안은 이동통신사업자와 제조업자가 지급하는 지원금을 '분리공시'하는 것과 제조업자가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장려금 규모를 제조업자 별로 알 수 없게 하는 단서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쉽게 말해, 개통 시 1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면 이 중 얼마가 제조사가 준 것이고, 얼마가 이통사의 부담인지를 확실히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각 제조사가 이통사에 자사의 휴대폰을 더 팔아달라며 얼마의 장려금을 줬는지도 밝힐 수 있게 된다.

야당의 발의에 자극을 받았는지 여당인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도 후속 입법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 수위는 조금 낮아졌다. 배 의원은 "최 의원의 개정안과 취지와 내용이 거의 같다"면서, "다만 제조업자가 이통사에 지급하는 장려금 규모를 알 수 없게 한다는 단서 조항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수정하는 쪽으로 개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단통법
단통법

국정감사가 끝난 후, 미래부와 방통위는 이통사와 제조사 대표들을 불러모았다. 지난 17일, 미래부 최양희 장관은 "(이통사, 제조사가) 기업 이익만을 위해 이 법을 이용한다면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단의 대책'이라니. 간담이 서늘해지는 압박이다. 불려 나온 이들은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나중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격"이라는 것. 어찌 됐건, 단통법 하나에 곤란해진 이가 한둘은 아닌 듯싶다. 단통법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순간이다.

2. 카톡 감청 논란에 국회까지 간 다음카카오 대표

감청에 대한 카카오톡 측의 대처가 단호해졌다. 지난 13일 다음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감청 영장 집행에 불응하겠다"고 강력히 말했다. 카카오톡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서였다. 최근 카카오톡 검열 논란으로 '탈 카톡'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 14일 랭키닷컴 기준 국내 텔레그램 가입자가 200만 명을 넘었다. 카카오톡은 지난 9월 14일 이후 이용자 수가 매주 5~6만 명이 줄고 있는 반면, 텔레그램 이용자 수 증가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다음 카카오 이석우
다음 카카오 이석우

그런데 이석우 대표는 그날 기자회견 내용을 이유로 국정감사 현장에까지 가게 됐다. 그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산하 검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 대표를 거세게 비난했다. "감청 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됐는데도 수사기관에 지난 자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냐"며, "국민이 막연히 불안해한다고 유괴범, 간첩이 카카오톡으로 대화한 것도 주지 않아 공무집행 방해로 처벌받아도 좋으냐"고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일주일 치 모아서 주는 것을 더 이상 안 하겠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법 취지를 적극적으로 해석해 감청영장 효력이 발생할 수 있도록 협조한 건데 이제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통상 감청영장은 미래 시점의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요구하는데, 기술적 문제로 영장에 적시된 시점을 넘겨 과거 자료가 된 저장 자료를 제출했던 관행에 더 이상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려면 설비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도 다음카카오 측은 그런 설비도 없고 이를 갖출 의향도 없다고 전달했다. 다음카카오는 압수수색 영장에는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서버저장기간을 기존 5~7일에서 2~3일로 줄였다. 압수수색을 해도 실효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다음카카오의 강경 대처가 떠나간 이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3. 아이폰6/6플러스, 31일 출시 예정

예상보다 빨리, 하지만 출시국 중에선 뒷순위로 국내에 아이폰6/6플러스가 들어온다. 오는 10월 31일 아이폰6/6플러스가 국내 정식 출시된다. 알바니아,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그리스, 태국 등 23개국과 함께다.

이번은 그동안 소외됐던 LG유플러스도 예약 판매에 참여한다. 예약 판매는 정식 출시 일주일 전인 24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다. 이통 3사는 일제히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아이폰6 사전예약 행사를 광고 중이다.

4. 새 아이패드와 아이맥과 맥 미니

아이패드 에어2
아이패드 에어2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는 지난 16일 새로운 애플 제품이 선을 보였다. 지문 인식 기능이 들어간 '아이패드 에어2' 및 '아이패드 미니3',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 썬더볼트2가 적용된 신형 '맥미니'가 그 주인공들이다. 제품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들을 참고하자.

*참고 기사
더 얇고 가볍지만, 더 빠른 아이패드 에어2(http://it.donga.com/19515/)
화면 혁신,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http://it.donga.com/19514/)

5. 구글 넥서스6, 넥서스9, 롤리팝 공개

구글 넥서스6
구글 넥서스6

구글도 가만있지 않았다. 16일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5.0 롤리팝과 넥서스6, 넥서스9을 공개했다. 넥서스6은 6인치대 패블릿(Phablet)이며 넥서스9은 9인치대 태블릿PC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도 아래 기사를 참고하자.

*참고 기사
잘가 넥서스7, 어서와 넥서스6와 9(http://it.donga.com/19503/)

6. 페이스북 대표 방한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대표가 지난 14일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이 둘은 서비스와 콘텐츠 중심의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대표는 15일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시설 규모와 제조 기술력을 직접 시찰했다. 그는 올해 인수한 오큘러스를 통해 가상현실 기기와 콘텐츠 사업 진출에 대한 계획을 설명하고 삼성전자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사업 강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얼마 전 갤럭시노트4 전용 액세서리로 오큘러스 기술이 들어간 가상 현실 기기 '기어VR'을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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