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어떤걸 사야 돼요? (1)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이 망가져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권기현 씨(31). 그런데 구매하려니 걸리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프로세서, 메모리, 카메라 화소, 운영체제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네요. PC, 노트북을 구매할 때만큼 공부해야 하는 게 현실이죠.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무엇이고, 어떤 게 좋은 스마트폰인지 한번 자세하게 알아볼까요? 먼저 하드웨어부터 설명 드릴게요. 이 글을 읽고 나면 적어도 사양을 이해하지 못해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못하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사양 읽기
먼저 어렵고 복잡한 스마트폰 사양을 읽는 방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사양 여섯 가지. 카메라, 데이터 통신, 디스플레이, 메모리, 저장공간, 프로세서 등을 자세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카메라, 화소수가 전부는 아냐
사진의 품질은 무엇이 결정할까요? 카메라 이미지 센서의 화소수가 상당부분 영향을 끼치지만, 사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미지 센서의 크기랍니다.
스마트폰용 카메라는 보통 1/3(4.8x3.6mm)~1/2.3(6.2x4.6mm) 정도의 크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반 카메라와 엇비슷한 수준이에요. 이미지 센서가 크면 클수록 사진의 품질이 향상됩니다. 과거에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표시하지 않는 게 보통이었으나, 사진 품질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공식 홈페이지에 카메라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표시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자주 활용하는 사용자라면 스마트폰 구매에 앞서 전면/후면 카메라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반드시 파악하도록 하세요.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은 이미지 센서가 일반 스마트폰보다 훨씬 크거나, 렌즈의 품질이 뛰어난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세요. 대표적인 사례로 갤럭시줌2나 노키아 퓨어뷰 808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사진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렌즈입니다. 렌즈의 품질이 뛰어나면 사진의 해상력이 올라가고, 밝기가 뛰어나면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특히 ‘셀카’를 자주 촬영하는 사용자라면 전면 카메라의 렌즈 밝기를 신경 써야 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밝기는 F2.8~3.5 정도이며, 고급 렌즈를 쓴 제품은 F2.0~2.2 수준이에요.
화소수도 아직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화소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사진의 선예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러나 현재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의 크기 한계 탓에 800만 화소 이상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답니다. 시중의 고급 스마트폰은 800만~16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촬영 능력도 사용자가 구매 시 고려해야 할 요소에요. 과거에는 풀HD 해상도(1,920x1,080) 30프레임 촬영만 가능해도 고성능으로 인정받았으나, 최근에는 UHD 해상도(3,840x2,160) 24~30프레임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슬로우 모션 촬영(120프레임)이나 타임랩스 촬영(같은 장소를 오랫동안 촬영한 후 매우 빠르게 재생하는 기법) 등 다양한 촬영 기법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으니 동영상 촬영 능력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광대역LTE, LTE-A, 광대역 LTE-A까지… 뭐가 달라요?
TV 광고를 보면 LTE, 광대역LTE, LTE-A, 광대역 LTE-A까지 다양한 데이터 통신 용어가 등장합니다. 네 가지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걸까요. 우리 요금제와 직결된 데이터 통신에 대해 알아봅시다.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 기능은 크게 3G, LTE, LTE-A(광대역LTE 포함), 광대역 LTE-A로 나눌 수 있습니다. 광대역 LTE-A
LTE-A, 광대역LTE > LTE > 3G 순으로 뛰어납니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범위(커버리지)는 3G=LTE > 광대역LTE > LTE-A > 광대역 LTE-A 순입니다.
3G는 최대 14.4Mbps(초당 약 1.8MB, HSDPA 기준)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기술 발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속도를 향상시켰지만, 원래 데이터 전용 통신 기술이 아니라 영상 통신에 더 최적화된 기술이라 속도 향상에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는 보급형 스마트폰을 제외하고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카카오톡, 라인 등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나 인터넷 등을 즐기기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과거 3G의 가장 큰 장점으로 데이터 사용량의 제한이 없다는 점(5만 5,000원 요금제 기준)이 꼽혔으나,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출시되고 일반 사용자는 한 달 데이터 사용량이 5~7GB를 넘지 않는 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빛이 바랜 상태죠.
LTE는 3G보다 5배 빠른 75Mbps(초당 약 9.4MB)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 덕분에 3G에선 즐기기 힘들었던 실시간 동영상 재생(비디오 스트리밍)이 가능하고, 사진이 많은 인터넷 페이지도 빠른 속도로 열립니다. 어지간한 유선 인터넷 속도 못지 않죠. 국내의 경우 매우 빠른 속도로 LTE가 보급돼 이제는 3G와 대등한 커버리지(사용 범위)를 보여줍니다. 북한산 백운대, 지리산 천왕봉, 독도에서도 LTE 데이터 통신을 이용할 수 있죠.
LTE-A(LTE-CA)와 광대역LTE(LTE cat4)는 사실 동일한 기술입니다. 둘 다 LTE보다 2배 빠른 150Mbps(초당 약 18.7MB)의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단지 주파수 대역이 붙어있느냐, 멀리 떨어져 있느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기존 LTE는 20MHz의 주파수 대역(1밴드)을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10MHz는 데이터 다운로드, 10MHz는 데이터 업로드에 할당해서 사용합니다(통신사에 따라 데이터 업로드에 5MHz만 할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LTE-A와 광대역LTE는 이 밴드 2개를 동시에 사용해 데이터 통신 속도를 2배 향상시킨 기술입니다. 밴드가 떨어져 있으면 LTE-A, 밴드가 붙어 있으면 광대역LTE라고 부르죠. 기술적으로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LTE-A는 떨어져 있는 밴드를 붙어 있는 것처럼 활용하기 위해 CA(캐리어 어그리게이션, 주파수 집성)라는 기술을 추가했습니다. 간혹 LTE-A가 광대역LTE보다 우월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에요. CA를 활용하면서 발생하는 전력소모를 감안하면 광대역LTE가 LTE-A보다 나으면 나았지 뒤쳐질 리 없습니다.
광대역 LTE-A(LTE cat6)는 밴드 3개를 동시에 사용해 데이터 통신 속도를 225Mbps(초당 약 28MB)로 향상시킨 기술입니다. 현재 수도권과 광역시 위주로 데이터 통신망이 구축 중이며, 지원하는 스마트폰도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습니다(삼성전자 갤럭시S5 광대역LTE-A, LG G3 cat6 등).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한다면 LTE만으로 충분하지만,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클라우드 게임을 자주 즐기는 사용자라면 LTE-A, 광대역 LTE- A도 고려해 볼만합니다.
VoLTE란 LTE만 이용해 음성통화와 영상통화를 주고받는 기술입니다. LTE는 원래 데이터 통신 전용으로 개발된 기술이라, 과거에는 주파수 대역을 통째로 점유하는 3G보다 통화능력이 떨어졌습니다. 때문에 초기 LTE 스마트폰은 통화를 시도하면 3G로 전환됐죠. 하지만 HD보이스 등 관련 음성코덱 기술의 진보 덕분에 이제는 오히려 3G보다 통화능력이 뛰어납니다. 2014년을 기준으로 고급 스마트폰 대부분이 VoLTE를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3G를 제치고 VoLTE가 통화 기능의 중심으로 떠오를 예정이에요.
LCD와 AMOLED의 차이
이제 우리의 눈과 언제나 마주치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대해 알아볼까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광시야각(178도) LCD인 IPS(In-Plane switching) 디스플레이와 AMOLED(Active Matrix Organic Light-Emitting Diode) 디스플레이입니다.
IPS 디스플레이는 LCD의 최종 발전형입니다. 부실한 상하 시야각을 개선해 상하좌우 어디서 쳐다봐도 색감 변화가 없습니다. 지속적인 기술 발전으로 선명도와 밝기도 매우 뛰어납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화면에 IPS 디스플레이가 채택되고 있습니다. 애플과 LG전자가 IPS 디스플레이를 애용하는 대표적인 회사입니다.
하지만 별도의 광원(LED)을 통해 빛을 내기 때문에 화면을 구부리면 빛이 화면에 고르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힘들다는 뜻이에요.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나 커브드 스마트폰보다는 일반 스마트폰, 태블릿PC 위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AMOLED는 별도의 광원 없이 화면 속 화소가 직접 빛나는(자체발광) 디스플레이입니다. 덕분에 IPS 디스플레이와 밝기가 같더라도 야외 시인성이 더 뛰어납니다. 햇빛 쨍쨍한 대낮에도 스마트폰 화면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색재현력과 명암비도 LCD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또한 화면을 구부려도 화면 밝기에 변함이 없죠. 덕분에 웨어러블 기기와 커브드 스마트폰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의 스마트 시계 대부분에 AMOLED가 채택됐습니다.
다만 번인(Burn-in) 현상이 고질적인 단점으로 꼽힙니다. 번인이란 특정 이미지의 흔적이 화면에 각인되는 현상입니다. 오랜 시간 같은 이미지를 화면에 띄워두면(예를 들어 배터리 잔량 메뉴) 해당 이미지가 얼룩처럼 남는거죠. 인터넷을 하거나 동영상을 볼 때 거슬릴 수 밖에 없습니다.
RGB 디스플레이와 펜타일 디스플레이의 차이는 뭘까요. 이는 디스플레이의 종류가 아니라 형태를 구분하는 용어입니다. 화면 속 화소가 적색(R), 녹색(G), 청색(B) 세가지 보조화소(Sub-tile, 빛의 삼원색으로 구성)를 온전히 갖추고 있으면 RGB 디스플레이, RG 또는 BG처럼 세가지 보조화소 가운데 특정 보조화소가 생략돼 있으면 펜타일 디스플레이라고 부릅니다. (녹색은 눈이 민감하게 느끼기 때문에 펜타일 디스플레이라도 온전히 갖추고 있어요)
펜타일 디스플레이는 쉽게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면 선명도가 같은 해상도의 RGB 디스플레이보다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해상도가 낮은 펜타일 디스플레이의 경우 글씨나 이미지 외곽이 거칠게 보입니다. 풀HD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예로 들어볼까요. RGB나 펜타일 둘 다 화면 속 화소수는 207만 6,300개로 동일하지만, 보조 화소수의 경우 RGB는 622만 800개 펜타일은 414만 7200개로 상당히 차이납니다. 모자라는 보조화소수만큼 화면 선명도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죠. 다만 500ppi 이상의 초고선명 디스플레이는 워낙 보조화소수가 많아 사용자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게 정설입니다.
화면 선명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나날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800x480(WVGA)이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80x720(HD)을 넘어 1,920x1,080(풀HD), 2,560x1,440(QHD)이 등장하고 있죠.
해상도 역시 메모리와 마찬가지로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는 것이 정설이었으나, QHD 해상도가 등장하면서 논란이 생겼습니다. QHD로 해상도를 높이면서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의 전력소모와 발열이 함께 증가해 배터리 사용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이에요. 때문에 스마트폰 QHD 해상도 무용론이 등장했습니다. 정말 스마트폰에서 QHD 해상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걸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그렇지 않습니다. 시중 풀HD 스마트폰의 선명도는 300~400ppi이고, QHD 스마트폰의 선명도는 500ppi가 조금 넘습니다. 사용자가 이 둘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으면 QHD 스마트폰은 의미 있는 것이고, 구분할 수 없다면 QHD 스마트폰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겠죠. LG 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0~30대 사용자의 경우 최대 600ppi까지 인식할 수 있다며, 일반 사용자도 300ppi와 500ppi의 명백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인쇄물의 경우 신문은 120~170dpi, 일반 잡지는 300~440ppi, 화보집은 440~600ppi입니다. 사용자는 이 셋의 차이를 단번에 구분해낼 수 있고, 이는 스마트폰 화면도 마찬가지랍니다.
HD, 풀HD 스마트폰의 긴 배터리 사용시간과 적은 발열이냐, QHD 스마트폰의 선명함이냐. 둘 중 무엇을 선택할지는 사용자의 몫입니다.
모바일 프로세서, 스냅드래곤은 뭐고 엑시노스는 뭐야?
PC를 구매할 때 프로세서(CPU)를 신경 쓰듯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에도 모바일 프로세서(AP)를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시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모바일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애플 A 시리즈', '삼성전자 엑시노스', '엔비디아 테그라', '인텔 메리필드/무어필드', '미디어텍 MT 시리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퀄컴 스냅드래곤은 통신칩셋 시장의 강자 퀄컴이 개발한 모바일 프로세서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퀄컴이 제작한 통신칩셋이 일체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이른바 원칩). 제품을 설계할 때 내부 공간을 최대한 절약해야 하는 스마트폰의 특징상, 통신칩셋의 자리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은
스마트폰 제작사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이러한 장점과 퀄컴의 생산능력이 합쳐져, 현재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은 퀄컴 천하나 다름 없죠.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1분기 기준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은 53.4%입니다.
시중의 스마트폰 2대 가운데 1대는 스냅드래곤을 품고 있는 셈입니다.
게다가 퀄컴의 통신칩셋은 LTE, LTE-A(캐리어 어그리게이션), 광대역 LTE-A(LTE cat6) 등 최신 통신기술을 가장 빠르게 지원합니다. 때문에 갤럭시S2 LTE, 갤럭시S4 LTE-A, 갤럭시S5 광대역 LTE-A 등 차세대 통신기술을 최초로 적용한 스마트폰은 모두 예외 없이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했었습니다.
그래픽 처리 능력도 매우 뛰어납니다. 스냅드래곤 속에는 아드레노라는 이름의 그래픽 프로세서가 포함돼 있습니다. 아드레노는 AMD의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 개발부서를 인수한 퀄컴이 직접 개발한 그래픽 프로세서입니다. 오픈GL ES 등 최신 3D 기술을 재빠르게 지원해 그래픽이 뛰어난 게임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죠.
과거에는 프로세서 처리 능력이 다른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떨어진다고 평가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능 개선으로 이제 다른 모바일 프로세서와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뛰어납니다. 다만 2014년 10월 기준 가장 최신 모델인 스냅드래곤805의 경우 32비트 운영체제만 지원하고 64비트 운영체제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 받고 있습니다. (다만 스냅드래곤 410은 64비트 운영체제를 지원하니 참고할 것)
스냅드래곤은 최상위 모델인 800 시리즈, 중급 모델인 400 시리즈, 저가 모델인 200 시리즈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위 모델인 600 시리즈는 800 시리즈와 포지션이 겹쳐 개발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애플 A 시리즈
애플 A 시리즈는 애플이 직접 개발한 모바일 프로세서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아이폰 전용이라는 것과 64비트를 제대로 지원하는 모바일
프로세서란 점이에요. 아직 32비트 수준에 머물고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달리 iOS는 7 버전부터 64비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아이폰5s 속에 들어 있는 애플 A7은 64비트를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의 뛰어난 설계 능력과 64비트를 지원하는 점을 바탕으로 A 시리즈는 경쟁 모바일 프로세서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코어 당 성능은 A 시리즈를 따라오는 모바일 프로세서가 없죠. 게다가 클럭 속도가 1.3GHz 내외에 불과합니다. 클럭 속도가 2GHz를 넘는 다른 모바일 프로세서와 대조적인 모습이네요. 덕분에 발열이 적고, 스로틀링이 드뭅니다. 스로틀링이란 발열을 줄이기 위해 프로세서와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을 강제로 제한하는 기능을 뜻합니다.
가장 최신 버전은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에 탑재되는 애플 A8입니다. A8은 전작 A7보다 프로세서 성능은 25%, 그래픽 프로세서 성능은 50% 향상됐습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삼성전자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제작한 모바일 프로세서입니다. 다양한 최신 기술을 빠르게 적용해 다른 모바일 프로세서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에요. 개별 코어의 성능은 A 시리즈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8개의 코어(옥타코어)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HMP)을 탑재해 프로세서 전체의 성능은 다른 모바일 프로세서를 압도합니다.
게다가 최신 모델인 엑시노스 5433은 A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64비트를 지원합니다. 10월경 출시될 예정인 64비트 운영체제 ‘안드로이드L’에 대응하려고요. 또한 엑시노스 5433은 인텔 XMM7260 통신칩셋을 추가해 광대역 LTE-A도 지원합니다. 이로써 엑시노스는 데이터 통신 지원 능력이 부실하다는 기존의 오명도 떨쳐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의 고급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만 사용 중입니다. 덕분에 시장점유율은 낮지만(5% 내외), 인지도는 매우 높습니다.
엔비디아 테그라
엔비디아 테그라는 그래픽 프로세서 제조사로 유명한 엔비디아가 제작한 모바일 프로세서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강력한 그래픽 처리 능력입니다.
엔비디아가 어떤 회사인지 다들 아시죠? 그래픽 프로세서 '지포스'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테그라도 마찬가지에요. 3D 그래픽 처리 능력에
중점을 둔 모바일 프로세서입니다. 최신 모델인 테그라K1의 경우 데스크톱용 그래픽 프로세서 지포스 700 시리즈와 동일한 케플러 아키텍처를
적용했습니다. 케플러 아키텍처는 엔비디아가 자체 개발한 HPC(슈퍼컴퓨터)용 3D 그래픽 아키텍처로, 프로세서를 병렬로 연결해 보다 빠르게
3D 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3D 그래픽을 보다 실물에 가깝에 표현해줄 때 필요한 셰이더 코어도 192개나 탑재했습니다. 수천 개가 넘는 셰이더 코어를 탑재한 데스크톱용 그래픽 프로세서와 비교하면 많이 모자라지만, 모바일 프로세서인 점을 감안하면 수준급 성능이죠. 최신 그래픽 기술도 아낌없이 도입했고, 벤치마크 결과도 뛰어납니다. GFX 벤치 기준 애플 A7보다 2.5배 이상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죠. 언리얼 엔진4와 오픈GL 4.4 등 최신 그래픽 엔진과 라이브러리도 지원해 뛰어난 그래픽의 3D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뛰어난 그래픽 능력에도 불구하고 테그라는 한 가지 단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다이 사이즈(프로세서의 크기)가 모바일 프로세서치고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공간 활용이 중요한 모바일 프로세서에겐 치명적인 문제죠. 때문에 테그라K1은 스마트폰용보다는 공간의 압박을 적게 받는 태블릿PC나 차량용 임베디드 기기 위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구글은 오는 10월 안드로이드L과 함께 레퍼런스 기기를 대거 선보일 예정인데, 8인치 태블릿PC인 '넥서스8(가칭)'에는 테그라K1의 64비트 버전인 '덴버'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인텔 메리필드/무어필드
인텔 메리필드/무어필드는 태블릿PC용 모바일 프로세서 '아톰 베이트레일'을 스마트폰용에 맞게 개선한 모바일 프로세서입니다. 메리필드는
듀얼코어, 무어필드는 쿼드코어 프로세서죠. 베이트레일은 인텔이 직접 개발한 HD 시리즈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했지만, 메리필드/무어필드는
애플 A 시리즈와 동일한 이매지네이션 파워VR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도 특징입니다. 중국이나 인도의 개발사가 자주 사용합니다.
미디어텍 MT 시리즈
우리에겐 조금 생소하지만, 미디어텍은 유명한 대만의 반도체 회사입니다. 시장 점유율도 퀄컴과 애플에 이어 세 번째로 높죠(12.5%). 다만
중국, 인도의 스마트폰 제작사들에게 저가 스마트폰용 모바일 프로세서 위주로 공급하다 보니 국내 사용자들에게 인지도는 많이 떨어집니다. 중국산
스마트폰이 국내에 속속 발매될 예정인 만큼 국내 사용자들도 곧 미디어텍 MT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겠네요.
ARM과 인텔의 차이
모바일 프로세서의 종류는 크게 ARM 계열과 인텔 X86 계열로 나눌 수 있답니다.
ARM 계열은 영국의 모바일 프로세서 설계사 ARM이 개발한 프로세서를 말합니다. ARM은 프로세서 설계만 하고, 실제 프로세서 제작은 각 회사들이 라이선스를 받아 진행합니다. ARM의 설계 위에 각 회사만의 독특한 기능을 추가해 최종 제품이 나오는 구조에요. 때문에 스냅드래곤, A 시리즈, 엑시노스, 테그라, MT 시리즈 등은 같은 ARM 계열 프로세서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개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스냅드래곤은 통신칩셋이 포함된 원칩, A 시리즈는 남들보다 빠른 64비트 전환, 엑시노스는 모바일 D램 일체화, 테그라는 그래픽 프로세서 성능 특화 같은 식으로 말이죠.
인텔 X86은 인텔이 직접 제작하는 프로세서입니다. 원래 PC용 프로세서에 널리 사용되는 규격이었지만, 공정 미세화와 기술 개발을 통해 소모 전력을 낮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운영체제는 ARM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어 인텔 X86은 호환성(앱 실행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인텔과 구글의 협력을 통해 호환성은 이제 많이 개선된 상태입니다. 인텔의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구매하더라도,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모바일 프로세서는 스냅드래곤입니다. 그 다음 엑시노스와 A 시리즈를 제법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셋 다 매우 뛰어난 모바일 프로세서이니 무엇을 선택하든 만족스럽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모바일 프로세서는 국내에서 접하기 쉽지 않으니 "그냥 이런 것도 있구나" 정도로 알아두시면 됩니다.
메모리는 다다익선
<스마트폰 메모리(좌)와 저장공간(우)>
모바일 프로세서가 우리의 뇌라면, 메모리(RAM)는 글을 적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주는 공책(보조 기억장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적거나 그림을 그릴 때 공책은 크고 두꺼울수록 좋죠.
메모리도 마찬가지에요. 어떤 작업을 하든 많으면 많을수록 무조건 좋습니다. 메모리가 많으면 멀티태스킹(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고, 앱 실행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없어집니다. 메모리 공간 부족으로 앱이 강제 종료되는 현상도 사라지고요. 메모리 증가에 따른 전력소모 증가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스마트폰의 메모리는 3GB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프로세서와 운영체제가 32비트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32비트 운영체제는 구조상 한계 탓에 4GB를 초과하는 메모리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iOS8, 안드로이드L 등 64비트를 지원하는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와 애플 A8, 삼성전자 엑시노스 5433, 엔비디아 테그라K1 덴버 등 64비트를 지원하는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만큼 사용자들은 곧 4GB 이상의 메모리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진영과 달리 애플 아이폰은 64비트를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용량에 인색합니다. 1GB 수준에 머무르고 있죠. 1GB 메모리를 탑재한 아이폰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많은 웹 페이지에 접속하거나, 대용량 PDF 파일을 실행하면 앱이 강제 종료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스왑 메모리를 지원하는 앱을 설치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대신 앱 실행속도가 많이 느려집니다.
저장공간, 표기용량 대신 실제용량 봐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저장공간은 보통 16, 32, 64GB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128GB의 저장공간을 갖춘 스마트폰이 속속 출시되고 있죠. 16, 32GB는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를 64, 128GB가 대체하는 모양이에요.
그렇지만 사용자는 저 공간을 모두 다 사용할 수 없답니다. 운영체제와 기본 설치 앱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 때문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표기용량보다 훨씬 적다는 거죠.
개발사가 운영체제를 얼마나 주물렀는지 여부에 따라 실제용량은 크게 차이 납니다. 기본 탑재 앱이 많을수록 실제용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초 조사결과에 따르면 16GB 모델을 기준으로 애플 아이폰5C는 12.6GB, 구글 넥서스5는 12.28GB, 애플 아이폰5s는 12.2GB, 소니 엑스페리아Z1은 11.43GB, LG G2는 10.37GB, 삼성전자 갤럭시S4는 8.56GB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같은 16GB 모델이라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스마트폰 별로 천차만별입니다.
마이크로SD 카드를 활용해 저장공간을 확장할 수 있다지만, 앱을 설치할 수는 없고 오직 동영상, 사진 등 콘텐츠만 저장할 수 있습니다(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4 기준). 다양한 앱을 사용하길 원하는 사용자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죠. 스마트폰의 저장공간을 살펴볼 때 표기용량만 보지 말고, 반드시 실제용량을 확인하세요.
< 팁박스>
다음 기사 예고
지금까지 스마트폰 하드웨어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제 소프트웨어에 대해 알아볼 차례네요. 다음 기사의 목차를 간략히 소개해 드릴게요.
1. 안드로이드와 iOS, 뭐가 달라?
자유로운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절제의 미덕, iOS
우리도 있어요, 윈도폰과 타이젠
2. 순정과 비순정, 각 제조사만의 독특한 기능
구글 넥서스란 무엇인가요?
삼성전자, 터치위즈 네이처 UI
LG전자, G UI
※본 기사는 다음 뉴스펀딩(http://m.newsfund.media.daum.net/project/105)에 함께 연재됩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