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태블릿PC? 노트북? 넌 정체가 뭐냐, 에이서 아스파이어 스위치10

강일용 zero@itdonga.com

8인치대 윈도8.1 태블릿PC와 달리 10인치 이상의 윈도 8.1 태블릿PC는 그 위치가 애매하다. 휴대성 자체는 뛰어나지만, 한 손에 들고 사용하긴 힘들다. 때문에 태블릿PC로서 사용자에게 접근하기 보다 '2in1 PC' 전략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2in1 PC란 상황에 따라 태블릿PC와 노트북으로 바꿔 가며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뜻한다. 지금 소개하려는 '에이서 아스파이어 스위치10(이하 스위치10)'도 그런 제품이다.

스위치10은 기본적으론 인텔 4세대 아톰 프로세서(베이트레일)를 탑재한 10인치 태블릿PC다. 하지만 함께 제공하는 전용 키보드독(Keyboard Dock)을 연결하면 노트북이 된다. 윈도8.1 태블릿PC이지만, 어찌보면 초저가 노트북 '넷북의 후계자'라고 볼 수도 있다.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부담없이 휴대할 수 있는 10인치 크기

스위치10은 크기 10.1인치, 해상도 1,366x768(화면비 16:9)의 광시야각 IPS를 채택했다. 해상도는 요즘 추세와 비교하면 조금 낮은 편이지만, 색감과 시야각은 매우 뛰어나다. 상하좌우 어디서 화면을 쳐다봐도 화사하고 왜곡없는 색상을 보여준다.

16:9 화면비라는 점에서 눈치챈 사용자도 있겠지만, 스위치10은 동영상 감상에 적합하다. 대부분의 동영상을 꽉찬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다만 가로로 눕혀서 사용하면 웹 서핑을 할 때 조금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럴땐 제품을 세로로 세워서 사용하는 편이 좋다. 대부분의 웹 페이지를 한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10인치 제품인만큼 젊은 여성도 부담없이 휴대할 수 있을 만큼 가볍다. 본체 무게는 590g이고, 키보드독과 연결해도 1.17kg에 불과하다. 전원 어댑터도 작고 가볍다. 모두 휴대해도 1.3kg이 채 되지 않는다. 제품과 키보드독은 강력한 자석으로 연결된다. 힘주어 분리하기 전까진 떨어지지 않는다.

에이서의 주장에 따르면 스위치10은 크게 4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태블릿PC와 노트북을 제외한 나머지 2가지 형태는 솔직히 '무리수'다. 에이서는 노트북 형태에서 화면을 돌려 디스플레이를 거치할 수 있고, 제품을 거꾸로 세워 'A'자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둘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노트북과 태블릿PC, 2가지 형태로 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자.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이런 것을 보고 바로 무리수라고 한다>

저렴한 가격이 인상적

스위치10의 가격은 얼마일까? 현재(2014년 7월 기준) 인터넷 쇼핑몰에서 47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다른 윈도8.1 태블릿PC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키보드 독을 함께 제공하니 이른바 '가격 대 성능비'가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제품을 성의 없게 만든 것은 아니다. 플라스틱 재질로 외부로 구성했지만, 틈이 벌어지는 등의 문제는 전혀 없다. 에이서 로고가 적혀 있는 한가운데를 힘껏 누르면 조금 출렁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허용 범위다. 키보드독도 쓸만하다. 휴대성을 강조하는 제품인 만큼 키의 크기는 조금 작지만, 키가 깊숙히 눌리고 오른쪽 시프트 키가 큼직해 오랫동안 문서 작업을 해도 잘못된 입력이 적다.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디자인도 뛰어나다. 다른 제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청회색으로 제품을 칠했고, 헤어무늬를 추가해 심심하지 않게 했다. 제품 두께는 엄지손가락의 2/3 정도다. 키보드독을 합치면 엄지손가락과 비슷한 두께가 나온다. 본체가 키보드독보다 두껍다.

확장 단자도 제법 넉넉하다. 본체에는 마이크로SD 카드 슬롯, 미니 HDMI 단자, 마이크로 USB 단자, 스피커 단자, 전원 및 음량 조절 버튼, 전면 스테레오 스피커, 소형 외장 마이크 등을 갖추고 있다. 키보드독에도 일반 USB 단자(1개)가 달려 있어, 마우스나 외장 하드 등 주변 기기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다. 또한 본체에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 USB > 일반 USB 변환 젠더'를 기본 제공한다.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다만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약간의 '꼼수'를 부렸다. 사용자가 잘 사용하지 않는 몇몇 부품을 제거한 것. 스위치10은 후면 카메라와 GPS가 없다(다른 윈도8.1 태블릿PC는 이를 대부분 갖추고 있다). 때문에 간단한 사진 촬영 또는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블루투스4.0, 자이로스코프, 전자나침반 등은 들어 있다.

문서 작성에 최적... 게임은 조금 아쉬워

스위치10의 성능은 시중의 다른 윈도8.1 태블릿PC와 대동소이하다. 인텔 아톰 Z3745(1.3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2GB 메모리, 64GB 저장공간(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45GB) 등을 갖추고 있고, 윈도8.1로 실행된다.

MS 오피스 2013 홈&스튜던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점도 같다. 지난 '빌드 2014(MS의 개발자 회의)'에서 공개된 MS의 원래 계획은 8인치 태블릿PC에만 MS 오피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0인치 태블릿PC에도 MS 오피스가 포함돼 있는 것을 보니, 윈도8.1로 실행되는 모든 베이트레일 태블릿PC에 MS 오피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모양이다. 때문에 스위치10은 문서 작성용 노트북을 원하는 대학생이나 직장인에게 최적의 제품이다. 휴대성도 뛰어나고, 따로 키보드와 MS 오피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성능은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베이트레일은 성능이 떨어진다는 기존 아톰 프로세서의 편견을 깨기 위해 인텔이 절치부심하고 제작한 프로세서다. 일반 노트북용 듀얼코어 프로세서 '코어2 듀오(콘로)'와 비슷한 성능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전력 소모량은 훨씬 적다. (SSD를 탑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위치10의 운영체제 부팅 속도는 8초 내외다. 곰플레이어 설치도 1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어도비 플래시로 도배된 웹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4~5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해도 느려지는 현상이 없다.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하지만 게임 실행 능력은 많이 떨어진다.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 최하옵으로 설정하면 그럭저럭 즐길만한 수준은 된다(30~40 프레임 내외). 하지만 챔피언이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하면 간헐적으로 끊긴다. 디아블로3의 경우 최하옵으로 설정해도 20~30프레임 내외다. 쾌적하게 즐기긴 힘들다. 당연히 테라, 블레이드 앤 소울 등 고사양 3D 온라인 게임은 무리다. 다만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 캐주얼 게임은 별 다른 문제 없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사용자가 태블릿PC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 배터리 사용시간은 어떨까. 화면 밝기를 50%로 맞추고 동영상을 감상해 본 결과 6시간 40분 동안 사용할 수 있었다. 웹 서핑만 할 경우 이보다 조금 더 길다. 약 7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 신호를 계속 주고받는 P2P를 실행해본 결과 5시간 20분 동안 사용할 수 있었다. 기기의 성능을 최대로 사용하는 게임을 실행해보니 3시간 30분이면 배터리 충전량이 바닥났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3가지 문제

스위치10은 분명 훌륭한 제품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3가지 존재한다. 첫째, 본체가 키보드독보다 무거워 무게 균형이 맞지 않는다. 둘째, 화면 베젤(테두리)이 너무 광활하다. 셋째, 키보드독에 배터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스위치10은 이론상으론 화면을 뒤로 140도까지 눕힐 수 있지만, 실제론 화면을 120도 이상 눕히면 키보드독이 본체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뒤로 넘어간다. 차라리 110도까지만 눕힐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이런 지적은 안 받지 않았을까.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넘... 넘어간다>

화면 테두리도 시베리아 벌판처럼 광활하다. 좌우는 그럭저럭 참을 만 하지만, 상하로 너무 길다(위로는 약 2cm, 아래로는 약 3cm다). 과장을 하나도 보태지 않고, 11인치 화면이 들어가도 남겠다. 제품 크기를 줄이든가, 11인치 화면을 채택하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다.

사실 앞의 2가지는 큰 문제가 아니다. 취향 차이라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전작 '아이코니아탭 W510'과 달리 키보드독에 배터리가 없는 점은 큰 문제다. W510은 3세대 아톰 프로세서 '클로버 트레일'을 탑재했음에도 배터리 사용시간이 12시간에 육박했다. 본체뿐만 아니라 키보드독에도 배터리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스위치10은 키보드독에 배터리가 없다. 때문에 본체만 놓고보면 배터리 사용시간이 늘어났지만, 둘을 합친 실제 배터리 사용시간은 대폭 줄어들었다.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라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긴 제품을 찾는 사용자를 위해 키보드독에 배터리를 내장한 모델도 함께 출시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문득 그렇게 생각해본다.

에이서 스위치10
에이서 스위치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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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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