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개인 맞춤형 게이밍 마우스, 로지텍 G502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테우스는 자신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신으로, '변화무쌍한'이라는 뜻의 단어 'protean'은 이 신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로지텍이 얼마 전 출시한 게이밍 마우스 'G502 프로테우스 코어(이하 G502)'는 여기서 이름을 따왔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테우스처럼 다양하게 변신하는 '튜닝 마우스다'(물론 외형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어떤 제품인지 자세하게 살펴보자.

11개 버튼의 기능을 마음대로

앞서 말한 것처럼 G502는 기능이나 무게중심 등을 사용자 취향에 맞게 바꿀 수 있는 튜닝 마우스다. 외부에는 총 12개의 버튼이 있는데(휠 포함), 이 중 11개 버튼에 DPI 조절, 상/하/좌/우 스크롤, 이전곡/다음곡, 음량 조절, 이전/다음 페이지 등의 기능은 물론, Alt + Tab, Ctrl + Z 등의 단축키 조합을 등록할 수 있다. 반드시 필요한 클릭과 우클릭 버튼을 제외하면 9개의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마우스에 버튼이 많으면 사용이 조금 복잡해진다. 하지만 여러 단축버튼에 익숙해지면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게이머는 다양한 기술을 더 편하게 구사할 수 있으며, 사진/동영상 편집, 스프레드시트 등의 작업을 할 때도 자주 쓰는 키보드 단축키를 마우스에 등록해 작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유일하게 변경할 수 없는 버튼이 하나 있는데, 이 버튼은 스크롤 휠 속도를 조절할 때 쓰는 버튼이다. 마우스 스크롤 휠은 크게 2종류다. 휠을 돌릴 때 '드르륵'하는 일반 스크롤 휠과 이 느낌이 없는 고속 스크롤 휠이다. 전자는 스크롤을 세밀하게 내릴 수 있으며, 후자는 아주 빠르게 내릴 수 있다. G502는 스크롤 휠을 돌리는 속도를 두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버튼을 누르면 휠의 움직임을 일반과 고속으로 선택한 뒤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제품의 다양한 버튼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게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카서스 캐릭터를 선택한다면 Q 스킬(황폐화)를 마우스 G8번 버튼에 등록하면 키보드의 Q를 누를 필요 없이, 마우스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공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주로 사용하는 스킬을 각 버튼에 등록해 빠르게 사용할 수 있으며(스마트키 기능과 함께 사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여러 스킬을 연계해서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라이즈, 알리스타, 피들스틱 등) 매크로 기능을 활용해 실수 없이 입력할 수 있다.

월드 오브 탱크라면 포탄 종류 변경, 클립 재장전, 보조 아이템 사용 등을 등록해놓을 수 있으며, 이 밖에 FPS 게임에서도 무기를 변경하거나 각 상황에 맞는 마우스 해상도(DPI)를 설정해 사용할 수 있다.

음악이나 동영상 등을 편집하는 사람도 자르기, 붙이기, 구간 반복 등의 단축키를 등록하면 작업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다.

프로필 등록으로 상황에 맞게

프로필을 등록하면 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프로필이란 각 버튼에 기능을 할당해놓은 프리셋(미리 설정한 값)으로, 사용자가 설정한 여러 값을 빠르게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각 소프트웨어에 맞는 설정을 미리 지정해놓으면 편리하다.

프로필은 크게 2가지 형태다. 먼저 사용자가 각 프로필 그룹에(최대 3개) 게임이나 전문 작업 등에 맞는 프로필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마우스 버튼 중 하나를 프로필 전환으로 설정해놓으면 이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3가지 프로필 중 하나를 빠르게 선택할 수 있다(기본 설정 시 G9 버튼) 한 번에 바꿀 수 있다. 현재 사용 중인 프로필이 몇 번 프로필인지는 마우스 한 쪽에 있는 표시등 개수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게임 자동 감지' 기능이다. 전용 소프트웨어에 각종 게임을 등록한 뒤, 게임마다 개별 마우스 프로필을 설정하면 해당 게임을 실행할 때 프로필을 자동으로 불러온다. 여러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편이 상대적으로 유용하다.

개인 맞춤형 마우스

G502는 무게추를 기본 제공한다. 무게추 위치나 개수를 조절해서 사용자 손에 맞게 무게를 조절할 수 있다. 3.6g짜리 5개를 기본 제공하며, 마우스 바닥에 설치할 수 있는 위치도 다양해 조금 더 정교한 튜닝을 할 수 있다. 마우스 기본 무게는 130g으로 가벼운 편이니 빠른 움직임을 원한다면 그대로 사용하고, 정교한 움직임을 원한다면 취향에 따라 무게추를 선택하면 되겠다.

전용 소프트웨어에는 '표면 튜닝' 기능도 있다. 표면 튜닝이란 현재 마우스를 올려놓은 바닥 면의 종류나 빛 반사 등에 따라서 포인터 움직임을 최적화하는 기능이다. 표면 튜닝 기능은 2종류의 로지텍 마우스 패드에 최적화한 값을 기본 제공하며, 이 외에도 간단한 튜닝 작업을 통해 사용자가 현재 쓰는 마우스 패드나 책상 표면 등에 최적화할 수 있다.

DPI는 최소 200에서 최대 1만 2,000까지 조절할 수 있다. DPI란 마우스 해상도를 의미하는데, 이 수치가 높을 수록 마우스를 조금만 옮겨도 포인터가 더 많이 움직인다. 1만 2,000DPI란 마우스를 1인치 움직였을 때 화면에서 1만 2,000픽셀 만큼 움직였다는 의미다. DPI가 높으면 손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 AOS, RTS, FPS 등의 게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프로필마다 최대 5개의 DPI 설정 값을 사용자가 직접 등록할 수 있다. 버튼 중 하나를 DPI 변경으로 지정했다면 버튼 하나만 눌러 DPI를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보통 게이밍 마우스 중에는 DPI 전환 버튼을 갖춘 제품이 많은데, 이런 제품은 전환할 DPI 값을 사용자가 지정할 수 없다. 제조사가 기본 설정한 값으로 변경할 뿐이다. 이런 제품과 비교하면 G502는 조금 더 개인 취향에 맞출 수 있는 제품이다.

편의성을 높인 디자인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디자인도 눈에 띈다. 우선 마우스 버튼은 양 쪽이 완전히 분리된 디자인이다. 보통 마우스는 상판(손이 닿는 부분)하나에서 양쪽 마우스 버튼이 뻗어 나온다. 하지만 이 제품은 좌우 버튼을 상판과 완전히 분리해 클릭 안정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케이블 역시 신경 쓴 모습이다. 케이블은 패브릭(섬유) 소재를 사용했는데, 일반 패브릭 케이블보다 더 두꺼운 모양새다. 일반 패브릭 케이블과 비교했을 때 더 유연하고 부드러워서 꼬임 방지는 물론 마우스를 움직일 때 마찰도 적다. 제품 아랫면에는 큼직한 테플론 패드 4개가 부착돼 있다. 아주 매끄러운 소재라 바닥과의 마찰이 적다. 이 덕에 마우스를 더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입맛에 따라 쓰는 마우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사용자 개인 취향에 맞게 튜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버튼의 기능이나 무게 및 무게중심은 물론 조작감을 마우스 패드(혹은 바닥)의 재질에 맞출 수도 있다. 2014년 6월 말 인터넷 최저가는 7만 4,890원이다. 1~2만 원 정도의 보급형 마우스와 비교하면 비싼 제품이지만, 반대로 '게이밍 마우스'라는 이름을 달고 나오는 제품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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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