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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3만원대 블랙박스, 쓸 만한가요? 크로스오버 고샷 C200

김영우

한때 '최첨단'을 강조하며 비싸게 팔리던 IT제품이 몇 년 지나지 않아 그야말로 '껌 값'이 되는 것은 흔한 광경이다. 기술의 발전, 경쟁의 심화, 그리고 대량 생산으로 인한 단가 인하 등이 주요 요인이다. 차량용 블랙박스 시장 역시 요즘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리 싼 제품도 최고 30만원은 하던 시절이 바로 어제 일 같은 같은데 요즘은 10만원 대에도 제법 쓸만한 제품이 많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크로스오버존의 '고샷(GOSHOT) C200'도 최근의 이런 분위기를 상징하는 제품 중 하나다. 이 제품은 2014년 5월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3만원대 중 후반이면 살 수 있는 보급형 1채널 블랙박스다. 그렇다고 제품 사양이 아주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 HD급 화질의 촬영이 가능하며, LCD도 달려있다. 여기에 리모컨이나 내장 배터리를 갖추고 있는 등, 보급형 블랙박스에선 보기 드문 부가 기능도 제법 갖췄다. 값이 싼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는 없겠지만, 그래도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도 있으니 무턱대고 사는 것도 망설여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이라는 초저가 블랙박스가 과연 쓸만한 물건인지 살펴보자.

회전 가능한 카메라로 실내 촬영도 편리

고샷 C200은 기본적으로 차량 전방에만 설치하는 1채널 블랙박스다. 카메라 렌즈의 회전이 가능하므로 이론적으로는 후방을 못 찍을 것도 없지만, 설치 위치와 후방 유리 사이의 거리 문제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 렌즈 회전 기능은 후방 보다는 차량 실내를 찍을 때 쓰라고 있는 기능 같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LCD 있으나 터치 미지원으로 난해한 조작, 리모컨으로 다소 보완은 가능

그 외에 전반적인 디자인을 살펴보면 요즘 나오는 일반적인 LCD 일체형 블랙박스에 비해 달려있는 버튼 수가 상당히 많은 것이 눈에 띈다. 그런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고샷 C200에 달린 LCD는 터치스크린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작을 해보면 터치스크린에 비해 직관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 어떤 버튼을 눌러야 원하는 메뉴가 나오고 커서가 제대로 이동하는지가 혼동될 때가 많다. 블랙박스라는 것이 한 번 달아두면 따로 조작할 일이 별로 없는 물건이긴 하지만 그래도 좀 더 나은 조작성을 제공했으면 한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그래도 고샷 C200은 별도의 무선 리모컨을 제공한다는 점이 다행이다. 리모컨의 모양 자체는 평범하지만 블랙박스 본체에 비해 다양한 기능 키를 갖추고 있어서 본체 조작의 불편함을 상당수 상쇄한다. 다만, 리모컨으로 본체 전원을 끌 수는 있으나, 켜려면 반드시 본체의 전원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점, 그리고 메뉴 상하 이동을 할 때 리모컨의 상하 방향키가 아닌 좌우 방향키를 이용한다는 점 등, 다소 이해 할 수 없는 점도 몇 가지 있는 것이 아쉽다. 리모컨의 감도도 좀더 높았으면 좋겠다.

매립 보다는 시거잭 통한 간이 장착에 적합, 메모리카드는 별매

제품 패키지의 구성을 살펴보면 본체 외에 차량 시거잭에 연결하는 전원 케이블과 무선 리모컨, 그리고 PC 연결시 쓰는 USB 케이블과 고정 거치대로 구성되어있다.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제품을 이용할 때 필수적인 마이크로SD 메모리카드가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32GB 메모리카드는 2만 원대 정도다. 본체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런 구성을 한 것 같은데, 결국 추가 비용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또한 최근 출시되는 블랙박스 제품들은 주차 시에도 녹화를 하기 위한 매립 설치용 상시 전원용 연결 케이블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은데, 고샷 C200에는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만 쓸 수 있는 시거잭 전원 케이블만 들어있다. 한번 매립 설치하면 떼기가 어려운 상시 전원용 케이블과 달리 이 케이블은 언제나 자유롭게 탈착이 가능하다.

그리고 거치대의 경우, 한 번 달면 떼기 어려운 양면 테이프 부착 방식 외에 자유롭게 탈착이 가능한 흡착식 거치대도 들어있다. 이런 패키지 구성으로 미루어 볼 때 고샷 C200는 상시 전원을 연결, 차량에 완전히 매립시켜서 쓰기 보다는 임의로 탈착이 가능한 일반 설치 상태로 쓰는 것이 더 적합해 보인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고샷 C200의 매립 설치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상당수 블랙박스는 주차 감시 모드 이용 시 차량의 배터리 전압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블랙박스의 전원이 차단되며 차량 방전을 막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고샷 C200은 그런 기능이 없다. 특별히 전원 차단 기능까지 달린 상시 전원 케이블을 사서 조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러자면 자재 구입 비용 및 설치 공임이 제품 본체보다 비싸질 것이다.

실제로 달고 주행해보니

제품에 대한 대략적인 특성을 살펴봤으니 이젠 실제로 이용해 볼 차례다. 시중에서 스마트폰용 저장장치로 흔히 팔리는 마이크로SD카드를 본체에 꽂은 후, 제품 패키지에 동봉된 전원 케이블과 흡착식 거치대를 이용, 차량에 설치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일반적으로 전원이 들어온 후부터 전원이 꺼질 때까지의 모든 주행 상황을 자동으로 녹화(음성 포함)한다. 메모리카드가 꽉 차면 앞서 녹화했던 장면부터 순차적으로 자동으로 덮어씌우며 저장을 진행하며, 녹화 시간은 32GB 메모리 기준 약 5시간 30분, 16GB 메모리라면 3시간 정도의 동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

다소 아쉬운 충격 감지 기능

보급형 제품이긴 하지만 충격 감지 센서는 갖추고 있기 때문에 외부 충격이 감지되면 해당 상황이 따로 녹화된다. 다만, 충격이 감지되어도 별다른 효과음이나 화면 지시가 없는 데다 센서의 감도를 최대로 해도 감지 수준이 그다지 높지는 않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과속 방지턱을 넘거나 급정거만 해도 이를 감지해 따로 녹화하는 제품이 많은데, 고샷 C200은 이 정도로는 충격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그리고 특별히 남기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별도로 녹화 버튼을 눌러 해당 장면을 동영상, 혹은 정지 영상으로 저장이 가능하다. 충격 감지 영상 및 수동 녹화 영상은 주행 녹화 영상과 달리 새로운 영상이 녹화되더라도 이전에 저장한 파일이 지워지지 않는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다만, 다른 제품들과 달리 주행녹화 영상과 충격 감지 영상 및 수동 녹화 영상의 메모리카드 저장 비율을 지정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충격 감지 영상 및 수동 녹화 영상이 너무 많으면 일반 주행 영상의 기록 공간이 부족해 질 수 있으니 때때로 메모리카드를 포맷(초기화)해주는 것이 좋겠다. 메모리카드 포맷은 고샷 C200의 내부 메뉴에서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일정 주기마다 곧장 포맷을 하도록 유도하는 메시지를 띄우는 기능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희비가 엇갈리는 녹화 화질

촬영 영상은 H.264 규격의 AVI 파일로 저장된다. 화면의 해상도는 1,280 x 720의 HD급이다. 다만 실제로 녹화된 영상을 살펴보면 선명도 자체는 준수한 수준이지만, 노이즈가 제법 있어 다른 HD급 블랙박스에 비해 식별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낮의 정지상태에서 찍은 영상이라면 그나마 번호판 식별이 가능하지만 저녁 이후에, 혹은 움직이는 차량을 찍은 영상에선 식별이 어렵다. SD급 블랙박스보다는 확실히 좋은 화질이지만 HD급 중에는 다소 떨어지는 수준이다. 그래도 동영상의 초당 프레임은 30프레임으로 제법 높다. 움직임이 부드럽기 때문에 전반적인 주행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배터리 내장 반갑지만 조금만 더 신경 써줬으면

고샷 C200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면 역시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전원을 연결하지 않더라도 30분 ~ 1시간 정도 동작하며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상시 전원 연결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도 수동으로 전원을 켜서 주차 중 녹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큰 사고가 나서 외부 전원이 끊긴 상태에서도 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자동 녹화를 계속하는 기능까지 지원했으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런 기능은 없다.

여러모로 덜 다듬어진 느낌 강하지만 '가성비' 만은 인정

크로스오버의 1채널 HD급 블랙박스인 고샷 C200은 가격에 비해 준수한 사양을 갖추고 있는 것은 맞다. 3만원 대에 살 수 있는 블랙박스가 HD급 30프레임 동영상 녹화를 지원하며, LCD를 갖추고 있고, 비상시에 요긴한 배터리까지 내장하고 있다는 것은 이점이다.

크로스오버 고샷 C200

하지만 부족한 면도 제법 보인다. 일단, 조작성과 인터페이스가 다소 난해하고 같은 HD급이라 하더라도 동일한 해상도를 지원하는 다른 블랙박스에 비해 화질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 외에도 메모리카드를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 상시 전원 연결에 적합하지 않은 전반적인 구성 등 지적할 점이 적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단점 중 상당수는 굳이 하드웨어 사양을 높이지 않더라도 소프트웨어적인 수정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이라는 것이 아쉬움을 더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제품을 사려 한다면 애써 말리진 않겠다. 너무 싸기 때문이다. 2014년 5월 현재, 이 제품의 인터넷 최저가는 3만 4,900원에 불과하다. 배송비를 더한다 하더라도 3만원 대다.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고 산다면 의외의 만족을 줄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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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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