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업 KT가 미는 '0원폰' 3종, 쓸만한가 살펴보니

김영우 pengo@itdonga.com

지난달 27일부터 이동통신 3사 중 단독 영업을 하고 있는 KT의 기세가 무섭다. 6일자 발표에 따르면 KT는 이달 2일까지 6일간 무려 9만 391명의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 일 평균 1만 5,000명을 경쟁사로부터 빼앗아 오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이하SKT)이 19일, LG유플러스(이하 LGU+)가 18일까지 고객을 유치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이라면 조만간 KT의 점유율 30% 회복과 SKT의 50% 붕괴가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KT 역시 영업 정지 기간 동안 경쟁사에게 상당수 고객을 빼앗겼지만 그 수는 일 평균 6,000~8,000 수준이었다. 같은 조건에서 KT가 경쟁사보다 2배 가량 나은 효과를 거두었다는 것인데, KT의 이러한 성과는 단독 영업 기간 중에 전략적으로 투입한 저가폰 3종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보인다.

KT는 27일 단독 영업을 시작하며 자사에서 독점 유통하던 삼성전자의 '갤럭시S4미니(mini)'와 LG전자의 '옵티머스GK'의 출고가를 25만 9,600원으로 절반 이상 낮췄다. 또한 LG전자의 위탁을 받아 유통하는 자급제폰인 'L70'의 출고가 역시 같은 가격으로 시장에 풀기 시작했다. 법정보조금 27만원만 적용해도 0원에 살 수 있는 '진짜' 공짜폰 3종이 시장에 투입된 것이다. 실제로 5월 7일 현재, 시장에서 이들 단말기는 24개월 약정 번호이동 조건 기준으로 '할부원금 0원'에 개통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들 3종은 과연 쓸만한 물건일까? 사실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사양이 심각하게 낮은 단말기라면 사용 중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 각 제품의 면모를 간단히 살펴보며 구매 가치를 따져보도록 하자.

삼성전자 갤럭시S4미니 – 갤럭시S4의 동생, 전반적으로 낮아진 사양과 배터리 1개 제공은 단점

갤럭시S4미니는 작년 8월에 출시된 LTE 스마트폰으로, 이름 그대로 작년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갤럭시S4의 소형화 버전을 지향하는 제품이다. 제품의 디자인은 갤럭시S4와 거의 같지만 화면 크기가 4.99인치에서 4.3인치로 줄어들었다.다만, 제품의 디자인이 갤럭시S4와 비슷하다 하여 내부 사양까지 같지는 않다.

갤럭시S4 미니
갤럭시S4 미니

프로세서의 경우, 쿼드코어(코어 4개) 및 옥타코어(코어 4+4개) 모델이 존재하던 갤럭시S4와 달리 갤럭시S4미니는 듀얼코어(코어 2개)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메모리(RAM) 역시 2GB를 탑재한 갤럭시S4와 달리 갤럭시S4미니는 1.5GB를 탑재했다. 화면의 해상도(정밀도) 역시 갤럭시S4는 풀HD급(1,920 x 1.080)인데 비해 갤럭시S4미니는 qHD(960 x 540)급이다. 전반적인 내부 사양은 갤럭시S2와 갤럭시S3 사이 정도의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대로 화면 인터페이스는 갤럭시S4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사운드&샷, 삼성허브, S뷰 커버 지원(S뷰 커버 자체는 별매) 등 최근 상섬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부가 기능의 상당수를 포함하기 때문에 이전의 갤럭시 시리즈를 쓰던 사용자라면 무리 없이 적응이 가능하다. 손이 작은 사용자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아담한 크기도 나름 장점이다. 그러나 배터리를 1개만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 중 배터리 교체를 하려면 따로 추가 배터리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 지상파 DMB 방송 수신 기능이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이름과 디자인을 제외하면 갤럭시S4와는 다른 점이 많은 제품이다.

LG전자 옵티머스GK – 성능은 가장 좋지만 교체할 수 없는 내장 배터리가 아쉬워

옵티머스GK는 본래 '옵티머스G프로'의 일본 수출 버전으로 개발된 모델이지만, 작년 5월, 국내 사정에 맞게 일부 사양 조정을 거쳐 한국에도 출시되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2GB 메모리, 풀HD급 화질의 5인치 화면을 갖추고 있는 등, 최근 KT에서 저가정책으로 팔고 있는 단말기 3종 중 제품 사양은 가장 높다.

옵티머스GK
옵티머스GK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옵티머스GK이지만 아쉬운 점이 아예 없지는 않다. 가장 큰 단점이라면 교체가 불가능한 내장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내장 배터리의 용량이 3,100mAh로 제법 큰 편이지만 아무래도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여느 단말기에 비하면 아무래도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 외에 각종 조작 버튼 및 슬롯이 왼쪽에만 몰려 있어서 일부 케이스 장착 시에 조작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이런 일부 요소를 제외하면 딱히 꼬집을만한 단점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부 사양으로만 따지면 LTE-A를 지원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최근 출시된 신형 단말기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이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LG전자 L70 – 보급형 3G 전용폰, 사양이 낮아 스마트폰 초보자에게 추천

KT의 단독 영업 시작과 동시에 출고된 LG전자 L70은 비교 제품 중에 가장 사양이 낮다.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2GB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4.5인치 800 x 480 해상도의 화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LTE 통신을 지원하지 않는 3G 전용폰이다. 최신 제품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사양은 2011년에 출시된 갤럭시S2와 유사한 수준이다.

LG전자 L70
LG전자 L70

다만, 사양이 낮은 만큼 배터리 소모도 적고, 저렴한 3G 무제한 요금제로도 개통이 가능한 점은 장점이다. 배터리는 1개만 제공하지만 추가 배터리를 7,500원에 살 수 있는 쿠폰도 동봉 된다. 노크코드, Q슬라이드, Q메모 등 LG전자의 신형 단말기에 준하는 편의 기능도 탑재되어 있어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어린이라면 무난히 쓸만하다. 하지만 고화질 동영상이나 최신 게임과 같이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앱을 구동하고자 하는 사용자, 혹은 최신 스마트폰의 성능에 익숙해진 사용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으니 참고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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