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방수 스마트폰, 물에 빠뜨려도 되나요?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특정 독자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 주에는 'Xerath93'님이 스마트폰을 물에 빠뜨려도 되는지 물어보셨습니다.
Q. 안녕하세요. 궁금한게 있어 이렇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최근 갤럭시S5, 갤럭시S4 액티브 등 방수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출시됐습니다. 제품 소개를 보니 방진, 방수를 지원한다고 적혀있는데요. 진짜로 물에 빠뜨려도 되나요? IT동아에서 실험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애정남 관리자입니다. 지금까지 IT애정남을 진행하면서 받은 질문 가운데 가장 당황스러운 질문이네요. 일단 결론부터 확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빠뜨려도 되지만, 절대 빠뜨리지 마세요."
IP코드란?
갤럭시S5, 갤럭시S4 액티브 등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IP67 등급의 방진/방수를 지원합니다. 먼저 IP67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볼까요.
IP67은 'IP코드'입니다. IP코드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전자제품이 외부충격이나 이물질로부터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소비자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제정한 규격입니다.
IP는 'Degree of Ingress Protection(보호할 수 있는 정도)'의 약자입니다. 숫자에서 앞의 6은 고체의 압력으로부터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방진), 뒤의 7은 액체의 압력으로부터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방수)를 나타냅니다.
방진은 0~6으로 나뉩니다. 0은 아무런 보호를 하지 않습니다. 1은 크기 50mm 즉, 사람의 손만한 물건이 침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2는 크기 12.5mm, 사람의 손가락만한 물건이 침투하는 것을 견뎌낼 수 있습니다. 3은 크기 2.5mm, 두꺼운 전선이나 철사가 침투하는 것을 견딘다는 뜻입니다. 4는 1mm, 얇은 전선이나 철사가 침투하는 것을 막습니다. 5부터 본격적인 방진 기능입니다. 외부에서 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제품 사용에 문제가 생길만큼 먼지가 쌓이는 것은 막아준다는 의미입니다. 6은 방진의 최종단계입니다. 외부에서 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완전히 방지한다는 뜻입니다.
방수는 0~8로 나누는 일반 구분과 6K와 9K라는 특별 구분이 존재합니다. 일반 구분부터 살펴볼까요. 0은 아무런 보호를 하지 않습니다. 1은 1분 당 1mm의 비가 내릴 때 10분 동안 제품을 노출해도 됩니다. 2는 1분 당 3mm의 비가 내릴 때 10분 동안 제품을 노출해도 이상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3은 1분 당 0.7L의 비가 내릴 때 5분 동안 제품을 노출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4는 1분 당 10L의 비가 내릴 때 5분 동안 제품을 노출해도 이상이 없다는 뜻입니다. 5는 1분 당 12.5L의 비가 내릴 때 15분 동안 노출해도 제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6은 1분 당 100L의 비가 내릴 때 제품을 3분 이상 노출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7부터 본격적인 방수입니다. 수심 1M에서 30분 동안 버틸 수 있다는 뜻입니다. 8은 방수의 최종단계입니다. 수심 3M에서 지속적으로 버틸 수 있다는 의미죠.
특별 구분은 조금 특이합니다. 일반 구분 6은 100kPa(킬로파스칼)의 압력을 견딜 수 있다는 의미인 반면, 6K는 1000kPa의 압력을 견딜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압력에 좀 더 특화된 구분 단위죠. 마찬가지로 9K의 경우 고온, 고압의 워터제트을 견딜 수 있습니다.
방수 기능은 보험이에요
즉, 갤럭시S5와 갤럭시S4 액티브의 IP67 등급은 완전 방진(6)과 수심 1M에서 30분 동안 버틸 수 있는 방수(7) 기능을 제공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갤럭시S5와 갤럭시S4 액티브의 설명서 가장 앞에도 적혀있습니다. 사실일까요? 확인해보기 위해 갤럭시S5를 입수해 계곡 물에 넣어봤습니다. 물 속에 10분 넘게 넣어놨음에도 제품은 정상 작동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갤럭시S5와 갤럭시S4 액티브를 물에 빠뜨리는 것은 곤란합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일단 만에 하나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갤럭시S5와 갤럭시S4 액티브는 외부에서 액체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품 곳곳에 막음 처리가 돼 있습니다. 이 부분을 제대로 막지 않고 물에 빠뜨리거나, 물 속에서 이 막음 처리된 부분을 분리하면 제품이 침수된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제품을 물 속에 빠뜨리기 앞서 막음 처리를 제대로 했는지, 또 뒷판은 제대로 닫혀 있는지 사용자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 한두 번은 꼼꼼히 확인하더라도 계속 꼼꼼히 확인할 수 있을까요? 빠뜨려도 되지만, 절대 빠뜨리지 말라고 대답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삼성전자의 A/S 정책은 명쾌합니다. IP67에 따른 방수를 보증하고, 만약 제품에 결함이 있어 침수된 경우 1년 동안 무상 A/S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막음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제품을 물에 빠뜨리거나, 물 속에서 막음 처리된 부분을 분리한다면 소비자 과실에 따른 유상 A/S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제품 방수 기능에 하자가 있는지 확인하는 기계도 A/S 센터에 도입했다고 하네요.
또 다른 이유는 제품을 물에 빠뜨려도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 속에선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의 기능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다는 뜻이죠. 갤럭시S5에 카메라 촬영을 위한 전용 버튼이 있다면 모를까. 이마저도 없습니다. 물 속 촬영도 안된다는 거죠. 물 밖에서 동영상 촬영을 시작하고 들고 들어갈 수는 있겠네요. 물 속에 뭐 그리 찍을 게 있다고 그러는진 잘 모르겠습니다. 물 속 세상이 궁금하다면 수중 촬영 전용 카메라를 구매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갤럭시S5와 갤럭시S4 액티브의 방진/방수 기능은 '제품이 물에 접촉해도 별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보험'에 더 가깝습니다. 스마트폰으로부터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게 현대인이지만, 그래도 물 근처에 갈 때 만큼은 스마트폰을 내버려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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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