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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기기 열풍, 그런데... 사용하시나요?

권명관

얼마 전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9억 6,777만 대를 기록했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53.7%. 스마트폰 판매량이 일반 휴대폰(피처폰) 판매량을 추월한 것은 연도 기준 사상 최초다. 이 통계가 시사하는 바는 꽤 크다.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휴대폰 시장의 중심이 넘어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 이상 스마트폰 성장률이 이전처럼 증가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2013년 제조사별 스마트폰 판매량

KT경제경영연구소가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실제 전세계 60개국 중 스마트폰 보급률이 50% 이상인 국가는 19개국에 달한다(2013년 8월 기준). 보급률 70% 이상 국가는 UAE(73.8%), 한국(73%), 사우디아라비아(72.8%), 싱가포르(71.7%)이며, 60% 이상 국가는 노르웨어(68%), 호주(64.6%), 스웨덴(63%), 홍콩(62.8%), 영국(62.2%), 미국(60%) 등이다. 특히, 미국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2년 4분기 52%에서 2013년 4분기 60%로 증가, 1년 만에 8%가 늘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조사기관 IDC는 오는 2018년까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IDC는 2013년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10억 대로 2012년 대비 39.2% 증가했지만, 2014년 북미와 유럽 지역 등은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해 2013년 대시 19.3% 성장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 먹거리를 향한 시선,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폰 시장을 이을 차기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시장 분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과 웨어러블 기기다. 이중 사물인터넷은 아직 덜 여물었다. 국내의 경우 이동통신 3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B2B 서비스 중심이다. 사용자, 소비자 시장까지 확대되기 위해서는 '서비스'가 아닌 '제품이 필요한데,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영역은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ABI Research는 오는 2018년까지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연간 4억 8,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가트너는 2016년 웨어러블 기기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초 열린 CES 2014, MWC 2014는 웨어러블 기기 열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CES 2014 삼성전자

다만, 웨어러블 기기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지난 '웨어러블 기기, 지금 이 시점에 정말 필요한가(http://it.donga.com/17098/)'라는 기사에서 다뤘듯, 한정된 배터리, 다양한 디자인의 한계, 디스플레이 크기 한계 등이다. 그리고 최근, 고민거리 하나가 더 늘었다. 오히려 앞서 제기한 문제보다 치명적이다. 하드웨어의 성능을 끌어올리거나 웨어러블 기기의 디자인을 논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 사용자 경험과 직면한 문제다.

현존하는 웨어러블 기기, 얼마나 사용하시나요

지난 2014년 1월, 미국의 컨설팅 업체 'Endeavour Partners'가 'Inside Wearables'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18세 이상 성인 중 10명 중 1명은 조본(Jawbone), 핏비트(Fitbit), 나이키(Nike), 미스핏(Misfit) 등 다양한 제조사의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 중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피트니스/헬스에 관심이 많은 20대 중반부터 40대 초반 사용자가 가장 많다.

미국 내 웨어러블 기기 사용 연령

문제는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하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 조사됐다는 점이다. 1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는 채 50%를 넘기지 못한다. 6개월 정도만 지나도 약 30% 정도는 이미 사용을 중단한 상태. 즉, 사용자들은 현존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미국 내 웨어러블 기기 사용 기간

지금까지의 웨어러블 기기는 잊어라

현재 웨어러블 기기 중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제품은 피트니스 밴드 형태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국내외 IT 공룡들도 여기에 주목한다. 그런데, 너무 뻔하다. 제조사별, 제품별 특징이 거의 없다. 제품 형태, 제품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통계, 제품 사용 방법 등 대부분 유사하다. 오히려 과도하게 울리는 알람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의견도 들린다. 스마트폰 의존도도 상당하다. 제품 자체만으로 기능을 100%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는 아직 없다.

이제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과 구별할 수 있는 차별 기능 또는 서비스를 담아야 한다. 피트니스를 예로 들어 보자. 웨어러블 기기 착용자가 어디를 다녔는지, 걸음 수는 얼마였는지, 이로 인해 소모한 칼로리는 얼마인지 등 단순한 정보의 나열은 이제 필요 없다. 이 정보들을 조합해 착용자를 위한, 더 나은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좀더 '사람'다운 조언을 건넬 줄 알아야 한다. 정보를 수집한 뒤, 해당 정보를 재가공해 착용자를 위한 서비스로 안내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한 형태로 준비 중이다. 단순히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SNS나 커뮤니티 등에 공유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 또한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상대방의 얼굴을 인식하고, 그 사람의 정보를 착용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정보의 재가공이다.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 시계 아이워치(iWatch, 가칭) 관련 소식도 비슷하다. 업계는 애플이 아이워치에 여러 의료용 센서를 탑재할 것이라 추측한다. 스마트폰의 정보를 손목으로 전달하는 단순 매개체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달라져야 한다. 엄밀히 말하면, 현존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제품을 작고, 가볍게 만들며, 디자인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1차적 휴대용 기기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에 '사용자 경험'을 담아 제시했듯, 웨어러블 기기는 '사용성'을 담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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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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