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부터 노크까지... 스마트폰 잠금해제 5종 비교
'두드려라, 그러면 열리리라'
스마트폰 시대, 이제는 잠금 화면을 해제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처음에는 '밀어서 잠금해제'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지문 인식부터 노크 기능에 이르기까지 색다른 잠금해제 방식이 나오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홍채 인식, 뇌파 인식 등이 도입될지도 모른다. 스마트폰 사용 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이 화면을 잠금/해제하는 일인 만큼, 사용자 편의를 위해 잠금해제 방식은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스마트폰 잠금해제 방법은 크게 5가지다. 슬라이드(비밀번호 없이 밀어서 잠금해제), 비밀번호(PIN), 패턴인식, 지문인식, 노크코드 등이다. 스마트폰 잠금 화면을 해제하는 5가지 방법, 과연 어떻게 다를까? IT동아 편집부가 모여 스마트폰 잠금해제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비교해 봤다.
참여자 소개
이문규(40대, 남):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블랙베리 마니아였다. 평소 스마트폰 잠금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번거롭고 귀찮은데다, 스마트폰을 자신 이외에 거의 만지지 않기 때문이다.
권명관(30대, 남): 첫 스마트폰으로 아이폰3Gs를 사용하고 아이폰4s, 아이폰5, 아이폰5s만 사용했다. 아이폰의 2가지 잠금 기능(짧은 비밀번호, 긴 비밀번호) 중에서 긴 비밀번호를 설정해 사용한다. 본인은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팀원들이 보기에는 IT동아 공식 앱등이(?)다. 평소 손가락 지문이 닳을 정도로 습진이 심한 것이 특징.
김영우(30대, 남): 권명관 기자와 정반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애용한다. 아이폰도 사용해 보았지만 항상 '아이폰은 뭔가 나랑 안 맞아. 어색해'라고 토로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답게 평소에는 패턴 잠금 기능을 쓴다.
안수영(20대, 여):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아이패드가 진리'라고 믿는다. 웬만한 초등학생보다 손이 더 작다. (상상 그 이하!) 때문에 잠금화면을 복잡하게 해제하는 것은 질색이다. 손에 땀이 많이 차는 것도 특징. (다 적고 보니 부끄럽다…)
나진희(20대, 여): 어떤 제품이든 골고루 쓰는 잡식가 겸 얼리어답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아이폰5가 출시되자 가장 먼저 구입하고, 블랙베리를 함께 쓰더니, 아이폰5를 갤럭시노트3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기기 사용에 적극적이다. 특별히 선호하는 기기는 없다.
이상우(20대, 남): 김영우 기자와 마찬가지로 아이폰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평소 스마트폰을 사무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잠금해제를 할 때도 '책상 위에서 얼마나 편리한가'를 주로 고려한다.
(참고로 강일용 기자는 업무상 이번 기획에 참여하지 못했다)
1. 슬라이드
이문규: 본인 이외에 스마트폰을 만지는 사람이 거의 없기에 평소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슬라이드로 해둔다. 편리하다. (나는 떳떳하다!)
권명관: 설마. 과연 이대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청정 1급수처럼 비밀이 하나도 없는 깨끗한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까. 잠금화면을 가장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이지만, 보안 문제로 사용하지 않는다.
김영우: 보안성이 아예 없는데다 편의성도 지문인식이나 노크코드보다 못하다. 아직도 이런 식으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더 답답하다.
안수영: 사실, 보안 문제만 아니라면 선호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켰을 때 비밀번호나 패턴 입력 화면이 나타나지 않고, 배경화면만 또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미관상 마음에 든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법. 스마트폰을 잃어버릴 수 있고, 스마트폰 속에 감춰둔 비밀(!)이 많기에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나진희: 스마트폰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슬라이드 방식으로 잠금 화면을 걸어두고 싶다. 하지만 세상 일이 모두 내 맘 같지 않으니. 혹시 지금 슬라이드 방식을 쓴다면 하루 빨리 바꾸길 권한다.
이상우: 참 편리하다. 전원을 켜고 손가락을 옆으로 슥 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먼저 화면을 켜야 하니, 지문인식이나 노크코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무엇보다 모든 잠금 해제 방식 중 보안에 가장 취약하다.
2. 비밀번호
이문규: 스마트폰 잠금해제 방식 중 가장 귀찮다. 특별한 점도 없고 밋밋하다.
김영우: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며 보안성도 평균 이상이다. 문제는 귀찮다는 것이다. 특히 필자처럼 건망증이 심한데다 숫자에도 약한 사람에게는 전혀 권하고 싶지 않다. 내가 설정한 비밀번호, 나도 기억이 안 난다. 특히 비밀번호를 바꿀 때 그렇다.
권명관: 아이폰에서 짧은 비밀번호와 긴 비밀번호 설정 중 긴 비밀번호를 설정해서 사용한다. 그 이유는 화면 잠금을 해제할 때 숫자 키패드가 아닌 키보드 전체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복잡해 보이는 만큼 보안성도 높으리라 생각한다(아님 말고...). 또한, 역설적이지만 숫자 4개를 누르기 귀찮아서 이 방법을 선호한다. 사실, 필자는 긴 비밀번호로 설정하고 숫자 1개만 입력해서 사용한다. 0 또는 1처럼. 알파벳 'a'도 좋더라. 한 번만 누르면 잠금이 풀린다!
안수영: 의외로 보안에 취약하다고 생각한다. 권명관 기자와 같은 사람들을 많이 봤다(!). 비밀번호 4자리라도 웬만하면 다 맞춘다. 숫자가 일정하게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건너편에서 보면 어떤 숫자를 눌렀는지도 대충 짐작된다. 또한, 상당수의 사람들이 비밀번호를 단순하게 설정하거나 자주 바꾸지 않더라. (생일, 집 전화번호, 휴대폰 뒷자리, 2580 등) 의도하지 않았지만 지인들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알아맞힌 적이 꽤 있다.
나진희: 누르는 과정이 귀찮다. 다만, 평소 자주 쓰는 비밀번호라면 손쉽게 기억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러니 모든 보안 방식의 마지막에 핀번호 방식이 예비책으로 있는 거겠지.
이상우: 보안은 확실하지만 번거롭다. 알림이나 메시지를 확인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기란 참 불편하다.
3. 패턴인식
이문규: 그나마 많이 사용해 본 잠금해제 방식이다. 복잡한 패턴은 스스로도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적용을 꺼린다. 실제로도 잠금 패턴을 잃어버린 적이 있어 그 후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6인치 이상 제품은 패턴을 한 손으로 긋기가 쉽지 않은 것도 아쉽다. 또한, 화면을 여러 차례 그어야 하니 지문이 상당히 많이 찍힌다.
김영우: 편의성과 보안성의 밸런스가 좋다. 다만, 너무 익숙해져서 이젠 식상하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지원한다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권명관: 필자는 아이폰만 사용했기 때문에 패턴 인식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슥슥 화면을 문질러서 '짠'하고 여는 느낌이 부럽더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복잡한 육망성으로 설정해 보았는데, 스스로 해제하기도 불편하더라. 결국은 뻔한 'ㄱ'자나 'ㄴ' 등으로 설정하게 되더라. 역시 비밀번호 잠금이 편하다.
안수영: 필자도 아이폰4를 쓸 당시 패턴인식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아이폰을 사용할 때는 패턴 잠금을 사용하려고 탈옥까지 해 봤다. 손을 떼지 않아도 되기에 비밀번호보다 편리하다. 하지만 화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패턴을 해제한 손자국이 남아 있다. 보안에 취약한 셈이다. 게다가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참 불편한 방식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대부분 크기가 큰데, 패턴 잠금이 일반적이다. 전원도 켜야 하고, 한 손으로 그을 수 없으니 번거롭다.
나진희: 일반적인 잠금해제 방식이다. 선을 잇는 것도 귀찮고, 화면을 기울여 보면 화면을 문지른 선자국이 남아 있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뚫을 수 있다. 휴대폰을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해 '울며 겨자먹기'로 쓰고 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이상우: 필자는 스마트폰을 처음 구매했을 당시 이 방법을 주로 사용했지만, 이내 그만뒀다. 카카오톡 메시지나 페이스북 알람 등을 확인하려면 일일이 패턴을 그려야 한다. 이것이 너무 불편해서 슬라이드 잠금 해제를 사용한다.
4. 지문인식
이문규: 손가락만 대면 되니 간편하다. 다만, 의외로 보안에 취약할 수 있겠다. 어떤 방법이든 사용자의 손가락 지문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잠자는 동안, 술에 취해 있는 동안에 손가락을 갖다대면 잠금화면이 풀린다.
김영우: 보안성, 편의성 측면에서 가장 확실하고 좋다. 지문인식은 잠금화면 해제 용도 외에 활용 방법도 많아서 향후 널리 보급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일부 단말기와 특정 사용자 간 궁합이 좋지 못한 것 같다. 올바르게 입력했는데도 인식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하드웨어 제조사의 노력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권명관: 필자의 손가락은 저주받았다(…). 평소 습진이 심해서 오늘의 지문과 내일의 지문이 다르다. 지문 인식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노트북을 제대로 사용해 본 경험이 없다. 인식을 할 때마다 지문이 틀리다는 메시지만 주구장창 보았다.
안수영: 보안성이 뛰어나고 손이 작은 사람에게도 편리하다. 하지만 필자처럼 손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이라면 지문 인식이 잘 안될 때가 있다. 또한 지문인식 부분에 이물질이 조금이라도 묻어 있으면 여러 번 인식해도 안될 때가 있더라. 또한 지문 인식하는 부분에 손가락이 벗어나면 안 된다.
나진희: 간편하고 편리하다. 한 손으로 잠금 해제하기도 쉽다.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다.
이상우: 보안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아이폰5s는 기기를 손에 잡은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을 홈버튼에 가져가면 되고, 베가 시크릿 시리즈는 검지 손가락으로 후면 센서를 훑기만 하면 된다. 필자는 스마트폰을 책상에 올려두고 쓰기 때문에 후면에 센서가 있는 경우는 좀 번거로웠다. 또한, 지문이 자주 닳는 사람이 사용했을 때는 인식률이 떨어진다.
5. 노크 코드
이문규: 일단 신선하다. 한 손으로 입력할 수 있는데다 번거로움이 덜하다. 익숙해지니 다른 기기를 접할 때도 습관적으로 화면을 두드리게 되더라. 보안성은 패턴잠금보다 떨어지지만, 지문인식보다는 강할 것으로 생각한다.
김영우: 단순하지만 의외로 개발에 노력이 많이 들어간 기능 같다. 특히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스크린만 두드려서 곧장 홈화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의 단계를 확실히 단축시킨다. 잠금화면 해제 기능만 본다면 노크코드가 가장 편리하다. 복잡한 노크코드를 설정하면 보안성이 높아지긴 하는데, 이 때는 편의성이 눈에 띄게 저하되어 아쉽다.
권명관: 스마트폰이 꺼진 상태에서 톡톡 두드리기만 하면 화면이 열린다(그녀의 마음도 이렇게 열리면 얼마나 좋을까). 스마트폰을 손에 들지 않고, 책상이나 탁자 위에 올려놓은 상태에서도 열 수 있어서 편리하다. 다만, 한 손으로 들고 있을 때는 노크코드로 화면을 열기에 약간 불편했다(필자의 엄지손가락은 그렇게 길지 않다).
안수영: 손이 작은 사람도 간편하게 잠금 해제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전원 버튼을 누르고 화면잠금을 해제하려면 무조건 두 손을 이용해야 하는데, 노크코드는 전원 버튼을 누르지 않고 화면만 두드리면 되어서 한 손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LG전자 스마트폰에서만 이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아쉽다.
나진희: 화면을 네 군데로 나눠 2~8번까지 두드리는 횟수를 조합해 노크 코드를 만들 수 있다. 간편하면서도 보안성이 좋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화면 아래나 위에 앱이 정렬되어 있다면 그 나머지 부분만 4분할해 노크 코드를 인식시킬 수 있는 것도 놀라웠다. 다만, 필자처럼 화면 전체에 위젯이나 앱을 가득 채워넣는 사람이라면 앱을 피해 화면을 두드리기 불편하다. 또한 앱 실행 중에는 노크 코드를 누르기가 힘들었다.
이상우: 필자는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한다. 화면을 두드리기만 하면 되어서 빠르고 편리하다. 다른 잠금화면 해제 방법은 전원 버튼을 꼭 켜야 하지만, 노크 기능은 그럴 필요가 없다. 편리하면서도 보안성까지 갖췄다.
마치며
슬라이드 방식은 가장 편리하지만 보안이 우려되고, 비밀번호와 패턴인식은 보안성은 좋지만 번거롭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IT동아 편집부에서 반응이 좋았단 것은 최신 기능인 노크 코드, 지문 인식이었다. LG전자가 최근 'G프로2'를 통해 처음 선보인 노크 코드는, 구현 방식이 간단하고 8만 가지 이상의 조합이 가능해 보안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기자별 잠금해제 방식 선호도
이문규: 노크코드 = 슬라이드 > 패턴인식 = 지문인식 > 비밀번호
김영우: 노크코드 = 지문인식 > 패턴인식 > 비밀번호 > 슬라이드
권명관: 비밀번호 = 패턴인식 > 노크코드 > 지문인식 > 슬라이드
안수영: 노크코드 > 지문인식 > 패턴인식 > 비밀번호 > 슬라이드
나진희: 지문인식 > 노크코드 > 패턴인식 > 비밀번호 > 슬라이드
이상우: 노크코드 > 슬라이드 > 지문인식 > 패턴인식 = 비밀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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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