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최고의 프로세서, 인텔 제온 E7 v2 공개

강일용 zero@itdonga.com

현재 범용 프로세서(CPU) 가운데 성능이 가장 뛰어난 제품은 뭘까. 일반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는 프로세서 중에선 코어 i7 3970X 익스트림이나 코어 i7 4960X 익스트림이 가장 뛰어나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서버)로 넘어가면 얘기가 다르다. 서버 또는 HPC(슈퍼컴퓨터)용 프로세서로 활용되는 제온(Xeon) E7 프로세서가 12개의 다중 코어를 바탕으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 이러한 제온 E7 프로세서의 최신 버전을 인텔이 공개했다.

인텔 제온 E7 v2 프로세서
인텔 제온 E7 v2 프로세서

인텔코리아는 1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인텔 '제온 E7 v2 프로세서' 제품군을 선보였다. 제온 E7 v2프로세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제온 E7 프로세서와 비교해 3배 향상된 메모리(RAM) 용량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하나의 소켓당 최대 1.5TB의 메모리를 연결할 수 있다. 인텔이 이처럼 지원하는 메모리 용량을 크게 확대한 이유는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분석(In-Memory Database analysis, 메모리 상에서 데이터베이스 분석)'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데이터 처리속도는 프로세서 > 메모리 > 저장장치(HDD, SSD) 순으로 빠르다. 때문에 일반PC처럼 데이터를 저장장치에서 분석하면 프로세서의 빠른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저장장치보다 상대적으로 빠른 메모리에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분석 기술이 등장했다.

메모리
메모리

이날 연사로 나선 SAP 폴 매리엇 부사장은 대표적인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분석 솔루션인 SAP HANA와 인텔 제온 E7 v2 프로세서를 활용하면 효율적인 데이터베이스 분석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SAP HANA는 서울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 차상균 교수(현 SAP 한국연구소 총괄이사)와 서울대 연구진이 연구해온 데이터베이스 분석 솔루션으로, 지난 2005년 SAP가 인수해 완성시켰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도입한 중견기업이 2012년 전체의 10% 정도에서 2015년 35%로 증가할 것이라며, 많은 글로벌 기업이 빅데이터 분석이나 전사적 자원 관리(ERP) 솔루션 실행을 위해 인 메모리 컴퓨팅을 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인텔은 공정을 개선하고, 코어 수를 확대해 제품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기존 제온 E7 프로세서는 샌디브릿지 기반이었지만, 제온 E7 v2 프로세서는 아이비브릿지 기반이다(서버용 프로세서는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일반 PC용 프로세서보다 한 세대 전의 검증된 공정을 활용해 제작한다). 코어수 역시 12개에서 15개로 확대된다(최상위 모델 기준). AMD 옵테론 프로세서의 16코어를 거의 따라잡은 셈. 개별 코어의 성능이 월등히 앞서는 만큼, 옵테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성능을 보여줄 전망이다.

인텔은 같은 X86 기반 프로세서인 옵테론 대신 서버와 HPC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RISC 기반 프로세서 'IBM 파워7 플러스'와 성능을 비교했다. IBM 프로세서의 프로세서와 비교해 성능은 최대 1.8배 뛰어나며, 때문에 서버 및 HPC 유지비용을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PCI 익스프레스 3.0을 지원해 인텔 제온 파이(Xeon Phi), 엔비디아 테슬라 등 이종간 컴퓨팅용 코프로세서(Co- processor)를 한층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고, I/O(입출력장치)의 성능을 개선해 전체 성능 효율을 최대 4배까지 향상시켰다.

미리 제온 E7 v2 프로세서를 제공받아 성능을 경험해본 알티베이스 최재남 본부장은 "제온 E7 v2 프로세서로 자체 벤치마크를 실행해본 결과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분석 성능은 94% 향상됐고, I/O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저장장치를 HDD에서 SSD로 교체해보니 처리 효율이 3.2배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높은 안정성, 가용성, 유용성을 제공하는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제온 E7 v2 프로세서는 비지니스 업무에 필수적인 99.99%의 가용성을 제공한다고 인텔은 강조했다. 덧붙여 제온 E7 v2 프로세서는 256비트 암호화 기술 '인텔 AES-NI'를 하드웨어에서 지원한다. 소프트웨어 기반 암호화 기술보다 한층 빠르게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온 E7 v2 프로세서 제품군은 모델별로 6~15코어를 제공하며, 프로세서 속도 역시 1.73~3.40GHz까지 다양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캐시메모리도 18~37.5MB에 이른다.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원하는 기업은 코어가 많은 모델을,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실행하길 원하는 기업은 프로세서 속도가 빠른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DDR4 메모리를 지원하진 않는다. DDR4 메모리를 활용하길 원한다면 차세대 제온 프로세서를 기다려야 할 듯하다.

제온 E7 v2 프로세서는 현재 HP, 델, 후지쯔, IBM 등 주요 X86 벤더에 공급 중이다. X86 벤더들 역시 제온 E7 v2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를 선보이며, 서버 시장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인텔코리아 이휘성 사장은 "제온 E7 v2 프로세서는 처리해야할 데이터가 나날이 증가하는 기업들에게 적합한 서버 플랫폼을 제공한다"며, "인 메모리 데이터베이스 분석 기능을 강화해 빅데이터 분석이나 ERP 솔루션 실행 등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 제온 E7 v2 프로세서
인텔 제온 E7 v2 프로세서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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