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보를 1초 안에 뚝딱, 생활속의 NFC
NFC(Near Field Communication)는 무선 태그 기술(RFID)의 한 분야로,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라면 으레 갖추고 있는 기능이다. NFC는 이름 그대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기기 간의 무선 통신 기술이다.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술로는 블루투스, 적외선 통신, 와이파이 등 다양하지만, NFC만이 가지는 장점도 있다. 복잡한 연결 설정과정 없이 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연결할 기기와 접촉하는 것만으로 연결할 수 있다.
참고기사: 손 안의 스마트 서비스, NFC - http://it.donga.com/12534/
스마트폰에 NFC 기술이 내장되면서 모바일 결제 기능이나 개인정보 식별 기능 등 여러 가지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블루투스 스피커에 NFC 기능을 추가해 접촉 한 번만으로 스마트폰과 페어링(쌍으로 연결) 한다든가, 디지털카메라에 있는 사진을 복잡한 연결과정 없이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등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NFC가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터? 전단? QR코드의 자리를 대체한다
길거리에 있는 포스터, 대형마트 전단 등의 한쪽 구석을 보면 QR코드가 삽입된 것이 많다. 기업은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한정된 전단 공간보다 더 많은 정보를 주려고 한다. 예를 들어 QR코드를 촬영하면 웹 사이트로 연결해 더 자세한 내용을 보여준다든가, 이벤트 페이지로 연결해 할인혜택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QR코드가 삽입된 명함은 명함의 내용을 간편하게 주소록으로 옮길 수도 있다.
하지만 QR코드도 단점은 있다. 구동을 위해서는 카메라가 필요하며(물론 스마트폰 대부분은 이를 갖추고 있다), 이를 인식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번거롭다. 카메라를 실행한 뒤 QR코드를 촬영하고 앱을 통해 이를 인식해야 한다. 이와 달리 NFC는 빠르게 구동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정 애플리케이션이 없어도 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맞대기만 하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NFC 태그를 인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0초 정도로 QR코드보다 반응 속도가 빠른 것도 특징이다.
최근에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도 이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박물관 전시품 이름표 등에 NFC 태그를 부착하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해당 작품에 대한 정보를 음성과 텍스트로 제공하는 웹 사이트로 이어진다. 전시회나 박람회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전시회에는 부스가 매우 많은데, 관람객이 부스를 방문할 때마다 팸플릿(홍보용 소책자)을 받으면 그 양이 엄청나다. 보통 관람객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팸플릿을 그냥 버린다. 이때 부스에 NFC 태그를 부착하고, 스마트폰으로 팸플릿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관람객은 손이 가벼워져 더 많은 팸플릿을 받아갈 수 있으며, 부스를 설치한 기업도 팸플릿 비용을 아낄 수 있다.
NFC를 한 단계 더 응용한 기술도 나왔다. 지난해 열린 광주 비엔날레,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경기 세계도자비엔날레 등에서 등장한 '스마트 매표소'다. 방문객이 행사장에 있는 포스터나 설치형 광고판에 스마트폰을 접촉하면 매표소 앞에서 줄 설 필요 없이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농산물 정품 인증? NFC라면 믿을 수 있다
NFC 기술은 최근 명품 농산물의 정품 인증 서비스에도 쓰이고 있다. 농산물을 포장하는 상자에 NFC 태그를 부착하고, 스마트폰으로 이를 인식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QR코드 방식이 많이 쓰였지만, QR코드는 복사 후 부착하는 방법으로 쉽게 복제할 수 있는 단점이 있었다. 이와 달리 NFC 태그는 복제 가능성이 적다. 복제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며, 복제에 드는 비용과 인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기술을 공급하는 '젤리코스터'는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진품인증서비스를 농산물 이력추적, 친환경농산물 인증서비스 등과 연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BYOD족을 위한 NFC 프린터
몇 해 전부터 자신의 모바일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는 BYOD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사무실이나 집에서만 처리하던 업무를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모바일 기기로 처리한다. 특히 클라우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문서는 물론 SW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내가 앉는 곳 어디든 내 사무실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출력해야 하는 문서는 여전히 번거롭다. 태블릿PC에서 작성한 문서를 PC로 옮겨 인쇄하거나, 와이파이 등의 무선 기능으로 문서를 프린터로 전송/출력해야 한다.
NFC 프린터는 이런 번거로움을 한 번에 해결해준다. 연결과정 없이 모바일 기기를 프린터에 갖다 대기만 하면 바로 인쇄를 시작한다. 모바일 기기에 저장한 PDF 파일을 출력하는 것은 물론, 사진이나 모바일 오피스에서 작성한 문서도 인쇄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은 스캔한 문서나 사진을 바로 모바일기기로 보내는 기능도 갖춰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가전제품에도 NFC가?
요즘은 가전제품마저 스마트해지는 세상이다. 모바일 메신저로 로봇 청소기에 "언제 청소했냐"고 물으면, "아침 10시부터 11시까지 지그재그 모드로 청소했어요"라고 대답한다. 냉장고에 부착된 LCD 화면은 냉장고에 들어있는 식료품 목록이나 유통기한 등을 보여주고, 부족한 것이 있으면 알려준다. 세탁기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원격에서 제어하고 작동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오븐은 조리가 끝나면 사용자 스마트폰에 알려준다.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방식은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등으로 다양하다. 제조사는 이 기능을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NFC 기능을 탑재한다. 스마트폰을 접촉하기만 하면,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전용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NFC를 통해 와이파이/블루투스를 자동으로 활성화하고, 연결까지 할 수 있어 쉽고 간편하다.
최근에는 가전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NFC를 활용하기도 한다. LG전자의 스마트 세탁기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으로 세탁 코스 등의 새로운 기능을 내려받은 후 세탁기에 접촉하면, 기본 세탁 기능 외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방식이다. NFC로 사용자가 직접 제품의 오작동 여부를 점검할 수도 있다. 제품의 NFC 태그에 스마트폰을 접촉하면 오작동 여부를 파악한다. 만약 오작동이 확인되면 필요한 조치사항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어, 간단한 고장은 서비스 기사를 부를 필요도 없다.
생활 속에 들어온 NFC
NFC 기능을 기본 탑재한 스마트폰이 늘어나면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다양해졌다. 스마트폰을 회사 보안카드(출입증) 대신 활용할 수도 있으며, 실내 난방 시스템에 NFC를 적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실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명함에 NFC 기능을 넣으면 1초 안에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다. NFC 송수신 장치도 날로 발전하고 있다. 송수신 장치(모듈)가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무선 전파를 끌어모아 젼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등장해, 사실상 전원 없이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NFC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현재로써도 널리 쓰이고 있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해진다.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줄지 기대해보자.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