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DONGA

LG G플렉스, '휘어지니 정말 좋아요?'

이문규

G플렉스01

한창 스마트폰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 딸아이가 갑자기 묻는다.

"스마트폰이 휘어지면 뭐가 좋아요?"
"글쎄… 니 생각에는 뭐가 좋을 거 같아?"
"음… 얼굴에 맞게 휘어져 있으니 전화 받을 때 편할 거 같은데…"

아마도 G플렉스 TV 광고를 본 모양이다. LG전자 'G플렉스'의 TV 광고에서는 얼굴 굴곡에 맞는 곡선 디스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G플렉스의 화면은 '곡률 700R'의 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반지름 70cm의 원을 그렸을 때 호의 휨 정도를 의미한다. 이를 눈으로 확인하면 스마트폰이 어딘가에 눌려 볼록하게 휘어진 듯한 느낌이다. 아이의 말대로, TV CF의 연출대로 휨 정도가 얼굴 곡면과 거의 흡사해 전화 통화 시(특히 어깨로 지탱하는 경우) 화면 전체가 얼굴에 착 달라 붙는다(그래서 얼굴 자국이 거의 액정 전체에 남는다). 다만 이로 인해 통화감이나 음질이 우수하다고는 판단하기엔 아무래도 무리수가 있다.

G플렉스02
 
LG G플렉스가 '휨'에 있어 경쟁 제품인 삼성 갤럭시 라운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휜 상태에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유연성(탄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G플레스를 엎어 놓은 상태에서 아래로 누르면 화면이 바닥에 닿을 만큼 탄력이 있다. 휘어 있으니 부러질 수 있으리라는 염려는 거둬도 될만하다. 물론 휜 반대 방향으로는 탄력이 거의 없어 무리해서 구부렸다가는 대형참사를 면치 못하겠다.

G플렉스03
 
"그럼 전화 통화 말고 스마트폰이 휘어져서 좋은 게 뭔데요?"
"한달 정도 사용해 보니 좋은 점이 확실히 있긴 해. 요즘 스마트폰은 이제 '성능이 얼마나 좋은가'보다는 '생활에 얼마나 유용한가'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아. 성능은 이미 좋아질 만큼 좋아졌기 때문이지."
 "가장 좋은 건 스마트폰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을 수 있다는 점이야. 신발을 신으려 허리를 구부릴 때, 잠깐 자리에 앉을 때 뒷주머니에서 꺼낼 필요가 없거든. 또 아빠 엉덩이에 맞게 구부러져 있으니 주머니에 넣은 상태로도 불편하지가 않더라고."

G플렉스는 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아무래도 바지 앞주머니보다는 뒷주머니가 휴대하기 편하다. 아울러 앞주머니는 대개 동전이나 라이터 등 금속 소재의 물건을 넣기에 스마트폰은 뒷주머니가 여러 모로 안전하다. 더구나 G플레스는 엉덩이 라인에 맞게 상하로 휘어 있어 다른 스마트폰(특히 5인치 이상)보다 휴대 시 거북함이 없다. 뒷주머니에 넣고 의자에 앉아도 불편함 없을 수준이다. 물론 장시간 앉을 때는 꺼내야 하겠지만 신발을 신을 때나 쪼그려 앉을 때, 전철/버스 의자에 잠깐 앉을 때, 길지 않은 회의/미팅 때도 편안하다. 아마도 '곡률 700R'은 얼굴 라인보다는 엉덩이 라인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닐까.

G플렉스04
 
"그럼 손에 쥘 때는 편한 점이 있어요? 어떤 스마트폰은 가로로 휘어 있어 쥐기도 편하고 손가락으로 화면 터치할 때도 좋을 거 같아서요."
"아빠도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세로로 휜 폰을 사용해 보니 이 나름대로 사용하기 좋던데. 물론 손에 쥘 때는 가로로 휜 게 좋긴 할 텐데, 스마트폰은 쥐고만 있는 게 아니잖니. 넌 스마트폰을 뭐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니?"
"인터넷 검색할 때랑 카톡(카카오톡), 문자메시지 할 때, 음… 그리고 사진 볼 때요."
"그렇지? 그럼 그때 화면은 어느 방향으로 넘기지?"
"그야 아래에서 위로 올리죠."
"그래 맞아. 스마트폰 사용할 때 화면을 넘기는(스크롤) 방향은 거의 대부분 상하 방향이야. G플렉스처럼 상하로 휘어지면 화면을 상하로 넘길 때 눈에 보이는 넘김 효과가 좋더구나. 마치 창문 블라인드 커튼을 올리고 내리는 효과랄까."

이른 바 '가로 휜 폰'과 '세로 휜 폰'에 대한 사용자 경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떤 휨이 실제로 유용할까? 본 리뷰어가 경험한 바로는 세로 휜 폰이 스마트폰 사용 패턴에는 잘 맞는 듯했다. 스마트폰 화면 전화의 대부분이 세로 방향이기 때문이다. 뉴스를 읽든 블로그/카페글을 읽든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을 보고 받는 세로 방향이 기준이기 때문이다. G플렉스는 확실히 화면 세로 스크롤 시 가독성(可讀性)이 우수하다. 위아래로 휜 화면을 따라 스르륵 이동하는 화면이 마치 슬라이드 필름 영상이 넘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영상의 경우 화면을 가로로 돌려 전체화면으로 시청하면, 화면이 두 눈의 시야각에 맞게 안쪽으로 휜 상태가 되어 시각적으로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얻는다.

G플렉스05
 
다만 6인치 화면의 최신 스마트폰임에도 풀HD(1920*1080)가 아닌 HD(1280*720) 화질만 지원하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현재 스마트폰으로 보는 대부분의 영상이 HD급임을 감안하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만한 단점은 아니라 본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요즘 스마트폰은 성능이나 사양보다는 사용 편의에 집중하기 때문이라 '애써' 이해하려 한다.

"아빠 말대로 화면 올리고 내리는데 평평한 화면보다는 부드럽고 좋은 거 같아요. 근데 몸통이 휘어졌으면 그 안에 있는 부품도 다 휘어야 하지 않나요?"
"맞아. 너도 알겠지만 스마트폰에는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거든. 그런데 그 중 배터리가 휘기 가장 어려운 거래. 왜냐하면 배터리는 각종 화학물질로 만들기 때문에 함부로 휘거나 구부리면 폭발하거나 불이 날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LG 배터리 연구소 아저씨들이 연구를 많이 했대."

G플렉스에 내장된 휜 배터리는 LG화학에서 독자 개발한 '스택앤폴딩(Stack&Folding)' 방식이 적용돼 화면 곡률 700R에 맞게 휘어져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무엇보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으며, 휘어 있는 만큼 평면 배터리보다 큰 용량을 담을 수 있다. 실제로 G플렉스의 내장 배터리는 현존 스마트폰 중 가장 큰 용량인 3,500mAh다. 다만 내장형이다 보니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긴 하다. 그래도 큰 용량 덕에 오래 가는 만큼 그동안 G플렉스를 사용하면서 배터리 잔량 때문에 마음을 졸인 적은 한번도 없었다. '배터리 광탈(빛의 속도로 배터리가 소모됨을 비유)' 현상을 보이는 배터리 교체 가능 스마트폰보다는 오래 가는 일체형 스마트폰이 개인적으로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G플렉스06
 
"눈으로 보는 거 말고 다른 거 또 좋은 게 있나요? 제가 며칠 전에 이걸로 게임해 보니까 되게 잘 돌아 가던데…"
"음… 휘어져서 좋은 게 하나 더 있어. 음악 들을 때야. 아빠는 음악을 많이 듣잖니. 다른 스마트폰 사용할 때는 음악 들을 때 소리 잘 들리게 스마트폰을 늘 엎어 뒀잖아. 그런데 G플렉스는 스피커 있는 부분이 휘어져 있으니 화면을 위로 둬도 소리가 막히지 않고 잘 들리더라고. 소리가 바닥을 치고 위로 퍼지는 셈이지. 화면 화질은 조금 부족하지만 성능은 최신 스마트폰답게 든든하단다. 다만 아빠 만의 생각이지만 외장 메모리를 끼울 수 없어 아쉽긴 해. 그래도 메모리가 32GB니 부족하진 않더라고."

G플렉스07
 
"저는 화면이 큰 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이건 엄마 스마트폰 만큼 큰데 몸집은 작아 제가 사용하기에도 불편하지 않더라고요. 근데 엄마 꺼에는 펜이 들어 있는데 이건 없어서 좀 서운해요."
"아빠는 평소에 펜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가 펜 없어도 아무 문제 없던데… 그보다는 전화나 문자메시지 오면 작은 창으로 띄워 보여주는 기능이 정말 좋더라고. 이메일 쓰거나 동영상 보다가 전화가 오면 화면이 바뀌지 않고 작은 창으로만 보여주니까."
"아, 맞아요. 그거 신기했어요. 그리고 화면 톡톡 두드려서 화면 켜고 끄는 것도 신고하고요."

G플렉스08

G플렉스의 '듀얼 윈도우' 기능은 한 화면에 두 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이다. 이를 테면, 이메일 화면과 카카오톡 화면을 위아래로 나란히 배치해 동시 사용하는 것이다. 동료와 메일을 보며 메시지를 주고 받으니 상당히 편리하다. 또한 외국 영화를 재생하며 전사사전을 실행해 영어 공부를 하기에도 좋다. 6인치 화면을 반으로 나누니 화면도 제법 볼만 하다. 위아래 화면 크기(영역)도 조절할 수 있으니 위 화면이나 아래 화면을 크게 혹은 작게 볼 수 있다. 단 듀얼 윈도우에 띄울 수 있는 앱은 정해져 있다.

듀얼 윈도우 외에 '태스크 슬라이더'라는 멀티태스킹 기능이 제공된다. 실행 중인 앱을 세손가락으로 좌우로 밀어 최대 3개까지 저장하는 기능인데, 처음에는 이 기능이 굳이 왜 필요한가 의아했다. 사용하다 보니 이게 앱 간 이동/전환,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사진을 저장해 메일이나 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바로 보낼 때 나름대로 제법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사용에 익숙해 져야 한다. 그래서인지 본 리뷰어에게는 솔직히 활용 빈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근데 이렇게 휘어 있으니 케이스는 따로 못 쓰겠네. 참, 어차피 아빠는 스마트폰 케이스 안 쓰니까 상관 없겠어요."
"아예 안 쓰는 건 아니고, 케이스를 씌우면 너무 두꺼워져서 불편해서 그래. 너도 케이스를 쓰는데 그거 왜 쓴다고 생각해?"
"왜긴요. 흠집 생길까봐 쓰는 거죠. 화면에 필름 붙이는 것도 마찬가지고."
"이건 케이스가 필요 없대. 뒷면 재질이 흠집에 강하기도 하고 흠집이 났다 해도 스스로 고쳐준대."
"와, 정말요? 대박! 어떻게요? 어떻게 고쳐줘요?"

G플렉스의 뒷면 커버는 '셀프힐링(Self-healing)' 기능이 적용돼 자잘한 생활 흠집이 생겨도 자동으로 원상 복구된다. LG전자에 따르면 이 셀프힐링 기술은 유명 자동차 브랜드인 '닛산'의 '인피니티'에 적용된 '스크래치쉴드'와 비슷한 기술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미세한 흠집(스크래치)를 자체 복구한다. 실제로 LG전자는 G플렉스 출시 시연장에서 구리 브러시를 통해 G플렉스 뒷면 커버에 흠집을 발생시킨 다음 몇 분 후에 원상태로 복귀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G플렉스09
 
본 리뷰어가 케이스 없이 한달 남짓 사용한 현 상태를 살펴봐도 눈에 띌 만한 흠집은 보이지 않는다. 뒷면 커버 재질 자체가 흠집에 강한 덕일 수도 있고(혹은 커버 색상이 진회색 계열이라 잘 안보일 수도 있다), 셀프힐링 기술로 잔 흠집이 복구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작정하고 금속 물질로 박박 긁어 대면 그 흠집은 절대 복구할 수 없다. 셀프힐링 기술이 적용됐다고 칼이나 열쇠 등으로 애써 긁어 놓고 왜 복구 안 되냐고 불평할 사람은 없으리라 기대한다. 결론적으로, 셀프힐링은 커버의 잔흠집을 예방하는 G플렉스 만의 특징임은 분명해 보인다.

G플렉스10
 
"세계에서 처음으로 휘어진 스마트폰이 나온 거라 하셨잖아요. 그럼 앞으로도 이런 스마트폰이 계속 나올까요?"
"처음이라 그런지 '휘어진 화면' 기술도 더 발전해야 돼. 그래도 세계 최초의 휜 스마트폰을 우리나라 회사에서 만들었으니 자부심은 가질 만해. 스마트폰도 그렇고 컴퓨터 제품도 그렇고, 앞으로는 성능보다는 기능이 좋은 제품이 인기를 얻을 거야. '기술은 사람은 향한다'는 말 들어봤지? 기술이라는 건 결국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 필요한 거거든. 그런 면에서 아빠는 G플렉스를 참 이롭게 사용했던 거 같아."
"근데 지금까지 아빠 말을 들으니 집앞 핸드폰 가게 아저씨가 물건 판매하는 거 같아요."
"……"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