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박스 원은 게임기가 아닙니다.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죠"

강일용 zero@itdonga.com

8세대 게임 콘솔(게임기) 전쟁이 시작됐다. 주역은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원(Xbox One)'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PS4)다. 이 가운데 PS4는 오는 17일 국내 발매가 확정된 상황. 반면 엑스박스 원의 국내 발매일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한국MS는 9일 광화문 사옥에서 엑스박스 원을 시연하고, 그 기능과 특징을 소개했다.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원

이날 엑스박스 원을 소개하기 위해 방한한 MS 테리 페럴 매니저는 "엑스박스 원은 전작 엑스박스360과 추구하는 목표가 전혀 다른 기기"라고 강조했다. 엑스박스360은 최고의 게임기를 목표로 설계된 제품으로 발매 이후 '엑스박스 라이브'나 '키넥트' 등 부가 기능이 추가된 반면, 엑스박스 원은 처음부터 게임, 영화, TV, 음악, 영상통화, 애플리케이션(앱)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목표로 설계됐다는 뜻이다. 당연히 엑스박스 라이브, 키넥트 등을 기본 기능으로 품고있다. 엑스박스 라이브는 전세계 사용자 4,800만 명(유무료 회원 합산)을 갖춘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이밍 네트워크다. 키넥트는 사용자의 움직임, 음성 등을 감지할 수 있는 모션 센서로, 다른 모션센서와 달리 사용자가 보조 모션기기를 들고 있지 않아도 된다.

엑스박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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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 원의 4가지 특징

테리 매니저는 엑스박스 원은 4가지 특징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첫째, 강력한 게임 라인업. 둘째, 향상된 엑스박스 라이브, 셋째, 통합 게임+엔터테인먼트 기기. 넷째, 아시아 소비자를 위한 특화 기기.

그는 엑스박스 원은 '포르자모터스포츠5', '콜오브듀티 고스트' 등 최신 게임 타이틀뿐만 아니라 '타이탄폴', '헤일로5' 등 다양한 독점작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탄폴, 헤일로5는 북미 시장에서 매우 큰 기대를 받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상당한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프렌차이즈다.

엑스박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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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엑스박스 라이브는 단순히 게이머의 프로필을 저장해주는 것을 넘어, 기기의 성능을 뒷받침하는 '컴퓨팅 자원 임대형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밝혔다. 사용자의 프로필을 온라인에 저장해 어떤 기기에서 로그인하든 동일한 설정으로 기기를 사용할 수 있고, 제품의 부족한 성능을 분산 컴퓨팅을 통해 보조한다는 뜻이다.

또, 영화, 드라마, 음악 등 기존 스마트TV나 셋톱박스가 갖추고 있던 콘텐츠도 엑스박스 원을 통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북미에선 넷플릭스 등 쟁쟁한 콘텐츠 배급사와 제휴해 다양한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테리 매니저는 키넥트는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며, 다양한 키넥트 게임을 공급해 사용자의 호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엑스박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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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능과 음성 인식 그리고 완벽한 멀티태스킹이 강점

테리 매니저가 엑스박스 원의 기능을 시연하는 동안 2가지 기능이 눈에 띄었다. 하나는 강력한 음성인식 기능이다. 엑스박스 원에 동봉된 키넥트는 센서를 개선해 카메라 인식 범위가 60% 향상됐고, 보이스 터널링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가 거실 내에서 말한 음성을 정확히 잡아낸다.

음성명령 시동어는 'Xbox'다. 예를 들어 "Xbox, Show my stuff(엑스박스, 내 것을 보여줘)"라고 말하면 사용자가 즐겨찾는 게임, 영화, 음악, 앱 등을 보여주고, 게임 실행 도중 "Xbox, Snap"이라고 말하면 게임이 일시 정지되며, 기기에 설치된 앱을 화면 좌측 조그마한 창(snap)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게임, 앱, 인터넷 실행 등 대부분의 작업을 음성으로 실행할 수 있다.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원

다른 하나는 엑스박스 라이브다. 엑스박스 라이브에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일단 사용자 프로필 및 설정 등이 모두 엑스박스 라이브의 클라우드 서버에 자동 저장된다. 매치메이킹(온라인에서 같이 게임을 즐길 상대방을 찾아주는 기능)도 개선됐다. 자신의 플레이 수준에 맞는 상대방을 자동으로 찾아주며, 비매너 플레이어를 회피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결정적으로 치트 플레이어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모든 멀티플레이를 MS의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도록 했다. 풀 데디케이트 서버를 지원한다는 뜻. P2P 방식의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때문에 미국, 유럽 등 멀리 떨어져있는 상대방과 멀티플레이를 즐겨도 렉(지연 현상)이 그다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가장 가까운 MS의 서버가 홍콩, 싱가포르에 있는 만큼 국내 사용자는 미세한 렉을 느끼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구의 플레이 데이터를 내려받아 고스트 플레이어와 유사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완벽한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게임 실행 도중 언제라도 다른 영화, 음악, 앱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멀티플레이 상대방을 찾게 명령해놓고, 그 동안 영화, 음악 등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 동영상 녹화 기능이 추가된 점도 흥미롭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영상 녹화를 음성으로 명령하면 최대 5분까지 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 경쟁 제품보다 녹화 시간은 다소 짧지만, 대신 다양한 편집 기능을 지원한다. PIP 기능을 통해 게임 영상 옆에 사용자의 음성이나 영상을 추가할 수 있다. 게임 동영상은 엑스박스 라이브 서버 또는 스카이 드라이브에 업로드 할 수 있다. 스카이 드라이브에 업로드한 영상은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 있다.

콘트롤러도 향상됐다. 호평받은 전작을 바탕으로, 아날로그 스틱과 십자키의 감도를 개선했다. 현존 최고의 게임 콘트롤러라고 자부할 만하다. 또, 스마트글래스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보조 콘트롤러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화면엔 TV 화면과 다른 영상이나 UI가 나타난다. 닌텐도의 위유(Wii U) 콘트롤러와 유사한 기능이다.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원

엑스박스 원은 게임에 집중한 PS4와 달리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추구한다. 결국 제품의 성패는 '게이머에게 게임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얼마나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나'에 달렸다. '게임에 집중하지 않은 기기는 실패한다'는 게임기 시장의 징크스를 엑스박스 원이 과연 깨뜨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엑스박스 원의 국내 발매일과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엑스박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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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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