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라운드'가 아니라 '갤럭시기와'... 삼성의 첫 시도는 반쪽짜리?
삼성전자, 업계 최초로 커브드(Curved, 휘어진) 스마트 폰 '갤럭시 라운드' 발표
공개 후 외신 및 소비자 반응 "기대 이하", 네티즌 '갤럭시 기와' 풍자
휘어진 디스플레이에 일반 배터리 탑재… 좌우로 밖에 휠 수 없는 구조적 한계 존재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세계 최초로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를 발표했다. 갤럭시 라운드는 화면이 평평한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화면이 좌우로 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도 11월 중 'G 플렉스(가칭)'라는 커브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 휘어진 스마트폰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제품 출시 전부터 관련 부품을 공개하는 등 삼성, LG 계열사 간 관련 부품 기술력 공방도 뜨거웠다.
하지만 해외 매체를 중심으로 갤럭시 라운드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미국 IT 전문 매체 씨넷(CNET)은 "수평적으로 둥그렇게 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어떤 이익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고, 벤처비트(VentureBeat)는 "소문으로 돌던 삼성전자의 곡선 스마트폰을 보고도 아무런 느낌을 받을 수 없었으며, 왜 그런지는 묻지 말아 달라"고 보도했다.
국내 네티즌들도 갤럭시 라운드를 '갤럭시 기와'라고 부르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을 기대했는데, 고작 기왓장을 만들다니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클리앙, 뽐뿌 등 IT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엔 여러 종류의 기왓장 사이에 갤럭시 라운드를 함께 배열한 풍자 이미지가 돌아다니기까지 했다.
세계 최초로 커브드 스마트폰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로 호응이 적은 것은 갤럭시 라운드가 반 쪽짜리 커브드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갤럭시 라운드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면에 일반 강화유리를 채택했다. 또 배터리 역시 휘지 않고 평평하다. 기존 스마트폰용 배터리와 다를 바 없다. 제품은 휘어있지만, 디스플레이 외에 다른 부품은 일반 스마트폰과 동일하다. 때문에 기존 스마트폰과 디자인적으로 별다른 차이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갤럭시 라운드의 배터리를 살펴보면 평평할 뿐만 아니라 두께도 얇다. 배터리 용량도 비슷한 사양의 갤럭시 노트보다 400mAh 적은 2,800mAh다. 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배터리 용량을 희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공간을 절약해 제품을 좌우로 휘게 했다는 뜻이다. 때문에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라운드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제품을 너무 급히 설계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플렉서블 스마트폰(자유롭게 휘는 스마트폰) 시대로 가는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갤럭시 라운드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하지만 진정한 커브드 스마트폰이라고 하기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사용자에게 커브드 스마트폰이 필요한 이유와 가치를 알려야 한다. 여기에 커브드 스마트폰의 성패가 달려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