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콤도 태블릿PC 만들었다

나진희 najin@itdonga.com

와콤
와콤

'for a creative world(창조적인 세계를 위해)'

와콤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와콤은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25일 '2013년 하반기 신제품 쇼케이스'를 열었다. 와콤의 새로운 비전과 제품 라인업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보통 사람들은 '태블릿'이라 말했을 때 애플 아이패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등 태블릿PC를 떠올릴 것이다. 매끈한 '널빤지' 모양의 제품으로 화면을 터치해 인터넷도 하고 게임도 하는 그것 말이다. 하지만 디자이너, 애니메이터, 예술가 등 그래픽 분야 종사자에게 태블릿은 'PC와 연결해 전자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도구'다. 그들에게 태블릿은 군인의 총, 학생의 필기구 정도로 중요하다. 와콤은 태블릿 업계에서 30년간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한 기업이니, 그래픽 업계 종사자에게 든든한 아군과 같다.

신티크 컴패니언
신티크 컴패니언

그런 와콤이 비전을 새로 정립하고 제품 라인업도 새롭게 맞췄다. 바로 '모바일'과 '클라우드'라는 가치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이날 발표한 7가지 신제품 중 'CINTIQ(신티크) 컴패니언(Companion)'이 가장 전략 제품인 것만 봐도 그렇다. 신티크 컴패니언은 와콤이 만든 전자펜이 있는 태블릿PC다. 이 제품은 (와콤에 따르면) 그래픽 업계 전문가들의 뜨거운 요청과 호응으로 만들어졌다. 신티크 컴패니언에 대해선 아래에 자세히 설명한다.

제품 라인업의 변화

와콤
와콤

소비자라면 비전보단 제품 라인업의 변화가 더 궁금할 것이다. 와콤은 기존 기술과 제품 기반 라인업을 구매자 기반으로 바꾸었다. 제품 구매 군을 일반 소비자, 초보 그래픽 종사자, 전문가 등으로 세분화한 것.

◇초보 = 뱀부

와콤은 일반 소비자용 스타일러스와 미니 태블릿(전문적인 그래픽 작업용은 아니다)에 '뱀부(Bamboo)'라는 브랜드를 붙이기로 했다. 뱀부 스타일러스와 뱀부 패드가 대표적이다. 또한, 자사 제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이름에도 뱀부를 쓴다. 뱀부 페이퍼(PAPER)와 뱀부 룹(LOOP)이 그것이다.

◇중수 = 인튜어스

전자펜을 이용해 그래픽 작업을 하는 태블릿 제품은 기존과 같이 인튜어스라는 브랜드를 쓴다. 그럼 이전의 보급형 태블릿이던 뱀부 태블릿은 어떻게 되는가? 보급형 태블릿은 이름을 '인튜어스(Intuos)'로 바꿨다. 보급형 태블릿이든 고급형 태블릿이든 이제 태블릿 제품의 이름은 인튜어스다. 다만, 이 둘을 구별하기 위해 꼬리표를 살짝 붙인다. 보급형 태블릿은 인튜어스, 고급형 태블릿은 인튜어스 프로다.

◇고수 = 신티크

고급 사용자를 위한 제품은 신티크 라인이다. 그중 대표 제품이 앞서 말한 태블릿PC, 신티크 컴패니언이다.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신티크 컴패니언'

신티크 컴패니언 하이브리드
신티크 컴패니언 하이브리드

가장 큰 호기심을 잡아끈 것은 신티크 컴패니언이었다. 태블릿 기업 와콤이 태블릿PC를 만들다니. 무척 흥미롭다. 신티크 컴패니언 제품은 2종이다. 신티크 컴패니언과 신티크 컴패니언 하이브리드. 전자는 윈도8 기반 제품이고 후자는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신티크 컴패니언이 더 고급형 제품으로 윈도8 기반이라 어도비(Adobe)의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전문 그래픽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좋다. 신티크 컴패니언 하이브리드는 평소 PC와 연결해 사용하다가 이동 중에는 안드로이드 앱을 활용해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제품이다.

디자인은 기존 와콤 태블릿PC에 터치 디스플레이, 스피커, 입력 포트 등을 탑재한 느낌이다. 자주 쓰는 기능을 불러오는 기능키들이 제품 왼쪽에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신티크 컴패니언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용량은 256GB SSD나 512GB 중 선택할 수 있다. 오는 10월 중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신티크 컴패니언
신티크 컴패니언

행사장에서 직접 신티크 컴패니언을 사용해 보았다. 디스플레이가 13.3인치라 해상도 문제로 포토샵 툴 등이 너무 작아 보이는 문제는 있었지만, 보편적인 그래픽 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평소 여러 곳을 이동하며 작업을 하는 사용자라면 무척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제품이다.

뱀부 패드가 마우스를 대체하려나?

뱀부패드
뱀부패드

뱀부 패드를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손바닥만 한 태블릿 제품으로 PC에 연결해 마우스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타일러스뿐 아니라 손동작도 인식한다. 사진에 간단한 낙서나 메모를 하거나 서명을 할 때 활용도가 높다. 또한, 마치 태블릿PC에서 그러하듯 스와이프(Swipe) 동작으로 사진, 웹페이지 등을 넘겨 볼 수 있다. 제품은 유선/무선 두 가지다. 이외 다른 와콤 제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와콤 홈페이지(http://www.wacomkorea.com/)에서 볼 수 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이날 같은 비슷한 시각에 삼성전자 갤럭시기어 발표 행사가 있었다. 다행히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많은 기자가 행사장을 찾았다. 와콤 측에서도 '삼성전자가 아니라 와콤 행사에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창조'를 강조하는 기업 문화 때문일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그래픽 관련 종사자가 많기 때문일지. 와콤의 발표는 상당히 감성적인 느낌이었다. 프레젠테이션의 색상도 다채로웠고 흥미를 끄는 제품 소개 동영상 덕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한국와콤 서석건 사장이 창립 30주년이 된 와콤을 '중년의 나이에 들었다'고 표현한 부분도 재미있었다. 30세면 이립(而立)이라고 뜻을 세우는 나이인데, 이에 맞춰 와콤은 새로운 비전으로 자신의 뜻을 세운 걸까?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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