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역LTE 속도 직접 재보니... 다운로드는 ↑ 업로드는 →
KT가 광대역LTE를 개시한다고 14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지난 주파수 경매 때 1.8GHz 주파수를 할당 받은 덕분이다.
광대역LTE란 20MHz 대역폭(2차선)만 사용하던 기존 LTE에 인접한 20MHz 주파수(+2차선)를 추가 적용해 LTE통신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KT의 광대역LTE는 40MHz 대역폭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35MHz 대역폭을 사용한다. 할당 받은 1.8GHz 주파수가 15MHz이기 때문.
이론 상으로는 기존 LTE 속도를 1.5배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다. 최대 75Mbps였던 LTE 통신 다운로드 속도가 100Mbps로 향상된다. LTE-A에 근접한 속도다. KT는 광화문 사옥에서 광대역LTE의 속도를 측정해본 결과 다운로드 속도가 81.7Mbps가 나왔다고 자신했다.
광대역LTE의 또 다른 장점은 단말기 교체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LTE의 뒤를 잇는 차세대 통신 방식 LTE-A는 LTE-A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지만, 광대역LTE는 기존 LTE 단말기로도 한층 빨라진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 옵티머스LTE 등 예전 LTE 단말기부터, 갤럭시S4, 아이폰5 등 비교적 최신 LTE 단말기까지 모두 적용된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에 아무런 추가 설정을 할 필요가 없다. 이동통신사가 기지국만 업그레이드하면 알아서 속도가 빨라진다.
또한 빨라지는 속도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인데, 광대역LTE를 적용하면 트래픽 관리에도 유리하다. 원래 사람이 붐비는 혼잡 지역에선 데이터 통신 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떨어지지만, 광대역LTE를 적용한 지역에선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드물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차선이 늘어난 것과 같기 때문이다. 2차선만 있어서 상습적으로 정체가 발생하던 지역에 2차선을 추가해 교통정체를 완화한 셈.
어라, 두 배 가까이 빨라졌네?
그렇다면 광대역LTE가 적용된 장소에서 사용자는 얼마나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 통신을 사용할 수 있을까. 광대역LTE가 적용된 장소와 일반 LTE가 적용된 장소에서 일반 LTE 단말기인 애플 아이폰5로 데이터 통신 속도를 측정해봤다.
KT는 보도자료를 통해 강남, 종로, 서초 등 인구밀집 지역부터 광대역LTE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먼저 강남부터. 광대역LTE가 적용된 강남역에서 16일 아침 측정해본 결과 '다운로드 43.19Mbps, 업로드 17.54bps'로 나타났다. 9월 초 같은 장소에서 측정한 결과는 '다운로드 25.38Mbps, 업로드 15.31Mbps'였다. 데이터를 내려받는 속도가 약 1.7배 더 빨라졌다.
삼성역의 사례는 더욱 극적이다. '다운로드 48.05Mbps, 업로드 16.73Mbps'로 나타났다. 9월초 측정한 결과는 다운로드 '23.79Mbps, 업로드 17.50Mbps'였다. 내려받는 속도가 약 2배 향상됐다.
이론상으론 데이터 통신 속도가 1.5배 가까이 빨라진다고 했는데 실제로 측정해보니 거의 2배 가까이 향상됐다. 이유가 뭘까.
답은 트래픽이다. 강남역, 삼성역 등 인구밀집 지역은 유동인구가 많아 LTE통신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강북 수유역에서 LTE 통신 속도를 측정해본 결과 '다운로드 35.06Mbps, 업로드 14.54Mbps'로 나타났다. 이게 정상적인 LTE 통신 속도다.
때문에 강남 지역 속도가 2배 가까이 향상된 것이 이해된다. 현재 강남 지역은 유동인구가 많아 LTE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광대역LTE를 적용함으로써 '속도 향상'과 '트래픽 해소'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셈이다.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에선 트래픽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론 대로 1.3~1.5배 향상된 속도를 체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더 알 수 있다. 이번 KT의 광대역LTE는 다운로드만 적용됐다. 업로드는 적용되지 않았다. 업로드 속도는 기존 LTE와 비슷하다. 사용자들이 쉽게 느낄 수 있는 다운로드 속도만 향상 시키는데 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KT의 광대역LTE는 강남, 종로, 서초 등 사용자가 향상 폭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인구밀집 지역부터 적용된다. 이후 서울, 주요 광역시 등 전국에 순차적으로 적용해나갈 예정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