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7 예비 정식판, 미리 만나봤다
'환호와 실망', 애플 iOS7은 공식 공개 이전임에도 이 두 가지 평가를 모두 받고 있다. 지난 9월 11일(한국 시각), 애플은 세간의 관심 속에 아이폰5S, 아이폰5C, iOS7 등을 공개했다. 아이폰5S/5C는 아이폰의 새 모델이고, iOS7은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의 새 버전이다. 마치 모든 관심이 아이폰5S/5C에 쏠린 듯해 보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미 애플 제품을 구매한 사람에게는 iOS7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9월 12일 기준 iOS의 가장 최신 버전은 iOS6.1.4다. iOS7은 앞자리가 바뀌는 만큼 디자인부터 기능까지 대대적으로 변화했다. 지난 WWDC2013에서 iOS7의 전체적인 모습이 공개된 이후 '예쁘고 편리해보인다'부터 '애플만의 디자인적 감성이 떨어졌다', '안드로이드의 기능을 많이 베꼈다' 등 그 평가가 다양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보는 것'과 직접 '써보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iOS7의 업데이트 시작을 앞두고 IT동아가 사내 개발팀의 도움으로 iOS7 GM(Gold Master) 버전을 직접 체험해 봤다. GM 버전은 iOS 개발자를 위해 애플이 제공하는 베타 버전 '최종판'이다. 보통 이 GM 버전이 iOS 정식 버전으로 출시된다. 이번 기사는 아이폰4S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안드로이드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번 iOS7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을 하나 꼽으라면 알림센터, 제어센터의 추가다. 마치 안드로이드의 알림창 기능과 유사하다. 알림창은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내렸을 때 나타나는 창을 말한다. 여기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데이터, 자동 회전 등 다양한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iOS7 제어센터, 알림센터는 '안드로이드 따라쟁이'란 비난을 받을지언정 확실히 편리하다. 와이파이를 끄기 위해 '설정' 앱에 들어가 와이파이 버튼을 누른 후 스위치 버튼을 누르는 수고가 줄었다.
iOS7 알림센터는 화면 위에서 내려온다. 여기서 사용자의 일정, 날씨, 주식 동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화면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이 안드로이드 알림창의 역할과 비슷한 제어센터다. 제어센터에서 에어플레인 모드,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 방해 금지 모드, 자동 회전 기능 등을 껐다 켤 수 있다. 또한, 밝기 조절, 음악 재생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손전등, 계산기, 스톱워치 등 일상에서 많이 쓰는 기능을 추가한 점이 편리하다. 손전등 기능 같은 경우 이미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여타 손전등 앱의 인기가 사그라지진 않을까 걱정될 정도.
시리(Siri), 더는 계륵이 아니다
시리가 놀라울 정도로 똑똑해졌다. 솔직히 국내 사용자 중 평소 시리 기능을 애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일단 시리가 말도 잘 못 알아듣고, 특정 휴대폰 기능은 시리로 제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시리가 달라졌다.
iOS7 시리는 이전 버전 시리보다 한국어 발음도 더 매끄럽고, 한국어 발음도 더 잘 인식한다. 무엇보다 블루투스 설정 등의 다양한 휴대폰 기능을 시리로 제어할 수 있다. 센스도 늘었다. 여러 질문에 재치있는 답변을 쏟아낸다. 시리와 온종일 대화하며 놀아도 재밌을 것 같다.
우리 지역 사람들은 무슨 앱을 많이 받지?
현재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앱스토에어서 앱을 추천한다. 만약 사용자가 경기도에 있다면 경기도 버스 앱을, 서울에 있다면 서울 버스 앱을 추천해 줄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보단 미국, 중국 등 땅이 넓어 지역별 특색이 각양각색인 국가에서 그 활용도가 높겠다.
기본 카메라에 8가지 필터 적용
카메라 기능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 희소식이다. 기본 카메라 앱이 진화했다. 일반 사진 촬영/비디오 촬영 모드 외에도 정사각형 프레임으로 사진을 찍는 '정방형' 모드와 사진에 효과를 넣는 필터 9가지가 추가됐다.
촬영 화면을 오른쪽, 왼쪽으로 미는 스와이프 동작으로 빠르게 사진 촬영/ 비디오 촬영/ 정방형 촬영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사진을 찍는 도중 필터가 적용되면 어떤 분위기일지 미리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미 필터를 적용한 사진의 효과도 나중에 뺄 수 있다.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무척 획기적인 부분이다.
부드러워진 디자인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부드럽고 감성적이다. 예전 버전의 디자인을 검은색 테두리/불투명의 느낌으로, iOS7의 디자인은 테두리없는 파스텔톤/반투명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디자인에 관한 부분은 개인 취향의 문제라 의견이 분분해보인다. 하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공간을 더 넓고 효율적으로 이용한단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아이폰 화면 크기가 여타 스마트폰보다 작다보니 UI 설계 시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많이 신경 쓴 것 같다.
아이튠즈 라디오
iOS7부터 아이튠즈 라디오 기능이 추가됐다. 이름 그대로 아이튠즈 내 개설된 방송국에서 실시간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라디오로 듣는 음악에 따로 돈을 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튠즈 라디오도 무료로 듣는다. 다만 라디오를 듣는 도중 원하는 음악 파일을 아이튠즈에서 구매한다면 당연히 돈을 내야 한다. 사용자는 새로운 음악을 많이 알게 되어 좋고, 애플은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좋다.
시계 앱의 초침/분침/시침이 움직인다
이외에도 다양한 변경 사항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전 버전의 시계 앱 아이콘은 10시 15분에 멈춰 있었다. 그러나 iOS7의 시계 앱은 정말 시계 그 자체로 작용한다. 자세히 보면 시곗바늘이 움직이며 실시간으로 시간을 알려준다. 화면 상단의 디지털 시계와는 달리 아날로그적인 느낌이다.
언뜻 이전 버전의 화면 가장 왼쪽에 있는 '검색' 기능이 없어진 것 같아 당황했다. 그러나 없어진 것이 아니고 화면 위로 숨었다. 화면 가운데 부분을 손가락으로 터치한 후 아래로 살짝 내리면 위에서 검색창이 내려온다. 아쉽게도 구글 검색 등은 안되고 단말기 내의 콘텐츠만 검색한다. 그래도 어떤 화면, 어떤 앱 실행 시에도 이 검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편리하다.
벨소리/알림 소리도 새로워졌다. 솔직히 이전의 벨소리들은 공 튀기는 소리, 나팔 소리, 개 짖는 소리 등 공공장소에서 벨소리로 하기 조금 쑥스러운 것들이 많았다. iOS7의 벨소리/알림 소리는 멜로디가 있는 콘텐츠가 많아 활용도가 높을 듯하다. 또한, 새로운 벨소리를 아이튠즈에서 받을 수 있는 버튼도 추가됐다. 1~2달러 정도의 가격을 내면 원하는 벨소리를 추가할 수 있다. iOS7 이전 버전 벨소리도 '클래식'이라는 분류 아래에 제공한다.
이런 점은 아쉬워
몇 가지 불편한 점도 생겼다. 녹음 앱으로 소리를 녹음할 때 이전과 달리 매번 파일명을 지정해야 한다. '새로운 녹음', '새로운 녹음2', '새로운 녹음3' 등 기본으로 지정되긴 하지만 '확인'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조금 귀찮다.
또한, 아직 정식 버전이 아니어서인지 아이패드 3세대에서는 가끔 기능이 먹통 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아무래도 GM 버전이라 그 마무리가 완벽하진 않은 듯싶다.
애플이 자랑한 '기울기 센서'를 이용한 입체감 있는 홈화면은… 글쎄, 신기하긴 하지만 그다지 효용성이 높아 보이진 않는다. 혹시 이 기능 구현으로 배터리가 더 빨리 소모되진 않을까 걱정이다.
정식 버전은 언제 나오나
iOS7 정식 버전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8일쯤 만나볼 수 있으리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iOS7이 들어간 아이폰5S/5C의 첫 공식 출시는 20일이지만 그간 운영체제 업데이트는 공식 출시일 1~2일 이전에 제공되었다.
iOS7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애플 제품은 아이폰4 이상, 아이패드 2세대 이상, 아이패드 미니, 아이팟 터치 5세대 이상이다. iOS7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애플 iOS7 페이지(http://www.apple.com/kr/iOS/)에서 볼 수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