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이어 스마트폰도 최초, 64비트 스마트폰 '아이폰5S'

IBM과 함께 최초의 64비트 컴퓨터를 출시한 애플이 다시 한번 최초의 64비트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바로 '아이폰5S(iPhone 5 S)'다.

애플이 10일(현지시각) 미국 쿠퍼티노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개최하고 아이폰5의 뒤를 잇는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5S를 공개했다. 전작과 차별화되는 아이폰5S만의 특징은 세 가지, '64비트 프로세서'와 '지문 인식 기능' 그리고 '화질을 개선한 카메라'다.

일단 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64비트를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아이폰5S에 내장된 A7 프로세서는 64비트를 지원하는 최초의 모바일 프로세서다. 반면 시중의 스마트폰은 모두 32비트 기반이다.

64비트를 지원하면 얻을 수 있는 장점은 뭘까. 일단 메모리(RAM)를 4GB 이상 인식할 수 있다. 또, 응용 프로그램(앱) 처리 속도가 한층 빨라진다. 이론 상 최대 2배 향상된다. 애플 필립 쉴러(Philip Schiller) 부사장은 "A7은 A6와 비교해 프로세서 처리 능력이 2배 가까이 향상됐다"고 행사장에서 밝혔다.

아이폰5S의 메모리는 1GB로, 전작과 같다. 때문에 4GB 이상의 메모리를 인식할 수 있다는 장점은 조금 빛이 바랜다. 아이폰5S가 64비트를 지원하면서 얻은 장점은 '응용 프로그램 처리 속도 향상' 하나 뿐이다. 처리 속도가 빨라진 만큼 게임 실행이나 사진, 동영상 편집 등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작업도 더욱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쉴러 부사장은 "아이폰5S는 64비트 아키텍처를 지원함으로써 데스크톱PC급 성능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했다.

A7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애플이 직접 설계한 프로세서다. 64비트 지원 외에도 Open GL ES 3.0을 지원하는 점이 눈에 띈다. Open GL ES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 용으로 한층 실감 나는 3D 게임을 제작할 수 있게 크로노스 그룹이 고안해낸 프로그래밍 제작 도구다. 애플은 행사장에서 64비트 아키텍처와 Open GL ES 3.0을 적용한 고사양 3D 게임 '인피니티 블레이드3(Infinity blade3)'를 공개하며, 아이폰5S만큼 게임 실행 능력이 뛰어난 스마트폰은 없다고 강조했다.

제대로 된 64비트의 성능을 내려면 앱이 64비트 기반으로 설계돼야 한다. 애플은 아이폰5S와 함께 32비트 앱을 64비트로 전환할 수 있는 개발 도구를 함께 공개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3를 제작한 에픽 관계자는 "32비트로 개발 중이던 인피니티 블레이드3를 64비트로 전환하는데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개발도구 사용소감을 피력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3는 아이폰5S와 동시 출시된다.

또한 자이로스코프, 가속도계, 나침반 등 위치 및 동작을 인식하는 센서를 한데 모아 M7 보조 프로세서를 제작하고, 이를 아이폰5S에 내장했다. 위치 데이터를 수집할 때 전력소모를 줄여준다.

지문 인식 기능도 추가했다. 보안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문 인식을 통해 다른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막는다. 사용자의 비밀번호의 역할도 한다. 앱스토어나 아이북스에서 콘텐츠를 구매할 때 입력해야하는 비밀번호를 사용자의 지문으로 대체할 수 있다. 또, 애플은 특정 앱이 지문 인식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개발도구를 함께 공개했다. 금융, 온라인 게임 등 보안이 중요한 분야에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지문 인식 센서는 홈 버튼 밑에 숨어있다. 센서를 보호하기 위해 홈 버튼 위에 사파이어 글래스를 덧붙였다.

카메라 기능도 한층 강화했다. 화소수는 800만 그대로다. 하지만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1.3배 늘렸다. 크기를 1/2.5인치에서 1/1.8인치로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 고급 콤팩트 카메라와 대등한 크기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커지면 커질 수록 더욱 고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애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시중의 콤팩트 카메라와 대등한 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며, "폰카 대신 카메라로 불러달라"고 밝혔다.

이미지 센서를 교체한 덕분일까. 동영상 촬영 기능도 강화됐다. 풀HD(1,920x1,080) 해상도 30프레임 영상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전작과 같지만, HD(1,280x720) 해상도 120프레임 영상 촬영 기능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특정 부분을 느리게 재생할 수 있는 슬로우 모션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강화된 후면 카메라를 보조 하기 위해 듀얼 LED 플래시도 탑재했다. 싱글 LED 플래시보다 더욱 자연스럽고 밝은 사진을 확보할 수 있다.

제품 디자인은 전작과 같다. 무게와 크기 모두 동일하다. 화면 역시 4인치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해상도 1,136x640) 그대로다. 저장 공간은 모델 별로 16GB, 32GB, 64GB이고, 제품 색상은 검은색&회색, 하얀색&회색, 금색 세 가지다. 배터리 용량은 아이폰5보다 조금 향상됐고, LTE와 TD-LTE를 지원한다. 아쉽게도 LTE-A는 지원하지 않는다.

아이폰5S의 운영체제는 iOS7이며, 구매자에게 애플의 각종 유료 앱(아이무비, 아이포토, 아이웍스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에는 9월 20일 출시되며, 이후 다른 나라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