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천국 이스라엘에서 보내온 국내 스타트업들을 위한 메시지

강일용 zero@itdonga.com

인구 800만의 중동국가 이스라엘에는 약 4800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있고, 이를 약 800개의 벤처캐피탈이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80%는 자국이 아닌 전세계, 그 가운데 특히 북미시장을 노린다. 전체 고용의 10%이상이 스타트업에서 발생하는 이스라엘, 미국과 함께 양대 벤처 생태계를 갖춘 스타트업의 천국이다.

한국 스타트업의 롤모델인 이스라엘 벤처 생태계의 성장동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SNS 수집 기록서비스 커빙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내일비의 해외 마케팅 담당자 유채원 매니저(Eva), 지난 7월부터 홀로 이스라엘에서 현지 미팅 및 커빙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 그녀가 멘토(Mentor, 스승)가 될 여성 CEO 엠마 부틴를 만났다.

엠마 부틴
엠마 부틴

엠마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크라이언 시스템즈(Kryon Systems)의 설립자이자 현 CEO이며, 전세계 스타트업의 전략기획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비즈니스 분야의 오스카 상이라고 불리는 '스티비어워드(Stevie Award)'를 받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스타트업을 직접 경영하고 여러 스타트업의 컨설팅을 하면서 체득한 10가지 교훈을 엮어 '내가 스타트업 세계에서 배운 10가지 교훈 - The 10 lessons I learned from living the Startup World'이라는 저서를 집필해 올해 6월 이스라엘에서 출판한 바 있다. 이 책은 올해 말 국내에도 발간될 예정이다.

엠마는 그녀의 저서를 바탕으로 10가지의 주제를 담아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성공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엠마 부틴
엠마 부틴

채널1: 저를 봐주세요! 사람들이 사랑하는 서비스 (Look at Me! Getting the user's attention in a

hear bit)

엠마는 스타트업이 사랑 받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 본인의 아이템에 대한 명확한 한 가지 메시지만을 전달할 것을 강조한다. 많은 스타트업 홍보 담당자는 자사 서비스를 홍보하는 자리에서 최대한 많은 걸 뽐내길 원한다. 하지만 엠마는 오직 '한 가지 메시지'만을 전하라고 말했다.

Eva: 소비자에게 전할 한 가지 메시지에 집중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엠마 부틴: 스타트업이 소비자들에게 전할 명확한 메시지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스타트업이 자신의 소비자를 빠르게 파악하고 주의를 끌고 싶기 때문이죠. 당신이 애플리케이션을 하나 개발했다고 합시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는 매달 6만 여 개의 새로운 앱이 출시되고 있고, 이미 수 백만 가지의 앱과 서비스가 널려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소비자가 그 많은 앱 사이에서 당신의 앱을 선택하게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광고는 돈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우리 스타트업은 거두절미하고 소비자의 의식에 바로 침투하고 싶어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Thinking fast and slow'라는 책으로 노벨 경제학 상을 수상한 카네만(Kahneman) 교수는 사람들이 전달 받는 메시지가 너무나 명확할 때, 그리고 이 메시지가 특히 우리 뇌의 감성적이거나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메시지일 때 바로 의사 결정에 도달한다고 말합니다. 때문에 최소한의 자본으로 최고의 효율을 얻어야 할 스타트업은 한 가지 명확하고 간결한 메시지 만을 전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사용자의 주의를 확실히 끌 수 있습니다.

Eva: 한 가지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 사례를 든다면?

엠마 부틴: Waze(웨이즈)를 봅시다. 최근 구글이 인수한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이죠. 2007년에 Waze가 나왔을 당시에는 GPS 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이 없었습니다. Waze의 메시지는 단 한 가지, GPS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고객들이 Waze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별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쉬운 메시지였죠. Waze는 교통체증에 한 발 앞서 'Outsmart traffic'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겁니다.

Pinterest(핀터레스트)의 메시지는 우리가 웹사이트에서 보는 어떤 이미지에도 핀을 꽂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기능적인 메시지를 전했지요.

Twitter(트위터)는 '140개의 글자'를 써서 공유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이것이 전세계의 유명 스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전부였습니다.

Air B&B(에어 비앤비)의 메시지는 사람들이 이 웹사이트를 통해 아파트를 빌리거나 빌려줄 수 있고, 이를 통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지요. 이 메시지로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것들이 아주 쉬운 단 한 가지 명확한 메시지이자, 우리의 뇌에 바로 각인 되는 메시지입니다.

엠마 부틴
엠마 부틴

Eva: 한국의 스타트업 내일비의 사례입니다. 내일비의 주력서비스는 커빙(Cubbyin)이고, 커빙을 알리기 위해 두 가지의 각기 다른 메시지를 전합니다. 첫째는 기능적인 메시지로, 사람들의 10년 동안의 소중한 콘텐츠들을 10분 만에 한 곳에 모을 수 있다고 전합니다. 둘째는 감성적인 메시지인데, 커빙은 '삶의 갤러리'이며 당신의 소중한 추억을 한 곳에 간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엠마씨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엠마 부틴: 둘 다 좋은 메시지입니다. 각 메시지마다 서비스가 제공하는 기능적인 면과 '삶의 갤러리'라는 감성적인 면을 함께 잘 전달했습니다. 그렇다면 실험을 하나 해봅시다. 당신이 친구들에게 새로 내려받은 앱을 설명할 때, 당신은 한 문장으로만 말하죠. "이 앱은 이러한 기능이 있어" 이렇게 한 가지 메시지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전달하는 메시지가 두 가지 이상이면 사람들은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여기 이스라엘에서는 흔히 '할머니 테스트(Grandma Test)'라는 걸 합니다. 제가 할머니께 한 문장으로 앱에 대해 설명하고, 할머니께서 알아들으시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만약 할머니께서도 알아들으신다면 다른 사람들이 듣기에도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셈이지요.

결과적으로 커빙은 두 가지 다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나, 기능과 감성 메시지 가운데 한 가지 메시지만 선택해야 사람들에게 더 전하기 쉬울 것입니다.

Eva: 반면 Better Place(베더 플레이스)라는 이스라엘의 유명한 회사는 에너지 절약, 친환경적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엠마 부틴: Better Place도 아주 좋은 사례입니다. 말한 것처럼 그 회사는 에너지 절약, 친환경 에너지와 같은 간결하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지요. 하지만 문제는 르노(Renault) 자동차와 계약을 맺으면서 발생했습니다. 르노 자동차는 가격이 민감한 사람들을 표적 시장으로 합니다. 즉, 르노자동차와 Better Place를 함께 선택한 고객군은 자동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격에 민감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고객들에게 마케팅으로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고 전달한 겁니다.

여기서 소비자들이 헷갈리는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에게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 경제적입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친환경적인 만큼 좀 더 비쌀 수 있어요'라고 상반되는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했습니다.

감성적 메시지에 기능적 메시지를 더하거나, 두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면 고객들은 결국 헷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 떠나게 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한 가지 시장에 한 가지 명확한 메시지만을 전달해야 성공적인 스타트업 서비스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엠마 부틴의 첫 번째 메시지.

Grandma Test(할머니 테스트): 할머니께 설명 드려도 당사자가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서비스. 창업가는 본인의 아이템의 성격을 파악해 기능적 메시지와 감성적 메시지 가운데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지 정한 뒤, 해당 메시지 만을 전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과유불급: 아이템의 많은 기능을 전달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자칫 단 하나의 메시지조차 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가장 강력한 메시지로 명확히 시장에 자리매김해야 한다.

<채널1 영상부터 한글 자막이 포함됩니다. 이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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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내일비 유채원(www.cubbying.com/chaewony)
인터뷰 / 크라이언 시스템즈 엠마 부틴(www.cubbying.com/emmathe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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