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하스웰) 살펴보기 1부 - 데스크탑편
지난 2013년 6월 25일, 인텔이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을 국내에 선보였다. 그리고 최근 본격적으로 하스웰을 탑재한 데스크탑, 노트북, 2-in-1, 태블릿PC 등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은 데스크탑, 노트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시장은 똑 같은 형태의 데스크탑, 노트북을 원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태블릿PC의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모바일 기기를 요구했다. 이러한 변화에 인텔이 내놓은 해답이 4세대 코어 프로세서, 바로 하스웰이다.
하스웰은 지난 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같은 22나노 제조공정으로 제작했지만, 아키텍처에 변화를 줬다. 인텔이 내세우는 '틱-톡(Tick- Tock)' 전략이다. 제조공정을 높이는 단계가 틱, 해당 제조공정으로 아키텍처를 변화하는 것이 톡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프로세서의 성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전력소모량을 줄이는 것에 있다. 이는 곧 노트북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크기를 작게, 두께는 얇게, 사용시간은 길게 제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참고기사: 노트북에서 전력 소모량이 중요한 이유 - http://it.donga.com/5924/
이를 통해 인텔은 하스웰을 선보이면서 데스크탑, 노트북뿐만 아니라 2-in-1, 태블릿PC 등을 품에 안았다. 성능은 유지하되 전력소모량을 줄여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도록 길을 연 것. 여기에 하나 더, 새로운 내장 그래픽 '아이리스(Iris)', '아이리스 프로(Iris Pro)'의 성능을 더 강화했다. 국내에 하스웰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3D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 레이싱 게임 '그리드' 등을 하스웰 내장 그래픽만으로 실행했을 정도. 즉, 하스웰을 통해 (기존 PC처럼) 작업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태블릿PC의 가능성을 열었다.
그래서일까. 인텔이 선보인 하스웰은 i3, i5, i7, i7 익스트림(Extreme) 등으로 나뉘어 40여 종이 넘는다. 이에 IT동아는 1부 데스크탑, 2부 모바일, 3부 플랫폼(데스크탑, 노트북, 고성능 태블릿PC, 2-in1 등)으로 나눠 각 프로세서의 대략적인 특징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어렵지 않다. 전 모델을 하나씩 다 살펴볼 필요도 없다. 프로세서 이름만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데스크탑용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인텔 코어 i7-4770K 프로세서를 예로 들어보자. 일반 사용자라면 '이게 무슨 소리냐'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사실 이 모델명 안에 제품 성능과 특징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해석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맨 앞의 '인텔' 은 프로세서를 만든 제조사를 뜻한다.
'코어 '는 인텔이 자사 프로세서에 붙인 브랜드다. '코어', '코어2', '코어 i' 시리즈 등이 있다.
'i7' 은 제품의 대략적인 성능을 구분한다. i3 제품은 보급형(저가, 업무/사무용), i5 제품은 중급형(중가, 가정용/엔터테인먼트용), i7제품은 고급형(고가, 전문가/매니아용)을 뜻한다. 2013년 8월을 기준으로 아직 데스크탑용 하스웰 i3는 출시하지 않았다.
'4' 는 4세대를 뜻한다. 과거 2008년에 선보였던 1세대 이후 코어 i 프로세서는 지금까지 총 4세대에 걸쳐 출시했다. 참고로 1세대는 모델명 숫자가 4개가 아닌 3개였다(예: 코어 i7-920). 2로 시작하면 2세대(샌디브릿지), 3으로 시작하면 3세대(아이비브릿지)다. 숫자가 높을수록 제조공정, 아키텍처 등이 발전한 것이기 때문에 높을수록 좋은 것이라 이해하자.
'770' 은 프로세서의 모델을 구분하는 숫자다. 2013년 8월 기준, 인텔이 출시한 데스크탑용 i7 프로세서는 i7-4770, i7-4765 등이, i5 프로세서는 i5-4670, i5-4570, i5-4430 등이 있다. 이 역시 숫자가 높을수록 성능이 높다.
모델명 가장 뒤에 붙은 영문자 'K' 는 배수락 해제 모델을 뜻한다. 프로세서의 동작속도를 사용자가 강제로 높여 처리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오버클럭킹(over-clocking)'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오버클럭킹은 메인보드의 (바이소스 설정 내) 배수(multiplier) 설정을 조정해서 진행한다. 대부분의 프로세서는 이 배수 설정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잠가두는데, K 모델은 이 잠금 설정을 해제한 것. 즉, 사용자가 직접 동작속도를 올릴 수 있는 모델이다. 참고로 오버클럭킹은 성능을 강제로 올려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라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S', 'T' 가 붙은 모델도 있다. 이는 프로세서가 소모하는 전력소모량을 구분한 것. S는 저전력 모델을, T는 초저전력 모델을 의미한다. 데스크탑용 하스웰의 최대 전력소모량은 84W이지만, S 모델은 65W, T 모델은 35~45W다. 참고로 S, T 모델은 이전 2세대, 3세대도 동일하게 저전력, 초저전력 모델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하스웰에 새롭게 추가된 'R' 모델이 있다. 이는 인텔이 새롭게 선보인 내장 그래픽 '아이리스 프로 그래픽 5200'을 탑재한 모델을 뜻한다(R이 아닌 K, S, T 모델은 인텔 HD 그래픽 4600을 탑재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이리스 프로는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3 등 인기 3D 게임도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다. R 또는 S, T 모델은 기업용 데스크탑이나 올인원 등에 주로 탑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텔은 하스웰을 선보이며 변화하고 있다. 전력 효율과 내장 그래픽 강화에 중점을 둔 하스웰은 데스크탑, 노트북뿐만 아니라 울트라북 플랫폼을 강화하고 고성능 태블릿PC, 2-in1 등 영역을 더 넓히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 발맞춘 변화다. 스마트 혁명이라는 모바일 시대의 시작이 휴대폰으로 시작해 스마트폰을 거쳐 태블릿PC로 발전했다면, 인텔은 데스크탑으로 시작해 노트북을 거쳐 태블릿PC/2-in-1으로 발전한 셈. 이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 태블릿PC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다음 2부 기사에서는 노트북용 프로세서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