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난 '젤리빈' 안드로이드 4.3, 뭐가 달라지나?

강일용 zero@itdonga.com

구글이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4.3(젤리빈)을 24일(현지시각) 공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조용하다. 안드로이드 4.2에서 몇 가지 부분만 변경한 마이너 업데이트인데다, 같이 공개한 넥서스7 탓에 사용자들이 별다른 관심을 보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안드로이드 4.3이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사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변한 부분이 있게 마련. 무엇이 변했는지 한번 알아보자.

일단 안드로이드 4.3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제한된 다중 사용자 계정'과 '오픈GL ES 3.0' 지원이다. 약어만 봐서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사용자들이 학을 떼는 것도 당연하다. 무슨 말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풀어본다.

안드로이드 4.3 젤리빈
안드로이드 4.3 젤리빈

아이에게 태블릿PC를 들려줘도 안심, 제한된 다중 사용자 계정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친구 또는 아이에게 들려 줬더니 애써 정돈한 바탕화면과 애플리케이션(앱)이 엉망진창으로 바뀌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듯하다.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드로이드 4.3에 제한된 다중 사용자 계정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원래 안드로이드 4.2에 추가된 '다중 사용자 계정' 기능을 활용하면 현재 사용자가 설정해놓은 바탕화면, 앱 서랍(앱을 모아둔 장소, 앱 버튼을 누르면 나온다)과 별개의 바탕화면, 앱서랍이 나타나게 할 수 있었다. 다른 사용자가 이 별개의 바탕화면, 앱서랍에 무슨 짓을 하던 사용자가 원래 설정해놓은 바탕화면, 앱 서랍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때문에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돌려 쓰더라도 마치 내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가 바뀔 때 사용자 계정만 교체해주면 된다. 윈도의 사용자 계정과 거의 유사하다.

제한된 다중 사용자 계정은 다중 사용자 계정 기능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타인이 특정 앱을 실행하지 못하게 막는 기능이다. 원 주인이 특정 앱을 실행하지 못하게 막으면 제한된 다중 사용자 계정으로 접속한 다른 사용자들은 해당 앱을 건드릴 수 없다. 앱을 새로 설치하지 못하게 막을 수도 있다. 오직 원 주인만이 앱을 설치하고 지울 수 있다.

'전자책을 읽으라고 태블릿PC를 건네줬더니 유해한 앱을 실행하지 않을까', '태블릿PC로 게임을 하다 인앱결제(in-App Purchase, 캐시아이템 구매)를 해서 전화요금이 왕창 나오지 않을까' 둘 다 아이를 둔 부모의 걱정이다.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제한된 다중 사용자 계정을 활용하면 유해한 앱 실행과 인앱결제를 차단할 수 있다. 일종의 '키즈 모드(Kids mode, 어린 사용자를 위해 유해한 앱 실행을 막는 기능)'다. 이제 아이에게 태블릿PC를 들려줘도 안심이다.

더 뛰어난 3D 그래픽 구현, 오픈GL ES 3.0

안드로이드 4.3은 드디어 오픈GL ES 3.0을 지원한다. 오픈GL은 2D, 3D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한 API 도구다. 이를 활용해 보다 실감나고 뛰어난 그래픽의 3D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이렉트X와 역할이 같다. 오픈GL ES는 스마트폰, 태블릿PC, 휴대용 게임기 등 모바일 기기용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오픈GL에서 몇 가지 불필요한 명령어를 제거한 API 도구다. 현재 오픈GL ES 3.0이 최신이다.

아이폰5에 탑재된 '이매지네이션 파워VR SGX544', 옵티머스G 프로에 탑재된 '퀄컴 아드레노320' 등 한 세대 전 그래픽 프로세서뿐만 아니라 'ARM 말리 T628', '이매지네이션 파워VR SGX545', '퀄컴 아드레노330', 엔비디아 로건(코드명) 등 차세대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도 오픈GL ES 3.0을 지원한다. 하지만 정작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오픈GL ES 3.0을 지원하지 않아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구글은 발표회장에서 유니티3D 엔진으로 오픈GL ES 3.0을 적용한 게임을 시연했다. 한 세대 전 그래픽 프로세서인 퀄컴 아드레노320으로 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사양 3D 게임을 풀HD 해상도로 쾌적하게 실행했다(신형 넥서스7의 그래픽 프로세서는 퀄컴 아드레노320이다). 향후 등장할 게임은 말할 것도 없다. 게임로프트의 '아스팔트8' 등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이 오픈GL ES 3.0으로 제작 중이다.

아스팔트8
아스팔트8

ARM 말리 T628은 갤럭시노트3(가칭), 이매지네이션 파워VR SGX545는 아이폰5S(가칭), 퀄컴 아드레노330은 G2에 탑재되는 만큼 향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자는 한층 뛰어난 그래픽의 게임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안드로이드 4.3에는 '블루투스 스마트', '더 빠른 사용자 계정 전환',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와이파이(Wi-Fi)로 위치 확인', '기본 터치 키보드 입력 개선', '다이얼패드 자동완성'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된다. 블루투스 스마트는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주력했던 블루투스 4.0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력소모를 최소화하는데 목적을 둔 기능이다. 다이얼패드 자동완성은 전화를 걸 때 번호를 입력하면 일치하는 번호를 찾아주는 기능이다(국내 스마트폰은 대부분 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순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이 기능이 추가됐다는 뜻이다).

안드로이드 4.3은 오늘부터 갤럭시넥서스, 넥서스4, 넥서스7, 넥서스10에 OTA(무선 업데이트)로 제공되며, 갤럭시S4/HTC 원 순정 운영체제 버전에 곧 제공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도 안드로이드 4.3 업데이트를 자사 스마트폰에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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