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우리 LTE-A 품질 떨어질지도"

김영우 pengo@itdonga.com

이동통신사가 자사의 통신 품질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시연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6일, KT는 안양지사에서 언론을 상대로 시연회를 열고 자사가 현재 보유한 900MHz 대역을 이용한 LTE-A 서비스 품질을 시험했다.

이날 KT는 900MHz 대역에 대한 RFID(무선인식전자태그), 무선전화기 등과의 간섭현상을 실내 모의실험 및 현장검증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RFID의 경우 2011년 6월 이후에 출시된 신형 장비는 문제가 없으나, 다수의 구형 RFID는 900MHz와 간섭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KT는 강조했다.

Kt LTE-A
Kt LTE-A

또한, 무선전화기의 휴대장치가 914~915MHz, 고정장치가 959~960MHz를 쓰고 있는데, 이는 KT 900MHz(상향 905~915MHz / 하향 950~960MHz) 대역과 중첩된다. 따라서 현재 주파수 대역으로 LTE-A 서비스를 할 경우, 통화 끊김, 전송속도 저하, 기지국 커버리지/용량 감소 등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 KT의 주장이다.

이는 기존 LTE 대비 2배 빠르게 통신을 할 수 있는 LTE-A 서비스를 앞두고, 주파수 문제로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는 KT가 정부를 상대로 ‘시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TE-A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2개의 다른 LTE 주파수 대역을 묶는 CA(Carrier Aggregation) 기술이 필수다. 이미 SK텔레콤은 LTE-A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LG유플러스도 이달 중에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KT의 경우, 현재 보유한 900MHz 주파수 대역으로는 전파 간섭으로 인해 원활한 LTE-A 품질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당장 상용화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파수 클리닝 작업에 막대한 인력과 시간이 들 수 밖에 없다고 KT는 주장했다.

하지만 올 8월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경매에 부칠 예정인 1.8GHz의 인접대역을 KT가 확보할 경우, CA 과정을 거치지 않은 기존의 LTE 장비에서도 LTE-A와 동등한 통신속도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곧장 실시할 수 있다. KT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는’ 시나리오다,

정부를 향한 KT의 메시지는 확고하다. "이대로는 LTE-A 서비스를 실시 할 수 없고, 한다고 해도 경쟁사대비 훨씬 불리하다. 그러니 1.8GHz 인접대역을 우리에게 달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주파수 대역을 경쟁 입찰로 할당한다는 미래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지난 9일, 미래부의 윤종록 제2차관은 “이통통신사들은 선의의 입찰을 통해 주파수를 할당 받아야 하며, 이 방안은 변경가능성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미래부의 방안대로 경매가 진행되면 경쟁사들이 KT의 낙찰을 방해 하기 위해 담합을 할 수 있다”고 KT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경쟁사들은 KT가 엄살을 피운다고 비판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이런 언론 플레이는 자사의 전략 실패를 정부의 특혜로 보완하려고 하는 KT의 '꼼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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