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마저 제치다… '안드로이드 왕국' 대한민국

강일용 zero@itdonga.com

지난 2008년 출시된 이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양적, 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안드로이드 성장의 1등 공신은 한국이다. 91%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 삼성전자, LG전자 등 단말기 제조사와 NHN, 카카오 등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의 지원. 공을 대라면 한도 끝도 없다. 안드로이드와 iOS의 현주소 그리고 한국이 두 운영체제에 끼친 영향을 풀어본다.

양적 성장을 택한 안드로이드와 질적 성장을 택한 iOS

시장조사기관마다 조금씩 수치가 다르지만, 안드로이드가 iOS보다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것엔 이견이 없다. 가장 최근 수치를 발표한 스탯카운터의 자료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38.27%. iOS의 25.86%보다 1.5배 가량 높다. 약 1년전 둘 다 25% 내외로 비슷했던 점을 감안하면 안드로이드는 계속 성장했고, iOS는 현상유지를 한 셈.

시장점유율
시장점유율

이 같은 안드로이드의 성장 배경에 단말기 제조사의 다양한 단말기 전략이 있다. 고가 단말기부터 저가 단말기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그 결과 아이폰이 포진한 고가 단말기 시장, 블랙베리의 기업 단말기 시장, 심비안의 저가 단말기 시장 등 모든 곳에 안드로이드를 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플랫폼이 얼마나 건전한지 나타내는 지표인 앱 매출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시장조사기관 앱애니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iOS의 앱 매출은 안드로이드보다 2.6배 많다. 단말기 1대당 매출이 안드로이드보다 월등하다는 뜻이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구글 플레이 스토어 외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앱 매출도 있으나,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기에 분석에서 제외했다)

안드로이드 iOS 앱 매출
안드로이드 iOS 앱 매출

안드로이드 앱 매출이 iOS보다 적은 이유는 뭘까. iOS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전세계 시장점유율과 달리 iOS가 안드로이드보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국가가 몇 군데 존재한다. 미국, 영국, 일본. 소비자 구매력이 월등한 국가들이다. 실제로 앱애니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iOS 국가별 앱 매출은 1위 미국, 2위 일본, 3위 영국이다. 이처럼 iOS는 구매력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많은 앱 매출을 거두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성장을 견인한 한국

아직 절대적인 수치는 iOS 아래지만, 안드로이드의 앱 매출 성장세도 매섭다. 안드로이드의 2013년 1분기 앱 매출은 작년 4분기보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러한 앱 매출 성장에 한국 소비자와 NHN, 카카오 등 개발사가 크게 기여했다.

앱애니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국가별 앱 매출 순위는 1위 일본, 2위 한국, 3위 미국이다. 앱애니는 이처럼 국내 앱 매출이 높은 이유를 게임, 그 가운데 '카카오톡 게임하기'에서 찾았다. 작년 2분기까지 보잘것 없는 시장이었던 한국이 3분기부터 카카오톡 게임하기와 여기에 입점된 게임들의 매출 증가 때문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2013년 1분기, 미국마저 제치고 2위에 오르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일본의 앱 매출은 왜 이렇게 높은 걸까. 1차적인 이유는 게임이다. 겅호온라인의 퍼즐앤드래곤이 사상유례 없이 높은 매출을 거둔 것이 컸다. 하지만 퍼즐앤드래곤만으로는 모자라다. 분명 다른 이유가 함께 존재할 터. 바로 NHN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이다. 라인의 부가 서비스 스티커와 '라인 게임'이 일본의 높은 앱 매출의 이유다. 라인은 일본 사용자만 5,000만 명이 넘으며, 매출의 80%가 일본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높은 국가의 비밀

한국의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2013년 5월을 기준으로 90.61%. 세계 평균의 2배 이상이다. 유례가 없을 만큼 홀로 독주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점유율이 한국만의 현상일까? 이웃 대만, 중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대만은 76.83%, 중국은 62.45%로 한국만은 못해도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돈다.

한국, 대만, 중국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사의 본진이라는 점. 삼성전자, LG전자, HTC, 화웨이, ZTE 등 주요 제조사가 공을 들이는 내수시장이라는 의미다. 소비자 입장에서 공을 들이는 회사 제품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비슷한 품질의 제품이 여럿 존재하면 이왕이면 자국 제품을 택하는 것이 소비자의 심리다. 동아시아의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다.

그런데 일본만은 예외다. 일본의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43.79%로, iOS의 54.62%보다 낮다. 소니, 샤프, 파나소닉, 카시오 등 자국 제조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일본 제조사들의 단말기가 국제 시장뿐만 아니라 자국 시장에서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만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으로 풀이된다.

한편, 앱애니의 조사결과 안드로이드와 iOS의 앱 매출은 서로 조금 다른 분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게임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2위의 경우 안드로이드는 커뮤니케이션(메신저)이었고, iOS는 생산성(문서작성, 이미지 편집 등)이었다. iOS의 경우 교육용 앱 매출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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