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태블릿PC의 표준, MS 서피스 프로 (1)

강일용 zero@itdonga.com

1부: 윈도8 태블릿PC의 표준, MS 서피스 프로
2부: 서피스RT 들고 취재 나가보니… - http://it.donga.com/14747/
3부: 서피스 프로와 RT, 무엇이 다른가 - http://it.donga.com/14753/

"묵직하다"

해외에 출시된 후 4개월만에 국내 상륙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태블릿PC 서피스 프로(Surface Pro)를 접하고 받은 느낌이다. 마그네슘 합금으로 구성한 몸체, 빛을 반사하지 않는 진한 검은색 외관, 성인 남성의 엄지 손톱만한 두께 등 제품을 최대한 얇고 가볍게 제작하려는 흐름과 상반된 모양새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총알도 막겠네"

처음 그 묵직한 외관에 잠깐 당황하며 떠올린 생각이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직접 써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튼튼한 몸체는 신뢰감을 줬고, 간결한 디자인은 질리지 않았다. 업무에 최적화된 기능들은 제품을 보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이게 MS가 원하는 태블릿PC의 모습이구나. MS가 제시한 윈도8 태블릿PC의 표준, 서피스 프로의 존재 의의를 알아보자.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업무에 최적화된 태블릿PC

서피스 프로는 윈도8 프로 운영체제로 실행된다. 즉, MS 오피스, 어도비 포토샵, 오토 캐드 등 업무에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을 모두 실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MS 관계자는 "서피스 프로는 게임, 음악, 동영상 감상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는 태블릿PC"라고 줄곧 강조했다.

실제로 서피스 프로는 두 가지 입력도구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인다. 하나는 전용 키보드 커버, 다른 하나는 누르는 압력을 감지하는 디지타이저(전자펜)이다.

전용 키보드 커버는 MS 오피스와 상성이 좋다. 평소에는 웹 서핑, 게임, 영화 감상 등 소비적인 용도로 활용하다가, 필요할 때 전용 키보드 커버를 붙이고 MS 오피스를 실행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여흥과 일을 동시에 추구한 제품이란 뜻.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디지타이저는 필기 및 디자인 작업에 유용하다. MS 원노트, 에버노트 등 유명 필기 응용 프로그램 또는 어도비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디자인 작업용 응용 프로그램에서 활용할 수 있겠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펜이라는 물건은 아무래도 분실이 잦다. 이에 대비해 MS는 디지타이저를 제품 옆면 전원 단자에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참신한 아이디어다. 디지타이저 자체는 매우 훌륭하다. 크기가 일반 펜 수준이라 오랫동안 사용해도 손의 피로감이 덜하다.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마우스 우클릭, 펜을 거꾸로 잡고 화면에 가져다 대면 지우개 기능이 실행되니 참고할 것.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윈도로 실행되는 만큼 PC에서 실행되는 응용 프로그램 대다수를 서피스 프로에서 실행할 수 있다. 생산적인 용도의 태블릿PC가 필요한 사용자가 서피스 프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성능도 남부럽지 않아

서피스 프로는 3세대 인텔 코어 i5 - 3371U 초저전력 프로세서(1.7GHz), 인텔 HD그래픽스 4000, 4GB 메모리, 크기 10.6인치 해상도 1,920x1,080(풀HD) 광시야각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사실 성능만 놓고 보면 시중의 울트라북과 대동소이하다. 다시 말해 울트라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은 서피스 프로로도 모두 할 수 있다는 것.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당연히 AVI, MP4, MKV 등 확장자를 가리지 않고 모든 풀HD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 몇몇 3D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캐쥬얼, 저사양 게임 정도는 무난하다. 웹 서핑도 빠르다. 이제는 사라져야 하겠지만, 액티브X 기반 정부, 은행 홈페이지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태블릿PC의 고질적인 문제 스로틀링(Throttling, 성능 저하 현상)도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프로세서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응용 프로그램 OCCT를 설치하고 30분 동안 제품을 혹사했다. 그 결과, 성능 저하 없이 테스트를 마쳤다. 다만 제품을 한계까지 혹사한 탓인지 방열 팬 소음이 조금 심해졌고, 제품 뒷면이 상당히 뜨거웠다. 물론 실제 사용환경에서 이렇게 제품을 혹사할 일은 드문 만큼 문제라고 할 수 없다.

OCCT를 통해 확인한 점인데, 전원 어댑터에 연결할 경우 프로세서 속도가 최대 2.38GHz까지 올라가고, 배터리로 사용할 경우 1.68GHz까지 솟구친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프로세서 속도를 0.78GHz로 억제한다. 전력소모와 발열을 줄이기 위함이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디스플레이의 품질 역시 매우 뛰어나다. 전후좌우 어디서 살펴봐도 색상이 변하지 않고, 화사하다. 화면 크기에 비해 해상도가 높아 선명도 역시 상당하다(약 208PPI). 글씨와 이미지 크기를 자동 보정해주는 모던UI 상태에선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일반 데스크탑 상태로 제품을 사용하면 글씨와 이미지가 상당히 작아 보인다. 기자처럼 눈이 나쁜 사용자에겐 조금 부담스러웠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역시 하드웨어의 명가,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드웨어의 명가(?), MS의 명성이 자자하다. 약간 비꼬는 의미도 없잖아 있지만, 그만큼 MS가 하드웨어 제작에도 신경 쓴다는 의미다. 서피스 프로는 이러한 MS의 하드웨어 설계 능력의 집대성이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먼저 외관부터.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한 몸체는 견고하기 그지없다. 손가락으로 힘주어 눌러도 꿈쩍하지 않는다. 누르면 누르는 데로 움푹 꺼지는 싸구려 제품과 다르다. 흠집에도 강하다. 손톱을 세워 긁어도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다. 최소한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충격은 모두 막아낸다는 의미다.

디자인도 제법이다. 제품 어디를 살펴봐도 방열을 위한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 디자인 속에 녹여냈기 때문이다. 제품 뒷면 2mm 가량 살짝 떨어진 부분 속에 감춰져 있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뒷판의 절반 정도는 30도 각도로 세울 수 있다. 제품을 거치하기 위한 스탠드다. 이 부분 역시 금속으로 제작해 견고하다. 화면을 힘주어 눌러도 뒤로 쓰러지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든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몸체 전부가 마그네슘 합금인 것은 아니다. 상단 일부분은 플라스틱으로 구성하고 우레탄 코팅을 덧댔다. 와이파이(Wi-Fi) 등 무선 신호를 수신하기 위해서다. 별로 티 나지 않고 자연스레 섞여 있다.

전면 유리 역시 흠집을 막기 위한 코팅이 되어 있다. 다만 지문 방지는 되어 있지 않다.

확장성도 나름 고려했다. 좌측에는 USB 3.0 단자(x1), 음량 조절 버튼, 마이크/스피커 입출력 단자 등이 있고, 우측에는 마이크로SD 카드 슬롯(64GB 지원), 미니 DP(Display Port, HDMI/VGA로 출력하려면 전용 어댑터 필요), 전원 연결부 등이 있다. USB 단자가 한 개뿐인 점은 조금 아쉽다.

본체 무게는 910g, 시중의 노트북보다 가볍지만 태블릿PC치곤 조금 무겁다. 묵직함과 견고함을 택했기 때문이다. 별매인 키보드 커버를 부착하면 1.13kg. 시중의 울트라북과 비슷하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어머 저건 사야 해, 키보드 커버

어머 저건 사야 해, 세상엔 분명 이런 표현에 합당한 제품이 존재한다. 서피스 프로의 전용 키보드 커버가 이에 해당할 듯하다. 키보드 커버는 서피스의 활용도를 한층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키보드 커버는 이름 그대로 키보드와 제품 전면을 보호하는 커버 역할을 동시에 한다. 종류는 일반 키보드와 터치 키보드 두 가지다. 일반 키보드 커버는 노트북에 주로 사용되는 펜타그래프 키보드고, 터치 키보드 커버는 손가락 끝 정전기에 반응하는 제품이다. 키를 누르는 감각을 중요시 한다면 일반 키보드 커버를, 얇은 두께를 원하면 터치 키보드 커버를 구매하면 되겠다.

접착력은 놀랍다. 자석으로 본체와 연결하는데, 키보드를 잡고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상당히 강력한 자석을 쓴 듯하다. 그래도 빙빙 돌리면 떨어지니 조심할 것.

서피스 프로
서피스 프로

두 제품 모두 검색, 공유, 장치, 설정 등 윈도8 참바(Charm Bar, 손가락을 오른쪽 끝에서 끌면 나타나는 메뉴 화면) 단축키와 터치패드를 포함하고 있다. 가격은 일반 키보드 커버 16만 원, 터치 키보드 커버 15만 원이다. 저렴하다고 보긴 힘들다. 서피스 프로와 찰떡궁합인 제품인 만큼 가격정책이 조금, 아니 솔직히 많이 아쉽다.

다음은 서피스RT다. 서피스RT를 들고 좌충우돌 취재를 나간 소감, 기대하시라.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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