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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등 IT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앱으로 간단한 음악을 만들거나 디지털카메라로 친구와 재미있는 동영상을 찍는 등 나만의 '작품', 다시 말해 UCC(User Created Contents)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이런 UCC는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빠르게 전파된다.

만약 돈을 벌 목적으로 한 제작이 아니라면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콘텐츠가 화제가 돼 이를 소스로 리믹스, 패러디 등이 이뤄진다면 마음 한구석에는 뿌듯한 마음도 들 것이다. 그런데 내 저작물을 더 많은 사람이 활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게 하고 싶지만 내 콘텐츠의 저작권에 대한 우려도 생길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CCL(Creative Commons Lisence)이다.

저작권법 제46조에는 저작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고, 이용을 허락 받은 사람은 허락 받은 이용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즉 원칙적으로 이용을 금지하고, 특별히 허락 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다. 이와 달리 CCL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일정한 조건하에 다른 사람의 자유이용을 허락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내가 작곡한 음악에 CCL 표시를 하면 다른 사람이 이를 자유롭게 가져가 샘플링이나 리믹스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원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CCL의 취지는 저작권을 보호하면서 해당 저작물을 기반으로 다양한 재창작의 길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자유이용을 허락하는 조건은 크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동일조건변경허락' 등 4가지다. 저작자 표시란 콘텐츠 저작자 이름, 출처 등 저작자를 반드시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비영리란 해당 콘텐츠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영리목적 사용을 위해 별도의 계약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변경금지란 콘텐츠 내용을 변경하거나 이를 이용한 2차 콘텐츠 제작을 금지한다는 의미다. 동일조건변경허락이란 2차 콘텐츠 제작을 허락하지만 2차 저작물에 원래 콘텐츠 동일한 조건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4가지 조건은 최대 3개까지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조합에 저작자 표시는 반드시 들어가야 하며, 변경금지와 동일조건변경허락은 사실상 함께 쓰일 수 없으니 실제로 사용되는 조합은 총 6가지다. 저작자는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선택해 저작물에 적용하고,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적용된 CCL을 확인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당사자들 사이에 개별적인 접촉 없이 CCL 조건제시 및 확인만으로 법률관계가 성립된다.

현재 국내에는 공식적으로 IT동아, 블로터닷넷 등의 매체, 다음과 네이버(게시자 의사에 따라 미적용도 가능)의 카페 및 블로그, 종로구청 등의 관영 홈페이지 등이 콘텐츠에 CCL을 적용하고 있다. 이밖에 개인 블로그나 게시판 등에 CCL을 붙여 창작물을 공유하는 사람도 있으며, 해외에도 CCL이 붙은 음원, 문서, 사진 등을 공유하는 사이트도 많다.

혹시 '포도송'이라는 음악을 아는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에 초등학생이 '포도'를 시작으로 '도미솔-솔라시-시레파'…로 이어지는 끝말잇기를 한 학습지 사진이 올라왔고, 수많은 네티즌이 이를 모티브로 실제 작곡으로 이어간 경우다. 실제 CCL이 적용된 사례는 아니지만, 콘텐츠 하나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CCL 정책은 콘텐츠가 다양한 사람을 통해 활용되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그럼 이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국내 사이트로 'Let's CC(http://letscc.net/)'가 있으며, 외국 사이트로 'Creative Commons Search Page(http://search.creativecommons.org/)'가 있다. 이밖에 다음(카페)과 네이버(이미지)에서 검색 시 CCL이 적용된 콘텐츠만 걸러낼 수 있는 필터 기능도 있다.

현재 한국에서 CCL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단체는 'CC Korea'다. CC Korea는 '모두가 창작자', '모두가 활동가'라는 모토아래 참여, 개방, 공유 문화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는 소유할 때보다 공유할 때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이 뜻에 동참해 '열린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