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2013] WWW 창시자 "모바일 '앱'보다는 '웹'"

나진희 najin@itdonga.com

'세계 평화'

팀버너스리 사진
팀버너스리 사진

WWW(월드와이드웹, 웹으로도 부름)의 창시자 팀 버너스리(Tim Berners-Lee)는 궁극적인 웹(web)의 목적이 세계 평화라고 보았다. 그는 SDF 서울디지털포럼 2013에서 '월드와이드웹(WWW)과 협력의 세계화: 왜 전 지구적 협력이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기조 연설을 했다.

2일부터 3일간 열리는 서울디지털포럼은 작가 알랭 드 보통, 트위터 알리 로우가니 COO, 박원순 서울시장, 배우 제시카 알바 등 학계, 정치계,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초협력-내일을 위한 솔루션'을 주제로 강연하는 자리다. 쉴 새 없이 발전하는 디지털 산업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웹의 창시자 팀 버너스리가 기조연설을 맡은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다.

'하나의 균형을 모색하는 것', 이것이 그가 생각하는 웹의 역할이다. 웹을 통해 종교, 인종, 문화, 지역 등을 떠나 누구나 자유롭게 표현한다. 다른 이는 이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 바로 '협업'이다. 전세계적으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협업이 필요한 시기다. 지구 온난화, 빈부 격차, 암이나 에이즈 등. 혼자만의 힘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쌍방향 구조'가 문제 해결의 열쇠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웹이다.

'앱'보다는 '웹'

그렇기에 그는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보다는 모바일 웹(또는 웹 앱)에 치중하길 제안한다. 모바일 앱이 상대적으로 빠르고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여러 사람과 같은 콘텐츠를 공유하는 과정이 불편하다. 앱 내에 인터넷 주소(URL) 등이 거의 구현돼 있지 않기 때문.

이에 반해 모바일 웹은 웹 페이지 주소로 많은 이들이 동시에 접속해 소통하는 것이 가능하다. 웹 앱(웹 페이지를 기반으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설치 없이도 사용하고 자신의 작업물을 트위터, 메일 등으로 친구와 공유하기도 좋다. 웹은 정보가 하나의 대화로 이어진다. 협력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웹 앱을 개발 중인 API 개발자들이 많다. 몇 년 안에 웹 앱과 일반 모바일 앱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날이 올 것이다.

문화의 경계선을 넘는 것이 필요

팀 버너스리 사진2
팀 버너스리 사진2

웹은 전세계 사람들이 한곳에 모이는 장을 마련한다. 그럼에도 웹을 이용해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거나 배우려는 시도는 무척 적은 편이다. 사람들은 웹에서도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하고만 소통하려 든다.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대부분이 '오해'다. 이를 줄이기 위해 상대방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적극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이를 이해하기 위해 웹을 이용해보라. 새로운 형태의 소셜네트워크가 필요할 수도 있겠다.

웹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웹은 '보석'과 '쓰레기' 가 공존하는 곳이다. 웹의 아버지는 웹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이 뭐라고 생각했을까?

그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만한 좋은 웹 페이지를 '즐겨찾기(북마크)'하라고 조언한다. 누구나 처음 웹 서핑을 하다 보면 그 방대함에 흥분한 나머지 이곳저곳을 마구잡이로 방문한다. 해가 뜨는지도 모른 채 인터넷 검색에 몰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시간 낭비일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조직(또는 개인)의 알찬 웹 사이트를 방문하라. 좋은 정보로 가득한 곳이 무척 많다. 웹 서핑 도중 끔찍하고 말도 안 되는 웹 페이지를 방문했다면? 다신 안 들어가면 된다.

웹 검열은 피해야

팀 버너스리는 인류 전체에 대해 낙관적인 사람이다. 활발히 소통한다면 문제는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하더라도 금방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소통을 막는 정부의 '검열'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개방성은 하나의 인권과 같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익명성을 악용한 인격 모독까지 허용된다는 말은 아니다.

팀 버너스리와 WWW

최초 웹 브라우저 스크린샷
최초 웹 브라우저 스크린샷

80년대 팀 버너스리는 유럽 입자물리 연구소에서 물리학자로 일했다. 그 당시 인터넷은 있었으나 WWW의 개념은 없었다. 그는 여러 과학자와 입자 가속기를 개발 중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소통의 문제에 부딪혔다. 과학자들은 사용하는 언어가 다양했고 각자 다른 종류의 컴퓨터를 사용했다. 문서 저장 포맷도 통일되지 않았다.

팀 버너스리는 '하이퍼텍스트'의 개념에서 WWW의 개념을 고안했고, 90년도 9월 최초의 웹 브라우저를 만들었다. 이는 오늘날 보는 웹 브라우저와 비슷한 모양이다. 처음 만든 웹 사이트는 http://info.cern.ch/이다. 현재 이 페이지는 유럽 입자물리 연구소가 WWW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정보로 꾸며놓은 상태다. 사이트에 방문하면 팀 버너스리의 젊은 시절 사진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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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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