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코리아, 굼뜬 기업 경영 방식에 개선방향 제시

기업에서 쓸데없이 소모되는 자원이나 인력을 관리할 수 있다면 기업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 내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존 시스템의 단점은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IDC가 전세계 750여 명의 IT 및 비즈니스 관리자를 대상으로 기업 내 정보분석 시스템의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0%가 "보고용 재무 데이터를 준비하는데 이틀 이상 걸렸다"고 답했다. 또한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개선사항으로 '정보에 대한 신속한 접근'과 '빠른 정보 분석'을 꼽았다.

이와 같은 문제를 개선하고자, 기업경영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SAP코리아가 자사의 정보분석 시스템 'SAP HANA'를 기반으로 한 'SAP 비즈니스 스위트(Business suite, 이하 BS)'를 내놓았다.

SAP HANA는 '인 메모리 컴퓨팅 기반 정보분석 시스템'이다. 티사 정보분석 시스템은 저장 장치를 사용하는 반면, SAP HANA는 데이터 저장, 처리, 조회 등을 메인 메모리에서 바로 수행한다. 때문에 타사의 기존 시스템보다 100~1,000배 이상 빠르다는 것이 SAP 측의 설명이다. 현재 다양한 기업에서 SAP HANA를 기반으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노무라 연구소는 도쿄에서 운행되는 택시 1만 2,000대에서 발생하는 3억 6,000만 건의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운전자에게 최단 이동경로를 제공한다. 또한 미국 통신회사 T모바일은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시장 수요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고 적절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KT, SK텔레콤, 씨앤앰 등이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 시스템을 기업 핵심 업무 처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로 SAP BS다. 이를 통해 기업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 대응할 수 있으며, 자원 및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포뮬러 경주 중 팀원(Pit crew)들이 차량의 발열, 속도, 부품 피로도 등의 상태를 주도면밀하게 분석해 시뮬레이션 하면 경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기존의 기술을 이용한다면, 경기가 끝나야 분석 결과가 나올 정도로 분석 속도가 느리다. 반면, SAP BS를 적용할 경우, 주행중인 차량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할 수 있어 경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SAP코리아 형원준 사장은 "SAP의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 모든 솔루션을 SAP HANA에서 운영함에 따라 실시간 기업 경영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전세계 100여 개 기업이 SAP BS를 시험 운영 중이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600여 개 기업이 SAP BS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SAP는 지난 1월 자사에 SAP BS를 도입해 업무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인도 자전거 제조업체 에이본 사이클즈는 기존 오라클의 대안으로 SAP BS를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수많은 자전거 모델과 부품을 관리하고 경영 계획과 자재요소 계획 등을 세우고 있다.

SAP HANA 원천기술은 한국 연구진(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차상균 교수 팀)이 개발했다. SAP 경영진은 이 기술이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새 패러다임을 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극찬한 바 있다. 선진국에 비해 기술 개발 환경이 열악한 한국에서 이런 성과를 낸 것은 고무적이다. 또한 다른 국내 벤처기업에도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외국 기업 오라클의 정보분석 시스템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SAP HANA가 기업 경영 솔루션에 한류 열풍을 일으키길 바란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