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만 사용하던 그가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꾼 이야기 (1)
2년 동안 아이폰을 사용하던 기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구매한 후 무엇이 다른지 체험한 이야기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운영체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것만은 확실하다. 사실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입장에서 섣불리 다른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괜히 바꿨다가 이전보다 시원찮으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앞서기에. 하지만 호기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대체 저 운영체제를 어떤 장점이 있길래 많은 사용자가 선택하는 걸까…'
한번쯤 '모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모험을 하려는 사용자에 앞서 기자가 먼저 도전해봤다. '아이폰을 사용하던 입장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하 안드로이드폰)은 어떤지' 그리고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던 입장에서 아이폰은 어떤지' 경험의 차이를 전달하고자 한다.
기자는 '아이폰4'를 2년 3개월 동안 사용했으며 두 달 전 '갤럭시노트2'로 교체했다. 오랜 기간 동안 아이폰을 사용하며 대체로 만족스러웠지만 일체형 배터리와 작은 화면 그리고 애플의 통합 관리프로그램 아이튠즈(iTunes) 이용의 번거로움 등에 답답함을 느꼈다.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호기심과 LTE 속도에 대한 궁금증도 스마트폰 교체에 한몫 했다. 여러 안드로이드폰 중에서도 주변 사용자들의 호평, S펜에 대한 호기심, 배터리가 오래 가고 화면이 크다는 점에 따라 갤럭시노트2를 선택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눈에 띄는 차이점은?
가장 먼저 화면 크기가 눈에 띈다. 아이폰4는 3.5인치, 갤럭시노트2는 5.5인치다. 물론 화면 크기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5는 4인치에 불과하다, 최근 출시된 안드로이드폰은 대부분 5인치 내외다. 대체적으로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보다 더 큰 점만큼은 부인할 수가 없다.
동영상, 게임, 인터넷 등 각종 콘텐츠 이용은 화면이 큰 안드로이드폰이 만족스러웠다. 반면 휴대는 아이폰이 안드로이드폰보다 편리했고, 한 손으로 조작하기도 쉬웠다.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안드로이드폰이 불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손이 상당히 작은 기자도 커다란 안드로이드폰에 빠르게 적응했다.
디스플레이의 차이도 눈에 띈다. 아이폰4는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를 채용했다. 비교적 실제 색상에 가까운 화면을 구현해 눈이 편안했다. 반면 갤럭시노트2는 '슈퍼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색감이 화사했으나, 장시간 화면을 쳐다보니 눈이 피로했다.
갤럭시노트2를 보다가 아이폰4를 보니 화면 색감이 물 빠진 듯 흐릿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눈이 피로한 것 보다는 편안한 것이 더 마음에 든다. 물론 이처럼 색감이 강렬한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특징이다. LG전자의 안드로이드폰 '옵티머스G', '옵티머스 뷰2' 등은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아이폰4와 비슷한 색감을 보여준다. 참고로 갤럭시노트2의 환경설정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디스플레이를 선택하고 '화면 모드'를 누르면 화면의 색감을 아이폰4와 비슷하게 바꿀 수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또 다른 차이점이 하단에 있는 버튼이다. 아이폰은 홈 버튼 하나만 있는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홈, 메뉴, 취소 등 버튼이 다양하다. 처음에는 아이폰을 쓰던 버릇 때문인지 다른 버튼은 잘 이용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버튼 하나면 충분하던 아이폰이 더 간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2달 넘게 사용하고 나니, 아이폰을 만질 때 홈 버튼 옆의 아무것도 없는 부분을 자꾸 누르게 됐다. 결국은 적응의 문제였던 모양이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안드로이드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고 가장 편리했던 부분이 배터리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었다. 배터리 충전량이 부족하면 바꿔 끼워서 제법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반면 아이폰은 배터리를 교체할 수 없기에(배터리 일체형) 배터리가 약 30%만 남아도 조바심이 일어나곤 했다.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고 처음에는 배터리 탈착이 익숙지 않아(?) 완충한 배터리를 놔두고 자꾸 USB 케이블로 충전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참고로 옵티머스G와 같이 배터리 일체형인 안드로이드폰도 있으니 제품을 구매할 때 잘 알아보고 선택해야 하겠다.
UI를 내 마음대로
이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내 기능과 UI(사용자 경험)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스마트폰 화면을 켤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잠금 화면이다. 아이폰은 숫자로 잠글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폰은 숫자뿐만 아니라 패턴 잠금 방식을 지원한다. 패턴 잠금이란 간단한 도형을 그려야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패턴 잠금이 더 편리했다. 사소한 차이일 수 있겠지만, 숫자 잠금은 숫자를 하나하나 눌러야 해서 번거로운 반면, 패턴 잠금은 화면에서 손을 떼지 않고 한 번에 입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름 다양한 패턴을 만들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잠금을 해제하면 위젯(Widget)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안드로이드폰은 날씨, 시계, 달력 등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나타낸 위젯을 바탕화면에 배치할 수 있다. 반면 아이폰은 위젯을 지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날씨, 시계, 달력 등을 확인하렴 일일이 앱을 실행해야만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답답했던 부분이다.
안드로이드폰은 글꼴이나 UI의 구성 및 분위기(테마) 등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반면 아이폰은 변경할 수 없다. 애플이 제공한 기본 설정만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기자를 비롯해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탈옥(기기를 해킹해 애플에서 막아놓은 기능을 해제하는 것)을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옥을 하고 나면 스마트폰 반응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글꼴이나 테마를 바꾸려면 일일이 PC와 연결해야 하고, 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려면 다시 순정(아이폰을 탈옥하지 않은 상태)으로 복원해야 해서 번거롭다. 사용의 자유도만큼은 안드로이드폰의 압승이다. 스마트폰을 개성 넘치게 꾸미고 싶은 사용자는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는 편이 좋을 듯하다.
PC에 있는 음악, 사진,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기 편리하다는 점도 안드로이드폰의 장점이다. 안드로이드폰과 PC를 연결하고 PC 화면에 뜨는 안드로이드폰 폴더에 음악이나 동영상 파일 등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USB 메모리의 사용 방법과 똑같다. 반면 아이폰은 PC에서 아이튠즈를 실행한 뒤 '동기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초보자의 경우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다. '음악과 비디오를 수동으로 관리' 기능을 택하거나 아이튠즈 외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안드로이드폰과 비교하면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이밖에 DMB 기능 제공(외산 스마트폰은 예외), 동영상 코덱을 다양하게 지원하는 점 등 국내 사용자들을 위한 편의 기능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화면 상단의 알림바에서 와이파이(Wi-Fi), GPS 연결이나 화면밝기 등 스마트폰의 설정을 간편하게 조작하고, 스마트폰 앱이 자동 업데이트된다는 것도 아이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장점이다.
안드로이드폰이 마냥 편리한 것만은 아냐
물론 아이폰이 더 편리한 점도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푸시(PUSH) 알림이다. 아이폰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게임 등 각종 앱에서 새로운 메시지나 알림이 있으면 해당 앱 아이콘의 오른쪽 상단에 메시지나 알림이 얼마나 왔는지 표시해준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메시지가 1개 있다면 1을, 2개 있다면 2를 나타내 확인하기 편리하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앱 개발자가 아이콘에 숫자를 나타내는 기능을 자체적으로 넣지 않는 이상 도착한 메시지, 알림의 개수를 확인할 수 없다. 때문에 새 메시지나 알림이 왔는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잦다. 물론 화면 상단의 알림바를 아래로 내리면 메시지, 알림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메시지가 도착하면 최신 메시지 1건만 표시되기에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다. 직접 앱을 실행해 뒤져보기 전까지 확인할 길이 없다. 아이폰 알림바에서 알림을 허용한 모든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안드로이드폰에) 불필요한 앱이 다수 설치되어 있는 점도 거슬린다. 크게 불편한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필요한 앱 위주로 설치돼 있던 아이폰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다. 앱이 너무 많아 정작 필요한 앱을 찾을 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게다가 불필요한 앱 대부분은 루팅하기 전까지 지울 수 없었다.
아이폰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 캡처 화면(스크린샷), 웹페이지에서 내려받은 이미지 등이 하나의 폴더에 저장되고, 이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분류할 수 있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 캡처 화면, 웹페이지에서 내려받은 이미지 등을 별도의 폴더에 따로따로 저장한다. 때문에 스마트폰 안에 저장된 사진을 PC로 옮길 때 찾기 힘들었다.
안드로이드폰만 사용하던 그가 아이폰으로 바꾼 이야기 (2) - http://it.donga.com/13345/
글 / IT동아 강일용,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