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3] LG전자, '웹OS' 인수... 웹OS가 대체 뭔데?
'MWC 2013'에서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LG전자가 HP의 모바일 운영체제 '웹OS'를 인수한다는 소식이다. LG전자는 웹OS를 인수해 자사의 스마트TV용 운영체제로 활용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대체 웹OS가 뭔가요?"
웹OS는 전세계 PC 제조사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HP가 모바일 시장(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공략하기 위해 PDA 제조사 팜(Palm)을 인수한 후 개발에 착수한 모바일 운영체제다. 웹OS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팜, 그리고 HP가 선보였던 웹OS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보급되기 이전,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라는 모바일 기기가 있었다. 초기 스마트폰을 가리켜 PDA라고 일컫기도 했는데, '내 손 안의 PC'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PDA가 스마트폰의 원조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초기(1996년) 이 PD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 있는데 바로 팜이다. 팜은 독자 운영체제인 '팜OS'를 탑재한 다양한 PDA를 선보였고, 북미 및 전세계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팜의 PDA 및 스마트폰 성장세는 애플의 아이폰, 블랙베리(구 RIM)의 블랙베리 등이 등장하면서 서서히 제동이 걸렸다.
그렇게 점차 시장에서 잊혀가던 팜은 지난 2009년 스마트폰 '팜 Pre'를 야심차게 선보인다. 이 때 팜 Pre에 탑재한 운영체제가 바로 최초의 웹OS(버전 1.0)다. 당시 웹OS는 유연한 멀티 터치 제스처 기능, 탁월한 멀티태스킹 성능 등을 바탕으로 업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리고 이 평가는 PC 시장의 강자 HP가 모바일 기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주당 5,7달러, 총 약 12억 달러라는 금액으로 팜을 인수하는 결과를 낳는다.
윈도모바일 또는 윈도폰7을 탑재할 것이라고 알려졌던 HP의 태블릿PC 'HP 슬레이트' 발표가 무기한 연기된 것도 팜 인수 때문이다. HP는 웹OS를 자사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탑재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HP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넷북 등에 웹OS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투자를 더 강화하면 지금보다 더 매력적이 될 것이다."라며, "기술 연구 개발 투자 증대뿐만 아니라, 판매/마케팅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릴 테니 기대해달라"라고 말할 정도로 웹OS는 HP가 그리는 청사진의 중요 부분을 차지했다.
웹OS를 탑재한 HP 터치패드, 하지만…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2011년 2월, HP는 'Think Beyond'라는 주제로 웹OS 이벤트를 열어 웹OS 탑재 신제품과 전략 등을 공개했다. 뒤를 이어 23일, 중국 상해에서 'Everybody ON'이라는 주제로 아태지역 미디어를 대상으로 HP는 '터치패드'와 '비어(Veer)', '프리(Pre)3' 등을 선보였다. 터치패드는 9.7인치 화면의 태블릿PC이며, 비어는 2.6인치 화면의 초소형 스마트폰, 그리고 프리3는 3.58인치 화면의 소형 스마트폰이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HP의 터치패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고 2011년 8월, 결국 16GB 제품은 99.99달러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당초 599달러에서 499달러로 가격을 인하했던 32GB 제품도 149.99달러로 판매하며 '10만 원짜리 태블릿PC'라는 소문과 함께 매진 사례가 일곤 했다.
이후 HP는 2011년 12월 9일(현지시간), 웹OS를 오픈소스SW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웹OS를 안드로이드와 같이 개방한 것. 웹OS용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인 '엔요(Enyo)'도 함께 공개했다. 당시 HP 맥 휘트먼 최고경영자는 "웹OS 기반 태블릿PC 출시를 검토할 것"이라며, 태블릿PC 시장에 대한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 뒤를 이어 웹OS와 관련해 나온 공식적인 소식이 바로 이번 LG전자의 웹OS 인수 소식이다. LG전자는 스마트TV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번 웹OS 인수 소식을 설명했다. 웹OS의 처음 모습은 모바일 운영체제였지만, 오픈소스로 공개한 뒤 웹OS의 모습은 많이 변화되었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등장하기도 했었다. 많은 개발자가 웹OS의 오픈소스코드를 이용해 웹OS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과연, 웹OS를 품은 LG전자의 스마트TV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선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