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원, 요자, 별... 이게 뭔 소리야?" 휴대폰 업계 용어 정리 - 비공식 은어

강일용 zero@itdonga.com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할 예정인 A씨. 휴대폰 대리점을 방문해 가격이나 구매조건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여전히 아리송하다. 솔직히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출고가, 할부원금, 위약금3, 버스폰 등 이 바닥에서만 통용되는 용어가 너무 많다. 아, 누가 속 시원하게 설명해줬으면…

이에 IT동아가 휴대폰 업계의 용어를 소비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본다.

비공식 은어

이동통신사가 정한 용어가 아닌 소비자끼리 부르는 은어를 해석한다. 상당히 해학적인 표현이 많다. 우리 이동통신 시장의 자화상이다.

버스폰: 할부원금이 매우 저렴한 스마트폰을 지칭하는 은어. 버스폰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놓고 다양한 설이 오간다. 버스처럼 제때 타지 못하면 사라지니까 버스폰, 버스 환승처럼 부담 없이 단말기를 갈아탈 수 있어서 버스폰 등 나름 근거도 있다. 하지만 버스폰의 진짜 유래는 다음과 같다.

때는 지난 2006~2007년 당시 휴대폰 판매업자들은 인터넷 오픈 마켓(옥션, 지마켓 등)을 중심으로 할부원금 0원에 일반 휴대폰을 판매했다(위약금1은 걸려있었다). 다만 아무리 할부원금이 없다 해도 인터넷 오픈 마켓에 제품가격을 0원으로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정 금액 이상을 반드시 입력해야 했다. 때문에 제품가격을 1,000원으로 표시했다. 1,000원, 바로 버스요금이다. 이 때부터 소비자들은 버스요금만큼 저렴한 단말기를 버스폰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휴대폰 출고가가 올랐고, 때문에 할부원금이 1,000원 수준으로 내려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졌다(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요즘은 할부원금이 10만 원~20만 원 내외면 버스폰으로 인정한다. 갤럭시S, 아이폰 등 고가 단말기의 경우 할부원금이 30만 원 내외로 내려가면 버스폰으로 인정하는 추세다.

유사한 용어로 '우등버스폰', '택시폰' 등이 있다. 의미는 이름 그대로다.

공짜폰: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가끔 버스폰을 공짜폰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공짜폰을 구하고자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그 어디서도 단말기를 공짜로 주는 경우는 없었다.

별: 현금 보조금의 은어다. 현금 보조금은 '소비자가 단말기를 구매하면 일정 금액을 현금 또는 상품권(유가증권)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별 이외에도 별사탕, 페이백(Payback), 콩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현금 보조금 단속을 피하기 위함이다.

별을 두고 이동통신 3사 관계자는 당부할 말이 있다고 나섰다. 이동통신 3사 관계자는 "현재 현금 보조금 제도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이동통신 판매 구조상 현금 보조금 제도는 시행할 수 없다"며, "현금 보조금은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프로모션 할인: 대리점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할인행사. 단말기를 판매할 때마다 지급되는 '판매장려금'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형태다. 매달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프로모션 할인을 진행한 대리점이 망하면 프로모션 할인을 받을 수 없으니 주의할 것.

올무: 덫을 의미하는 올무가 아니다. 'All無' 희대의 '콩글리쉬'다. 휴대폰을 가입할 때 따라붙는 세가지 제약 '가입비', '유심(USIM)비', '부가서비스'가 없다는 의미다. 가입비(3만 원 내외)와 유심비(8,000원 내외) 그리고 컬러링(1,000원 내외)이나 캐치콜(700원 내외) 같은 부가서비스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휴대폰 판매조건에 올무가 섞여 있으면 소비자에게 이득이다. 3무(삼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나마 한글이니 굳이 써야 한다면 이쪽이 낫겠다.

'가무유무부무'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부를 때도 있다. 가입비무, 유심비무, 부가서비스무의 준말이다. 특정 비용을 받을 때에는 '가유(有)유유부유' 등 한자로 '있을 유'자를 붙여 표현한다.

가면: 가입비 면제의 준말. '가무'와 같은 의미다.

실사: '실제 사용' 또는 '실제 사용자'의 준말. "대체 실제 사용자가 아닌 사람이 누구냐"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겠으나, 단말기를 개통하고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바로 '폰테크족'이다.

폰테크족: '폰+재테크'족의 준말. 단말기를 활용해 재테크를 하는 소비자를 칭하는 신조어다. 단말기가 주식, 선물, 펀드도 아닐진대 대체 무슨 수로 재테크를 한다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으나, 보조금 지급 여부에 따라 할부원금이 크게 차이 나는 국내 통신시장에선 가능한 일이다.

폰테크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이동통신사가 보조금을 많이 지급해 할부원금이 저렴할 때 스마트폰을 구매한 후, 이를 중고시장에 판매해 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큰 이득을 볼 수는 없지만 대당 10만~20만 원 정도의 소소한 이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팟: 단말기를 상시 판매하는 것이 아닌 특정 시간대에 잠깐 판매하고 사라지는 판매형태. 인터넷 휴대폰 판매사이트에서만 가능한 형태다. 주로 '저격수', '폰파라치'를 피하기 위해 사용된다.

저격수(저격): 저렴한 판매조건(보조금을 많이 지급한 것)을 이동통신사에 신고하는 행위 또는 행위자.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휴대폰 보조금은 27만 원이 한도다. 27만 원을 초과하는 과도한 보조금 지급은 불법이다. 때문에 이동통신사는 자체적으로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규제하고 있다. '스나이핑(Sniping)'이라고 부를 때도 있다.

폰파라치: '폰+파파라치'. 저렴한 판매조건(보조금을 많이 지급한 것)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는 행위. 이유는 저격과 같다. 사안에 따라 최대 100만 원까지 지급한다. 클린모바일 홈페이지(http://www.cleanmobile.or.kr)에 신고하면 된다.

폐쇄몰: 폐쇄형 쇼핑몰의 준말. 단말기 판매자가 저격과 폰파라치를 피하고자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홈페이지 또는 카페를 개설해, 해당 홈페이지, 카페에서만 단말기를 판매하는 기형적 판매형태다. 개방적 쇼핑몰보다 저렴한 할부원금에 단말기를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사기 등 위법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요자: '요금제 자유'의 준말. 통신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특정 요금제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경우가 많아 탄생한 용어다. 원래는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기본료 7,000원의 저렴한 요금제부터 10만 원 이상의 비싼 요금제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요자로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데이터 요금제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면 요자로 인정하는 추세다. 스마트폰 활용에 데이터가 필수기 때문이다.

"할원, 요자, 별... 이게 뭔 소리야?" 휴대폰 업계 용어 정리 - 공식용어1

"할원, 요자, 별... 이게 뭔 소리야?" 휴대폰 업계 용어 정리 - 공식용어2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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