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도구가 아니라 동료” 플로우, 메이트 X로 협업 도구 혁신 속도낸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국산 협업 도구 플로우(flow)를 서비스하는 마드라스체크는 2025년 5월 27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플로우 X 데이(flow X Day)’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창립 10주년을 맞은 마드라스체크와 플로우의 성장을 기념하고 차기 서비스 업데이트를 공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드라스체크 측 요청으로 연단에 오른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는 “무섭다고 느낄 정도로 인공지능 발전 속도가 빠르다”며 “플로우가 인공지능을 적용하면서 새로운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플로우에만 좋은 게 아니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이용자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시즌 1의 플로우는 어땠나?
플로우는 모바일 시대, 스마트폰으로 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개발됐다. 카카오톡, 라인, X(구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소통 도구는 많았지만 정작 업무에 필요한 소통 도구가 없었던 게 이유다. 당시 슬랙 같은 컴퓨터용 협업 도구는 있었지만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협업 도구는 불모지와 같았다.
2016년 협업 도구 플로우를 공개한 후 2년간 무료 서비스를 진행한 마드라스체크는 위기를 맞게 된다. 다수의 사용자를 앞세워 B2B 광고로 수익을 내겠다는 사업모델이 통하지 않았다. 이학준 마드라스체크 대표는 “10만 명의 사용자보다 1만, 1천 명이라도 플로우만의 고객을 갖고 싶다”는 생각에 플로우 유료화 전환을 진행한다.
플로우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 – Software as a Service) 협업 도구지만 국내 민간 및 공기업 특성을 고려한 서비스도 준비했다. 바로 내부 구축형 서비스다. 국내 기업 다수는 기업 데이터,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온-프레미스(On-Premise)라 부른다. 마드라스체크는 국내 기업의 구축형 서비스 수요에 대응했다. 이는 플로우가 국내외 협업 도구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이학준 대표는 “SaaS와 구축형 서비스 모두 대응하면서 보안과 구성 등 스스로 실력을 갖추게 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플로우는 더 빠르게 성장했다.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환산하면서 업무 환경을 바꿨기 때문이다. 기업의 협업 도구 사용 요구가 증가하면서 플로우는 5000개 이상 기업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인공지능’ 붙는 플로우 시즌 2는?
이학준 대표는 플로우 시즌 2를 이끌 새로운 인공지능 에이전트 ‘메이트(mate) X’를 공개했다. 협업 도구인 플로우와 함께 업무를 도와줄 동료로 함께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메이트 X는 ▲인공지능 프로젝트 마법사 ▲인공지능 스마트 검색 ▲인공지능 인사이트 보고서 ▲인공지능 옴니 어시스턴트 ▲인공지능 리마인더 등이 포함된다.
이학준 대표는 플로우 시즌 1에서 풀지 못한 5가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도구 활용의 어려움 ▲정보 검색의 어려움 ▲주간ㆍ월간 보고와 정리 ▲소통방식의 전환 ▲놓치는 업무와 모니터링 등이다. 플로우는 기존 도구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5가지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광범위하게 도입했다. 2024년 3월에 공개한 플로우 3.0에도 인공지능 기능이 추가됐지만, 메이트 X는 기능을 더 고도화한 형태다.
인공지능 프로젝트 마법사는 업무 프로젝트 관련 내용을 입력창(프롬프트)에 적으면 인공지능이 기존 업무 자료와 현재 내용 등을 분석한 후 해야 될 일을 정리해 준다. 정리한 내용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을 초대해 공유할 수 있다.
스마트 검색은 플로우 내에서 자연어로 검색하면 검색 증강 생성(RAG),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보여준다. 이 외에도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등 외부 인공지능 모델과 연동도 가능하다. 첫 검색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면 추가 검색을 통해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검색 결과물은 한글과컴퓨터의 웹 오피스 기능을 활용한 문서 공동 편집을 지원한다.
인사이트 보고서는 일반적인 업무보고보다 수치를 다루는 영업, 회계 분야 담당자에게 알맞은 기능이다. 입력창에 업무 자료 정리를 요청하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코딩한 후 결과를 웹페이지 상에 출력한다. 단순 업무보고를 정리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지만, 수치를 정리해 다음 전략을 짜는 데 더 유리하다. 마드라스체크는 인공지능 쇼핑몰 관리 도구인 셀메이트(Sellmate)와 협업했다. 셀메이트와의 협업은 판매, 매출 데이터를 많이 다루는 기업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옴니 어시스턴트는 플로우 내 채팅, 이메일 등 여러 기록을 인공지능이 분석하고 정리해준다. 여기에 음성 녹음 내용을 정리해 공유 가능한 미팅 노트 기능을 더했다. 클로바노트, 다글로 등 인공지능 개인 음성 기록 서비스와 유사하지만 플로우는 음성 기록 정리 외에 자료 공유 기능을 더했다. 구성원이 해외 출장을 통해 정보를 얻거나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녹음했을 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마인더는 오늘의 업무와 일정을 정리해 알려준다. 세부 정리가 필요하면 음성으로 물어볼 수 있다. 지연됐거나 처리되지 않은 업무를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이학준 대표는 “인공지능은 혼자만을 위한 게 아니라 필요한 기능으로 고객에게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플로우가 작업 관리(Task Management)에 특화된 협업 도구였다면 차세대 플로우는 작업흐름 관리(Workflow Management) 도구로써 전환을 시도한다. 요청, 진행, 피드백, 완료, 보류 등 5가지 작업 관리만 지원했던 것에서 직무에 따른 작업 관리가 가능하도록 개선된다. 개발 직군은 개발 관리 도구, 영업 직군은 고객 관계 관리(CRM) 도구처럼 활용 가능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플로우는 작업흐름 관리 기능을 2025년 6월 중 업데이트하고, 2025년 7월 내에 메이트 X 기능을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에이전트 시장, 성장은 지금부터
인공지능은 사업 전반에 변화를 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발간한 2025 업무동향지표(Work Trend Index Report)는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사업 재설계에 써야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의 역량은 적극 활용하면서 사람은 창의력과 독창성을 발휘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업무 효율,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인구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 업무동향지표에 따르면 관리자 직군 중 28%는 사람과 인공지능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팀을 이끌 담당자 채용 계획이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업, 업무 수행에 있어 인공지능 전략 수립과 실행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협업 도구에 인공지능 기술을 추가하는 이유다. 플로우와 경쟁 중인 슬랙, 지라 등 해외 협업 도구도 사용 편의성, 업무 효율성 개선을 이유로 인공지능 기술을 추가했다. 개발자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 깃허브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이 적용됐다.
서비스 기업이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도입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업 글로벌인포메이션은 2024년 인공지능 에이전트 시장 규모를 51억 달러(약 7조 150억 원)로 평가했다. 2030년에는 471억 달러(약 64조 7860억 원)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플로우는 프로젝트 관리, 구성원 간 소통, 목표 설정 등 편의 기능의 차별화를 앞세워 협업 도구 시장 내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이학준 대표는 “10년의 경험과 10배 많은 인공지능 기회를 더해 플로우가 100배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