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탄생할 주식 대체거래소(ATS), 이렇게 달라진다

강형석 redbk@itdonga.com

2024년 5월 9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대체거래소(ATS) 운영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진행했다. 대체거래소는 2025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 출처=금융위원회
2024년 5월 9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대체거래소(ATS) 운영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진행했다. 대체거래소는 2025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 출처=금융위원회

[IT동아 강형석 기자] 우리나라 증권거래는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2025년 상반기 중에 ‘대체거래소(ATS – Alternative Trading System)’가 출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넥스트레이드가 2023년 7월에 예비인가를 받은 상태이며 올해 말 본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자본시장 선진화의 일환으로 법규 개정이나 거래소 규정 등 필요한 사항에 대해 올 하반기 중 세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중요한 부분은 대체거래소가 생김으로써 자산거래 시장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여부다. 금융위원회는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서 국내 증권시장이 경쟁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해결해야 될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단순 대체거래소 도입에 의한 변화에 초점을 두고 접근해 봤다. 크게는 거래 시간의 변화이며 이 외에는 새로운 호가 방식의 추가, 서비스 개선 등이 기대된다. 추가 인가 취득 여부에 따라 상장지수 펀드(ETF)와 상장지수 증권(ETN)도 거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뤄지는 거래

큰 변화는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진행되는 거래 시간이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는 거래 시간만 가지고 나온 결과다. 실제 주 거래시간은 그대로 유지되며 장전(프리), 장후(애프터) 거래가 추가되어 운영되는 식이다. 미국 주식시장과 유사한 형태가 되는 셈이다.

미국 주식시장을 보면 주 거래 시간은 국내 기준 오후 10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다. 서머타임이 지나면 오후 11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거래가 진행된다. 그러나 장전, 장후를 포함 오랜 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소위 프리장(Pre-Market)이라 불리는 시간 외 거래가 이것이다. 이 프리장도 미국 내 대체거래소를 통해 진행된다.

기존 6시간 30분간 운영되던  12시간으로 확대된다. / 출처=금융위원회
기존 6시간 30분간 운영되던 12시간으로 확대된다. / 출처=금융위원회

우리나라는 오전 8시 30분부터 본 장이 열리는 30분(시가), 오후 3시 20분부터 장 마감까지 10분간(종가)은 매수ㆍ매도 호가를 접수하고 하나의 가격으로 매매를 체결시키는 단일가 매매가 이뤄진다. 공시 접수 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 이 시간은 유지하되 그 앞뒤로 프리장이 열린다. 공개된 자료에는 오전 8시부터 50분간, 장이 마감되는 오후 3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거래 가능하다. 조금 다른 부분은 예상 체결가가 기존에는 장 시작 전 20분간 표출됐다면, 대체거래소 도입 후에는 10분으로 줄어든다. 시세조종 방지를 위한 조치다. 단, 프리장에서 매매할 경우 단일가 매매 시간에도 거래(지정가 호가만 허용)가 즉시 체결된다.

장 마감 직전 진행하는 단일가 매매 시간은 기존 10분에서 5분으로 줄인다. 오후 3시 25분부터 3시 30분이 해당되는데 이때 한국거래소와 대체거래소 모두 거래가 중단된다.

공시 시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는 대부분 공시 사항은 영업시간 중 발생하기 때문이다. 공시 시간을 연장할 경우 발생할 편법을 방지한다는 이유도 크다. 다음날 적용할 시장 조치가 있다면 대체거래소 거래 종료 시간 이후인 오후 8시에 이뤄질 예정이다. 거래 정지 사유가 공시 마감 이후 나온다면 대체거래소는 장후 거래에서 임의 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중간가 호가ㆍ스톱 지정가 호가’의 등장

국내 주식거래는 시장가를 포함해 일반ㆍ최우선ㆍ최유리ㆍ조건부 등 4가지 지정가 방식을 지원한다. 시장가는 말 그대로 주문한 시간대에 거래되는 가격에 맞춰 매수ㆍ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일반 지정가는 가격과 수량을 정해 주문하는 방식이다. 최우선 지정가는 매수ㆍ매도에 맞춰 가장 높거나 낮은 호가의 가격에 주문한다. 최유리 지정가는 거래자에게 유리한 가격을 지정가로 주문하는 방식이다. 매수일 경우 가장 낮은 호가, 매도일 경우 가장 높은 호가를 지정하면 자동으로 가격에 맞춰 설정된다. 조건부는 주 거래 시간에 지정가 주문을 했으나 체결이 안 됐을 경우 종가 결정 시 시장가 주문으로 변경하는 식이다.

대체거래소가 출범한 이후에는 중간가 호가와 스톱 지정가 호가가 추가된다. 중간가 호가는 최우선 매수ㆍ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조정되는 형태다. 예로 최우선 매도 호가 1만 원과 최우선 매수 호가 1만 1000원이 각각 들어가 있다면 중간가 호가는 1만 500원으로 자동 조정된다. 만약 중간에 호가가 변경된다면 그에 따른 중간가 호가도 바뀐다.

스톱 지정가 호가는 주가가 지정한 가격에 도달하면 주문이 체결되는 구조다. 예로 시장가 1만 원인 상황에서 가격이 1만 1000원으로 상승했다면 그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에 매수 지정가 체결이 이뤄진다.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거래 방식이지 않을까 예상된다.

큰 틀에서의 운영은 한국거래소와 다르지 않을 듯

대체거래소 도입과 함께 운영 방안도 다양하게 마련된다. / 출처=금융위원회
대체거래소 도입과 함께 운영 방안도 다양하게 마련된다. / 출처=금융위원회

시장관리와 거래 기준 등은 한국거래소와 함께하기에 시스템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시간 거래가 가능한 부분과 호가 주문 방식의 확대, 거래 수수료 소폭 인하 등 일부 변화는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래 방식의 변화로 국내 주식 거래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한국거래소 대비 20~40% 가량 인하된 매매체결 수수료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유의미한 수준일지 미지수다.

대체거래소의 도입과 함께 국내 증권거래 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들 방안을 병행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거래소 단일로 운영되던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투자자가 믿고 거래할 기반이 다져진다면 자연스럽게 규모는 커지고 그에 따른 증시 인프라 경쟁이 이뤄질 것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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