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 “AR로 현장 업무 혁신, 함께 R&D 도전할 중소기업 찾습니다”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사고가 났을 때 손해보험사들은 현장에 담당 인력을 보내 사고 처리를 한다. 일반 승용차 교통사고 같은 현장도 있지만 유조차나 기중기 같은 대형·특수차량 사고, 화재 사고처럼 조사를 위해 전문가를 대동해야 하는 사고 유형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전문가들은 인력이 한정적이라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건수가 제한적이다.

DB손해보험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확장현실(XR) 기술에 주목했다. 스마트글라스 같은 기기에 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술을 결합하면 전문가가 굳이 현장에 가지 않고도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수준의 업무 처리를 가능케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비전문가 혹은 주니어급 직원이 스마트글라스를 착용해 전문가가 시야를 공유하며 원격 지원으로 세세한 업무 지시를 받는다. 그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증거물의 촬영과 전송도 이뤄진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와 같은 MR 헤드셋을 채택한 일부 스마트 팩토리 현장에서 사용되는 것과 비슷한 원격 업무 지원을 보험사의 현장 사고 처리에도 도입하는 셈이다.

왼쪽부터 DB손해보험 전략혁신본부 디지털 혁신 파트 수석 이동화 수석과 이승준 수석 / 출처=IT동아
왼쪽부터 DB손해보험 전략혁신본부 디지털 혁신 파트 수석 이동화 수석과 이승준 수석 / 출처=IT동아

이승준 DB손해보험 전략혁신본부 디지털 혁신 파트 수석은 “전문가를 실제 현장에 직접 투입할 경우, 지방 출장 일정 등으로 인해 하루 1건 정도가 한계지만 AR 기술을 도입하면 하루 5건까지도 처리할 수있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 입장에서도 운영 효율을 개선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고객들 입장에서도 신속한 사고 처리가 가능해지니 이득이다. 현장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주니어급 직원의 직무 능력이 향상되는 교육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DB손해보험은 이같은 AR 솔루션 개발을 위해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상생협력기반 혁신형도전과제’을 선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의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상생협력기반 혁신형도전과제는 대·중견기업의 과제를 중소기업이 수주해 최대 3억 5000만 원 자금을 지원받으며 연구개발하는 사업이다. DB손해보험의 ‘AR 기기를 활용한 자동차 손해보험 현장 사고처리 시스템 개발’을 포함한 10개 과제가 선정됐다.

마침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AR 솔루션 연구개발을 추진하던 DB손해보험이 이전부터 긴밀히 협업해 왔던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상생협력기반 혁신형도전과제를 소개받아 참여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상생협력기반 혁신형도전과제는 구매 의무를 완화해준다는 점도 DB손해보험이 참여를 결정하는 데는 크게 작용했다. 이승준 수석은 “금융회사는 감독기관과 관련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예산 집행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고객이 맡긴 돈을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책임도 있다”면서 “구매 의무 완화로 부담을 덜어준 덕분에 과감하고 도전적인 과제를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준 DB손해보험 디지털 혁신 파트 수석 / 출처=IT동아
이승준 DB손해보험 디지털 혁신 파트 수석 / 출처=IT동아

DB손해보험은 이번 사업을 통해 DB손해보험 측의 시스템과 연동되는 AR 솔루션을 개발하고 나아가서는 스마트글라스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까지 함께 도입할 계획이다.

이승준 수석은 “보험업계에 대한 이해가 있고, 시중의 스마트글라스 하드웨어와 AR 기술을 능숙하게 이용하고 구현을 해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사업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면 앞으로 진행될 오픈 이노베이션을 일부 구매조건부로 진행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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