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시대] 배터리 춘추전국 시대...구성 요소와 유형은?

김동진 kdj@itdonga.com

바야흐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자동차 엔진과 소재, 부품뿐만 아니라 연료를 채우는 방식까지 기존과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의문점이 생겨납니다. ‘비 오는 날 전기차를 충전해도 될까’와 같은 질문입니다. 이에 IT동아는 전기차의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살펴보는 ‘EV(Electric Vehicle) 시대’ 기고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자 동력원인 배터리에 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더욱 안전한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한 투자도 증가합니다. 그렇다면, 전기차 배터리(이하 전지)의 구성 요소는 무엇이고, 어떤 형태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건전지(Dry cell)를 사용해 왔는데, 말 그대로 전해질이 거의 없는 일차 전지인 리튬 전지를 말합니다. 일차 전지는 전자기기에 많이 사용하지만, 한 번만 사용할 수 있고 환경문제를 유발하므로 분리 수거해 왔습니다.

또 다른 배터리로 납과 황산을 이용해 제조 후 내연기관 자동차에 장착하는 연축전지가 있습니다. 충전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해 이차전지라고 부릅니다. 이차전지는 리튬계 전지가 대표적인데 리튬 인산철, 리튬 폴리머, 리튬 이온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리튬 폴리머 전지는 전해질로 고체 폴리머를 사용하는데 1970년대 이후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소형 전자기기에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리튬 이온 전지는 1991년에 소니가 상용화한 후 다수 업체가 대량 생산하고 있습니다. 리튬 폴리머와 리튬 이온 전지는 과충전과 과방전 때 급격한 온도 상승에 따른 폭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코발트 대신 인산철을 사용하는 리튬 인산철 전지는 발열성이 낮아 안전성이 높고 가격도 저렴하나, 에너지 밀도가 낮아 성능이 떨어집니다.

출처=삼성SDI
출처=삼성SDI

리튬계 전지의 구성요소는 양극, 음극, 전해질과 분리막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전지의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하는 양극재는 음극에서 방출한 전자를 받아 양극 활물질이 환원되는 전극입니다. 양극 활물질로는 니켈(Ni), 망간(Mn), 코발트(Co), 알루미늄(Al) 등이 있습니다. 니켈은 고용량 특성, 망간과 코발트는 안전성, 알루미늄은 출력 특성을 향상하는 역할을 합니다. 양극재는 이들 물질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만드는데, NCM과 NCA 양극재를 많이 사용합니다. 양극재로 세 가지 원소(NCM과 NCA 등)가 사용된 전지를 삼원계 전지라 부릅니다. 음극재는 충전할 때 리튬이온을 받아들이는데 흑연 등의 탄소 물질을 사용해 제조합니다. 산화반응을 하며 도선에 전자를 방출하는 전극입니다. 전해질은 양극과 음극의 화학반응이 원활하도록 리튬 이온이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매체입니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전기적 단락을 방지하기 위한 격리막입니다. 여기에 배터리를 보호하고 있는 외장재인 케이스가 있습니다.

전지업체들은 박스 형태의 ‘각형’, 얇은 카드 형태의 ‘파우치형’과 둥근 기둥 모양의 ‘원통형’의 3가지 전지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원통형과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의 모습(왼쪽부터) / 출처=각사
원통형과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의 모습(왼쪽부터) / 출처=각사

원통형은 우리가 많이 보아 온 형태로 테슬라가 주로 사용합니다. 둥근 형태라서 불용공간이 많아져 팩 단위의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점이 있습니다.

독일 완성차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각형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강하고 열 방출이 잘 되며,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좋고 공정 단계도 적어 대량 생산에 유리합니다. 다만 각진 모양에 셀을 넣어야 해 공간 효율이 떨어지고 에너지 밀도도 나머지 두 유형보다 낮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많이 사용하는 파우치형은 필름 소재로 구성된 덕분에 가공하기 쉽고 공간 효율이 높아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 충격에 약하고 공정이 복잡해 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한·중·일 3개국이 전기차용 전지 생산을 주도해 왔지만,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도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전지 생산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전지업체들은 원통형 전지도 생산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전해질이 고체인 전고체 전지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전해질이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 / 출처=삼성SDI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전해질이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 / 출처=삼성SDI

이외에도 리튬 금속, 리튬 황, 리튬 에어 등 다양한 전지가 사용 또는 개발되고 있는 것처럼 전지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나가는 전지 기업만이 향후 생존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산업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글 /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이항구 원장은 1987년부터 산업연구원에서 자동차와 연관산업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2020년부터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과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를 겸직했으며, 2023년 2월부터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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