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되면 인기 없어도 쓸만하잖아" - KT테크 테이크LTE

이문규 munch@itdonga.com

요즘 인기 있는 방송 코미디 프로그램의 ‘네가지’라는 코너는 4명의 개그맨이 출연해 각자 자신에게 부족한 점 한 가지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들 중 ‘인기 없음’을 담당하는 개그맨 김기열 씨는 현재 대중적인 인기는 많지 않지만, 마음과 의지만큼은 유재석 씨 못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예계뿐 아니라 각 분야에도 이처럼 큰 인기는 없지만 눈여겨 볼만한 존재가 적지 않다.

스마트폰 분야가 특히 그러한데, 인기 절정의 몇몇 스마트폰 그늘에 가려 충분히 좋은 제품임에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유재석 급’ 스마트폰이라면 그 만한 이유가 분명하겠지만, ‘김기열 급’ 스마트폰도 그 못지 않은 우수함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인기가 없을 뿐.

KT테크의 테이크(Take) 시리즈가 그런 ‘주연급 조연’ 스마트폰의 표본이다. 4G LTE 통신 시대를 맞아 최근 출시된 테이크LTE는 그 어떤 스마트폰에 견주어도 손색 없는 성능과 품질로 소수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게다가 가격도 인기 스마트폰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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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되면 인기 없어도 쓸 만 하잖아' KT테크 테이크LTE (1)

에이, 분명 사양이나 성능이 달리겠지…

PC처럼 스마트폰에도 프로세서(CPU)가 들어간다. 이에 제조사들은 이 프로세서의 성능을 강조하는데 ‘코어(core)’를 적극 이용한다. 코어는 프로세서 내부의 핵심부품으로 개수에 따라 싱글(1개), 듀얼(2개), 쿼드(4개) 코어로 구분된다. 당연히 코어가 많을수록 프로세서의 처리 성능도 높다. 다만 일반적인 스마트폰 사용 패턴에 남아도는 프로세서 성능은 제품 가격만 높일 뿐이다. 테이크LTE에는 퀄컴 사의 스냅드래곤S4 프로세서가 내장됐다. 듀얼 코어 1.5GHz 제품이다. 넉넉하다고 할 순 없어도 결코 부족하진 않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LTE 통신과 맞물리니 인터넷 속도도 기존 3G에 비하면 월등히 빠르다.

그 외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4.0 버전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가 적용됐고, 4.5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애플 아이폰4에 들어간 그 디스플레이다. 해상도는 1,280 x 720으로 삼성 갤럭시S3와 동일하다. 카메라는 후면 500만 화소, 전면 130만 화소로 비교적 낮다(플래시 내장).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500만 화소나 800만 화소나 현저한 화질 차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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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공간으로는 1GB 램에 8GB 내장 메모리가 내장됐다. 외장 마이크로SD 메모리 슬롯(최대 32GB지원) 역시 뒷면에 제공된다. 그 외 지상파 DMB 방송 시청, GPS 수신기, 각종 센서(가속도, 근조도 등), 블루투스, NFC(근거리통신) 등 일반적인 스마트폰 옵션도 빠짐 없이 들어 있다. 무게는 약 138g 정도로 유사 크기의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배터리는 2,040mAh(밀리암페어)짜리 두 개가 기본으로 들어 있다(갤럭시S3도 2,100mAh다).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두 개 모델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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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테이크LTE는 KT의 계열사인 KT테크에서 제조한 스마트폰이라 KT 올레LTE 통신으로만 개통이 가능하다. 이 정도의 사양과 옵션이면 2012년형 스마트폰으로 부족함 없으리라 판단된다. 더구나 그 비싼 인기 스마트폰의 절반 가격이니 더욱 그러하다. 비싸더라도 잘 나가는 스마트폰만을 인정하는 사용자가 아니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제품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기능이라도 부족하겠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은 대부분 운영체제에 의해 결정된다. 즉 제조사에 따른 고유한 기능이란 게 그다지 많지 않다. 따라서 운영체제와 버전이 동일하다면 비싸든 저렴하든 기능 면에서는 솔직히 오십보백보다. 테이크LTE에는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가 적용되어, 얼굴 인식 기능이나 음성 명령 기능, 무한 연속 촬영 기능 등의 기본적인 편의 기능은 빠짐 없이 갖췄다. 물론 비싼 스마트폰에는 제조사가 자랑하는 몇 가지 특징이 들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정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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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LTE에도 이 제품 만의 고유 기능이 몇 가지 들어 있다(아, 물론 이 역시 누군가에게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인 기능일수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메인 화면(UI, 사용자 화면)이다. 아이스크림샌드위치 고유의 화면 구성을 적용하면서 테이크LTE만의 감성을 구석구석 심어 놨다. 이를 테면, 음악이나 동영상, 사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미디어월’이나 뉴스, 쇼핑, 도서, 스포츠/연예 분야의 최신 정보를 바로 확인하는 ‘투데이월’도 나름대로 쓸 만하다. 아이콘 형태의 화면이 식상하다면 ‘타이포홈’ 옵션을 적용해 글자로만 구성된 깔끔한 화면을 사용할 수도 있다(다만 워낙 아이콘 화면 사용에 익숙하다 보니 이질감이 느껴지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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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주 사용하는 설정 항목을 상단 바 메뉴에 모두 배치해 ‘설정’ 화면에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옵션 설정을 하게 한 점도 은근히 편리하다. 즉 와이파이(무선랜) 설정, 블루투스 설정, 볼륨 설정, SRS(음향효과) 설정 등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자주 접하는 주요 설정 버튼을 모두 한 곳에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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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LTE 만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듀얼스크린’이다. 한 화면에 두 개의 앱을 띄워 사용하는 것이다. 즉 인터넷을 서핑하면서 카카오톡을 한다거나, DMB를 보면서 문자를 보내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화면을 가로 보기로 한 다음 화면 좌측에 있는 ‘Dual’ 화살표를 터치하면 화면이 양분되며, 화면에 표시되는 앱을 추가 실행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앱이 다 되는 건 아니고,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인터넷, SNS보드, 프리보드(메모)만 반쪽 화면에 띄울 수 있다. 따라서 DMB를 시청하거나 인터넷 뉴스를 보면서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대화할 때 요긴하리라 판단된다. 물론 반쪽 화면에 카카오톡 키보드가 표시되니 전체 화면 절반을 가릴 수 밖에 없다. 반쪽 화면이 작긴 하나 적응되면 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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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기능도 그다지 나무랄 부분이 없다. 아이스크림샌드위치의 기본 기능을 제조사가 수정,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살렸고, 그러면서 테이크LTE 고유의 기능도 적절하게 배치했기 때문이다. 훌륭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부족하거나 불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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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그저 그럴거야…

그렇다. 디자인만은 평범하고 그저 그렇다고 인정한다. 잘 나가는 인기 스마트폰이야 잘록한 S라인을 강조하거나 독창적인 외형을 자랑하는데, 테이크LTE는 그냥 그런 일반적인 스마트폰 디자인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어느 누구에게든 무난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아이스크린샌드위치 스마트폰의 특성 상 홈 버튼 등 3종 버튼은 없으며(화면으로 들어갔다), 본체 우측으로 전원 버튼, 좌측으로 볼륨 버튼이 버튼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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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 커버는 뭔가 변화를 주기 위해 직살 무늬를 넣었는데, 사용하다 보면 먼지나 때가 끼기에 딱 좋겠다(며칠 사용하니 손때가 낀다). 차라리 그냥 매끄럽게 처리하는 게 나을 뻔 했다. 커버는 비교적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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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디자인과 외형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그래서 그런지 제품 홍보용 홈페이지에도 디자인에 대한 언급은 없다). 역시 사람이든 제품이든 일단 잘 생겨야 인기를 얻을 수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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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해 보니 인기 끌만 해?

한 동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았던 본 리뷰어가 한달 간 테이크LTE를 접해 본 소감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일단 누누이 언급한 대로, 지난 6월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제품임에도 가격이 대단히 ‘얌전하다’. 그럼에도 통화 품질, 인터넷 속도, 앱 실행 성능, 기능 활용성 등 크게 흠 잡을 곳이 없는 듯했다. 만약 어떠한 아쉬움을 발견했다 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특장점으로 상쇄할 수 있을 만했다. 따라서 기기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주부나 학생, 장년층 등에게 여러 모로 적합한 제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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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S 패널 디스플레이다 보니 사진과 동영상은 걱정할 거 없이 깨끗하게 잘 나온다. 미드(미국드라마)를 보든 영화를 보든 만족스럽다. 사운드도 썩 괜찮다. SRS 음향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인데, 외장 스피커로는 별 차이 없는 듯해도, 이어폰으로 들으니 확실히 음감도 풍부하고 음량도 빵빵하다. 인기 없는 스마트폰 치고는 썩 들을 만하다.

카메라로 사진 찍은 후 다양한 효과를 적용할 수 있는 사진 뷰어 앱도 유용해 보인다. 채도 조절, 색감 조절, 여러 가지 특수 효과(FX) 등을 넣어 페이스북, 메일, 미투데이, 피카사(온라인 사진 저장), 포털 사이트 카페, 카카오톡 등으로 곧바로 전송할 수 있다. 평소 스마트폰 사진을 자주 찍는 여성 사용자에게는 별도의 카메라/사진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색다른 재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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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이니 아무렇게 대충 막 터치해 사용해도 성능 상의 ‘버벅거림’ 현상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명색이 그래도 듀얼 코어 스마트폰이니 버벅거리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아울러 스마트폰 사용에 요긴한 기능(예를 들어 플래시 기능, 손거울 기능, 앱 정리 기능 등)을 앱으로 추가해둬 편리했다. 참고로 스크린 캡처(화면 찍기) 기능은 볼륨다운 버튼과 전원 버튼을 동시에 누르면 된다.

이외에도 테이크LTE를 사용하다 보면 소소하지만 눈길을 끄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나머지는 자칫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혹 구매한다면 직접 찾아 보기 바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스마트폰의 고질적인 맹점인 배터리 사용 시간이 다소 짧은 듯하다. 다른 LTE 스마트폰도 마찬가지겠지만, 테이크LTE 역시 완전 충전 후 1시간 정도 사용하면 배터리의 절반 정도가 소모됐다. 물론 배터리 사용 시간이야 사용 환경이나 패턴, 기기 설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하여튼 사용 시간 관리에 신경 써야 하겠다(배터리를 하나 더 제공하니 다행이다).

이외 자세한 정보는 테이크LTE 홈페이지, www.itake.co.kr/takelte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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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없는 스마트폰을 대하는 자세

끝으로, 테이크LTE를 선택할 때 가져야 할 의지는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4G LTE 스마트폰을 저렴한 가격에 사용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는 알뜰 사용자라면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둘째, 남들과 다른 스마트폰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다. 주변인들로부터 ‘어? 그거 어디 꺼야?’ 또는 ‘새로 나온 스마트폰인가 보네?’라는 관심 얻기를 즐기는 이라면 추천할 만하다. 셋째, 쓸 만한 제품이라면 인기가 없어도 기꺼이 구매해 시장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인기 제품 몇 개에 좌지우지되는 시장에도 양질의 제품을 꿋꿋하게 제조하는 이들을 독려하는 게 시장 활성에 바람직한 자세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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