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창문형 에어컨 시장··· 주목받는 이유와 올해 신제품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스탠드형 에어컨과 벽걸이형 에어컨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던 창문형 에어컨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은 벽 천공이나 실외기 확보 등의 과정이 필요 없다는 장점은 있지만, 외관상 깔끔하지 못한 데다가 소음이나 진동, 냉방 성능 등에 한계가 있어 서서히 자리를 잃어왔다. 하지만 주거 환경의 변화와 별도의 설치 과정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다시금 주목받으면서, 다시 한번 에어컨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기존에 스탠드형 에어컨이 있는 가정도 추가로 구매하는 수요가 있어서 판매량은 매년 상승해 올해는 전체 에어컨 판매량의 약 10%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공할 필요 없고, 자가 설치 가능한 게 장점
창문형 에어컨이 갑자기 주목을 받은 이유는 설치 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옛날의 창문형 에어컨은 별도의 샷시가 필요하긴 했지만, 현재 출시되고 있는 창문형 에어컨은 기존 창문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전월세의 경우 벽 천공 시 집주인의 허가가 필요한 반면, 창문형 에어컨은 별도 허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데다가, 이사갈 때 그대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무게가 15~20kg 정도로 혼자 설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에어컨 특성 상 소음이 발생한다는 점만 빼면 기존의 벽걸이 에어컨과 비슷한 구성으로 쓸 수 있다.
특히 비슷한 크기와 구성을 갖춘 이동형 에어컨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이동형 에어컨은 설치나 이동이 자유롭다는 장점은 있지만, 폐열을 외부의 관으로 별도로 배출해줘야 한다. 문제는 실내에서 그대로 공기를 흡입하다보니 내부에 저기압을 형성하고, 이로 인해 다시 뜨거운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음압 현상이 발생한다. 흡기와 배기가 모두 있는 형태의 냉각 방식이 아니라면 눈 앞의 바람만 시원하고 실내 온도는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반면 창문형 에어컨은 외부와 내부가 분리돼있기 때문에 음압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실내 온도를 내릴 수 있다.
캐리어,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 기업 모두 창문형 에어컨 시장 진출
스탠드형 에어컨이 있는 가정, 그리고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으로 인기를 얻자, 기존 에어컨 제조사들도 빠르게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제조사는 2019년 창문형 에어컨 붐을 되살린 ‘파세코’다. 파세코는 올해까지 창문형 에어컨 누적 판매고 30만 대를 돌파했고, 지난 25일에는 2022년 ‘파세코 프리미엄 창문형 에어컨’을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창문형 에어컨의 최대 단점으로 손꼽히던 소음 문제를 그래핀폼 소재를 활용해 획기적으로 줄였고, 또 이지 모헤어 설치 키트를 활용해 5분 안에 제품을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한 설치가 가능한 높이기만 하면 나무나 두꺼운 창틀, 이중창 등 모든 창문에 설치할 수 있게 돼 인기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캐리어에어컨도 18단 바람 세기 제어 기능과 UV 살균 기능이 추가된 2022년형 울트라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해당 에어컨은 트윈로터리 압축기를 기반으로해 동작 소음을 32데시벨까지 줄였고, 열교환기와 팬에 국내 최초로 UV-C LED로 살균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 창문형 에어컨으로는 유일하게 리모컨 센서로 실내 온도를 감지하는 기능이 추가됐고, 창문 안쪽 혹은 바깥쪽 중 배수 위치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채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6일에 2022년형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을 출시했다. 해당 에어컨은 창턱에 거는 형태로 설치해 실내쪽 창문을 닫을 수 있는 창턱 거치형, 창문 레일에 매립해 깔끔한 외관을 구현하는 창문매립형으로 나뉘며,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기능인 ‘스마트싱스’를 지원해 스마트폰 앱으로 에어컨을 동작할 수 있다. 또한 앱과 연결 시 에너지 서비스를 기반으로 전력량 등의 확인도 가능하다. 소음은 2개의 실린더를 트윈 인터터로 구현해 약 35데시벨 수준이며, 에어컨을 종료할 때마다 내부 습기를 자동으로 건조해주는 기능이나 손쉽게 분리 세척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LG전자의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는 이중창 바깥에 설치할 수 있어 에어컨 돌출을 최소화하며 블라인드나 커튼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설치 완성도를 높여 외부에 있는 부분을 통해 실내로 비나 곤충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해당 제품 역시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활용해 에너지소비효율을 1등급으로 높이고, 저소음 모드 시 34데시벨의 저소음 냉방을 지원한다. 또한 제품 내부의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최적의 건조를 자동으로 설정하며, 대용량 제습기보다 더 많은 하루 최대 34리터의 제습 성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LG 씽큐 앱을 통해 에어컨을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하는 것은 물론 ‘UP가전 센터’를 통해 기기의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창문형 에어컨, 가격보다는 소음 및 유지비 고려해야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성장하면서 사실상 모든 에어컨 제조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렇다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품 선택권이 다양해지면서도, 어떤 제품을 고를지에 혼선을 빚게 된다. 다행히 창문형 에어컨 역시 일반 에어컨과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일단 제조사를 통해 설치가 가능한 타입인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그 다음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앞서 소개한 네 브랜드 제품 모두 인버터 방식으로 에너지소비효율은 1등급에 해당한다. 이 조건이 확인되면 디자인이나 가격, 기능 등을 따져가며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