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한 난제, 스타트업들의 고민을 공유합니다 (3)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3)

세계가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은 초기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등을 고려하면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중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는 이유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판교, 의정부, 고양, 광명 등 도내 4곳에서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심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이하 판교 허브)'. 판교는 네이버, 카카오, 한글과컴퓨터, 안랩, NC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네오위즈 등 국내 ICT 대표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ICT 기업을 지원하는 주변 인프라, 네트워크 등으로 인해 스타트업의 요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판교 허브는 개소 후 지금까지 창업 1095건, 일자리 창출 2700건, 스타트업 지원 2만 1074건, 이용자 수 28만여 명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판교 허브는 방황하는 스타트업을 위해 전문 액셀러레이터를 연결하는 '경기 START 판교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계란 속 병아리가 나오기 위해 부리로 계란 벽을 쫄 때 어미 닭이 바깥에서 계란 벽을 쪼아 돕는 '줄탁동시(啐啄同時)'처럼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전문가를 연결해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돕는다.

스케일업팀은 경기 START 판교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고민과 이를 돕기 위해 노력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공유하고자 한다. 수많은 문제와 부딪히고,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을 건너뛰기 위해 방황하는 스타트업에게 전문가의 스킬과 노하우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례8. 더바통

더바통은 ‘다른 사람과 쉽게 악기 협주를 즐길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문화 활동을 즐기는 시니어층 확대와 자기계발을 즐기는 2030 세대, 악기를 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쉽게 모일 수 없고 찾기 힘든 ‘악기 협주자’를 연결하고자 창업했다. ‘퇴근 이후 판교에서 만나 연습할 사람’을 찾고자 할 때, 원하는 상대를 만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했다.

Q. 초기 투자를 받기 원하는 기업이 블랙 투자자를 가려내는 방법은?

A. 투자사의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신뢰성을 파악해야 한다. 각 투자사마다 다른 투자 단계, 분야, 실적, 기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적합한 투자사를 찾았다면,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서로에게 잘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각 과정을 단계별로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미팅과 교류밖에 답이 없다.

스타트업이 주의할 점은, 계약서다. 창업자에게 리스크를 많이 요구하는 투자사는 조심해야 한다. 지나친 연대 보증으로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연대 보증으로 추가 은행권 대출을 요구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곳을 피해야 한다. 추가로, 특정 시점까지 상장하지 못할 시 소수 지분 투자자가 동반 매각 요청권으로 투자자 주도로 회사를 매각할 수 있는 조항이나, 투자자에게 우대 조항을 첨부할 수 있는 상환전환 우선주 발행 등을 요구하는 경우도 조심해야 한다.

Q. 공동창업(동업)은 많이 하지 말라고 한다. 왜일까?

A. 많은 사람이 동업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 전반은 협업을 필요로 한다. 오히려, 창업 전에 동업을 한번쯤 고민해 보길 권한다. 열정적인 태도와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창업가와 오랜 경험과 현장에서 쌓은 지식, 네트워크를 확보한 시니어 창업자가 서로를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동업이다. 서로의 능력을 활용하고, 이를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인 셈이다.

물론, 마냥 이상적이지만은 않다. 대부분 동업 초기에는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해 관계와 문제 해결 방식의 차이 등으로 어긋날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정리한 계약 관계를 통해 직무 범위와 책임, 권한, 수익 등을 구분하고 예측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처를 문서화해 이를 방지할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은 동업자를 찾을 때 내 주변, 내 주위 네트워크는 최대한 지양하도록 하자. 공개적으로 수소문하거나 추천 등을 통해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이 좋다. 또한, 당장 법인을 설립해 동업을 시작할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함께하는 시간을 가진 뒤 결정하는 전략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Q.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중 ‘투자 유치’와 ‘대출’ 중 무엇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A. 대출은 창업가의 신용 또는 설립한 법인의 고정 자산이나 기술 등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는 방법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적고, 상환의 리스크가 크다. 대부분의 리스크도 창업가가 책임져야 한다.

투자 유치는 (각 단계별로) 엔젤 투자부터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전문 투자사) 등으로부터 사업 자금을 받는 것을 뜻한다. 스타트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완성한 뒤, 초기 시장 반응을 어느 정도 거둔 뒤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 때문에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스타트업 스스로 비즈니스 모델, 매출 규모 등을 증빙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출과 투자 유치 모두 애초에 쉽지 않은 일이다. ‘자, 이제 자금 좀 구해볼까?’라고 생각하면, 어디선가 뚝 하니 떨어지는, 그런 경우는 없다.

스타트업이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중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식은 정부, 지차체, 기업 등의 창업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일이다. 사업 아이디어만으로도 자금, 창업 교육, 멘토링 등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쉽지 않다.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서류 증빙 등 필요한 작업도 많다. 다만, 창업 지원 사업에만 매달릴 경우, 여기에 끌려 다니며 목을 매는 좀비 스타트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사례9. 멍멍닷컴

지난 2017년 설립한 멍멍닷컴은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펫(강아지, 고양이 등)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펫 케어 비대면 건강관리 앱 ‘펫스니즈(Pet’s Needs)’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멍멍닷컴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반려동물 홈 케어 소변검사 키트 ‘Dr.Find+(닥터파인드)’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용 의료기기 인증 및 제조업 허가를 받은바 있다.

펫스니즈는 닥터파인드으로 분석한 펫 소변을 통해 신장질환, 간질환, 생식기질환, 당뇨병, 방광염, 신부전 등 10가지 이상의 질병에 대한 이상징후를 확인한다. 이상징후 의심결과시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자체 제조시설을 갖춰 동물용 의료기기와 반려용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으며, 동물병원과 함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펫 케어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방법은?

A. 마케팅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제품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원활하게 이전하기 위한 기획 활동, 시장조사, 상품화 계획 등을 뜻한다. 쉽게 얘기해 광고, 선전, 판촉 따위를 의미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자금이 부족하다. 때문에 수많은 마케팅 채널 중 어떤 채널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여기서 집중할 것은, 수치다. 가설 수립, 실행, 수정, 재가설 수립, 재실행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는지 ‘수치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즉,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추가적으로 변화되는 시장 환경에 적극적인 대응이다. 유행하는 마케팅 채널을 살피면서, 사례 분석을 통해 효과성을 검증해야 한다.

Q. 스타트업의 가치평가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A. 일반적으로 비상장사의 가치는 순손익 가치와 순자산 가치를 가중평균해 산정하는 ‘법적인 평가 방법’, 미래의 현금 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평가하는 ‘현금 흐름 할인법’, 동종 업계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지표 바탕의 비교 산정법’ 등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매출, 영업이익, 장부상 유형자산 등이 적어 일반적인 가치평가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에 업종별 잠재 시장 크기를 분석한 뒤, 경쟁 우위, 서비스 또는 제품의 수익모델, 성장성 등을 통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가치 시장과 비즈니스모델 등을 통해 스타트업의 능력과 잠재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시장 실현 가능성을 파악해 결정한다.

사례10. 오토하우머치

지난 2016년 설립한 오토하우머치는 '차(Car)를 득템하다'는 의미를 가진 차량 승계 전문 직거래 플랫폼 ‘카득’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구매자에게 희망하는 차량의 신차 입찰 견적과 동급 중고승계 차량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자에게 동일 차량의 구매를 희망하는 구매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카득은 자동차 리스나 장기렌터카를 중도 계약 해지할 때도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처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더 이상 필요 없는 차량을 중도해지 위약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사용해야 하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1:1 톡을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가 실시간으로 비대면 거래할 수도 있다.

허위매물 걱정도 덜었다. 특허 출원까지 완료한 허위매물 방지 등록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차량 출고를 공식 딜러사를 통해 제공받아 신뢰성을 확보했다. 지난 2020년 아이디어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현대글로비스 주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한 바 있다.

Q. 아이디어 우수성은 입증 받았지만, 최종 투자심의 단계에서 실증에 대한 근거 부족으로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다. 앱 개발을 목전에 앞두고 있으며, 렌터카 업체 등과 사업을 제휴 중인 상황이라 외부 투자가 절실하다. 창업 초기 3년 미만일 때는 여러 지원 사업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얻을 수 있었지만, 설립 3년 이상일 때는 지원 조차 어렵다. 창업 3년차 이상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 궁금하다.

A. 바야흐로 스타트업 전성시대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현실이며, ‘몇백억 원 투자 유치 성공’ 같은 뉴스도 들린다. 대학생 창업부터 재창업까지 창업 종류도 다양해졌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9~10%에 달했다. 금리도 10% 내외로 경제성장률과 비슷했다. 당시에는 빠른 성장에 집중해 개인적인 취향이나 니즈(Needs)보다 대기업 중심의 일사분란을 강조했다. 때문에 창업보다 취업에 집중했고, 제품은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낮은 경제성장률과 함께 찾아온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개인의 취향을 강조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도 다품종 소량생산이 주류를 차지했다. 그만큼 창업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시대다.

위 표를 살펴보자. ‘2019 국내 스타트업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업력 1~2년차 창업기업이 최다 투자 유치를 받았다. 업력 3년 이상 부터는 투자건수 및 금액이 현저히 줄어든다. 이는 정부 정책이 3년 미만의 창업 기업에 집중되어 있고, 액셀러에이터와 벤처캐피탈 등도 정부 정책과 호흡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질문처럼 업력 3년~7년 사이의 창업기업은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다. 팁스(TIPS) 및 스케일업 전용펀드 등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는 방법이 있지만, 조건을 만족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법. 민간 투자를 유치하지 못한 기업이 기댈 곳은 그래도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다 각종 지원 플랫폼의 정보를 수집해 도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한다.

먼저 ‘K-스타트업’이다. 아래 사진처럼 창업단계 도약(3년 ~7년) 찾아보기를 통해서 ‘사업화’, ‘창업교육’, ‘공간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자신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지원해보길 권장한다. 또한, ‘2021년 중소벤처 기업부 창업·벤처 분야 시책’처럼 7년 미만 창업기업을 위한 정부 지원 사업도 꾸준하게 시행하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그리고 정부 지원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소기업 성공 길잡이 기업마당’, 대기업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지원 연계하는 ‘상생누리’, 중소기업 기술개발사업 종합 관리 시스템 ‘SMTECH’, 사업, 과제, 인력, 성과 등 국가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서 서비스하는 ‘국가과학기술 지식정보 포털’ 등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 ‘벤처인증’, ‘이노비즈(INNO–BIZ) 인증’, ‘메인비즈 인증’ 등 인증제도를 통한 경쟁력 향상과 ‘규제 샌드박스’, ‘해외 Poc 실증’, ‘기업 부설 연구소 설립’, ‘지적 재산권 확보’ 등을 통한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각 인증을 받으면 정부 지원 사업에 지원할 때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