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상공개] 'G1이 아직도 그립다' 로지텍 게이밍 마우스

강형석 redbk@itdonga.com

이것이 바로 전설의 게이밍 마우스 G1이다.
이것이 바로 전설의 게이밍 마우스 G1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2000년대 중반, 서든어택이나 스페셜포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니지2 등이 한창 PC방에서 유행하고 있을 때다. 당시 PC방에서는 이것 없으면 손님이 오지 않을 정도라고 했으니 그게 바로 '로지텍 G1 마우스'였다. 이전에 적당한 그립감과 성능으로 이른바 '명기'라 불리던 MX300 시리즈의 뒤를 이어 등장했던 이 마우스는 기존의 틀을 거의 유지하면서 적당히 가볍고 성능이 뛰어나 PC방은 물론, 게이머 개인들도 가정 내에서 쓰곤 했다. 가격 또한 부담이 적었던 것도 인기 요인이었다.

2012년 단종이 되는 그 순간에도 PC방들은 혹여 손님이 끊길까, 제품 확보에 열을 올렸고 시장 내에서 G1 마우스의 몸값이 천정부지 치솟는 기현상까지 일어났을 정도였다. 오죽하면 비슷하게 만든 짝퉁까지 시장에 돌 정도였으니 그 인기가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이후 로지텍은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국내에서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이후에는 국내 유통사들을 중심으로 유통된 게이밍 마우스에 자리를 많이 내줬고, 개인 시장에서는 레이저(RAZER)나 스틸시리즈(STEEL SERIES), 로캣(ROCCAT), 조위(ZOWIE)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게이밍 기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내놓은 G500과 G400 라인업 등이 비교적 좋은 평을 받으며 재기에 성공하는 듯한 모양새지만 경쟁사들의 견제 또한 만만치 않다.

과연 로지텍은 과거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번에는 무려 1만 6,000 DPI(인치당 화소 인식률) 사양의 마우스 3종을 선보였다. 그 중에 무선이 2개, 하나는 유선이다.

로지텍이 출시한 게이밍 마우스 3종.
로지텍이 출시한 게이밍 마우스 3종.

로지텍의 고성능 센서는 히어로(HERO) 16K라는 이름을 갖는데, 그냥 게임에서 우뚝 서라는 의미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실 '고효율 정격 광학(High Efficiency Rated Optical)'의 줄임말이다. 이 센서는 인치당 최대 1만 6,000 화소를 인식한다. 약 2.5cm 정도 마우스를 움직이면 마우스 커서가 순식간에 이동하게 된다. 빠른 반응이 필요한 환경에서는 최고의 경험이 가능해 보인다.

마우스에 무슨 고효율인가 싶겠지만 여기에서 고효율은 센서가 쓰는 전력량이다. 전력 소모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성능을 높인 것인데, 이를 바탕으로 한 G903 라이트스피드 무선 게이밍 마우스는 최대 180시간(G703은 35시간) 사용 가능한 수준의 배터리 사용 능력을 보여준다. 로지텍 측은 이전 대비 10배 이상 전력 효율성이 개선됐다고 한다. 외계인을 갈아 넣은 것일까?

여러 움직임에서의 추적 성능도 향상됐다. 천천히 움직이거나 빠르게 움직여도 정밀하게 센서가 바닥면을 추적해 오차 적은 움직임을 구현한다. 초당 인식률인 IPS(Inch Per Sec)는 400 이상에 달한다. 초속 400인치 속도로 마우스가 빠르게 움직여도 바닥을 인식한다는 이야기. 이 정도면 얼마나 뛰어난 성능을 갖췄는지 알 수 있을 듯 하다.

화려함과 인체공학적 설계도 더했다. G903 라이트스피드 무선 게이밍 마우스는 1,680만 색상 RGB LED를 달아 사용자 취향에 따라 색상을 결정할 수 있으며, 양손잡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G703 라이트스피드 무선 게이밍 마우스는 95g 무게와 고무 그립을 적용해 손에 쥐는 맛을 살렸다. G403은 여기에서 유일하게 유선 마우스다. 탈부착 가능한 무게추(10g)이 제공되고 설정 가능한 프로그래밍 버튼 6개를 달았다.

로지텍은 과거 성능은 뒤로하고 사후서비스에서 말이 많았다. 내방센터 없이 택배로만 사후서비스를 처리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확인해 보니 용산과 사당 외에도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일부 광역 도시에 내방 센터가 생겼다. 경인지역 소비자 외에 강원도, 충청권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게 어딘가 싶은 생각도 든다. 더 분발하는 로지텍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좋은 마우스들이 출시됐는데 정작 G1 마우스가 그리운 것은 왜일까? 아마도 가격 때문이리라. G903, G703은 11만~19만 원대이며, G403은 8만 원대에 가격이 책정됐다. 이제 마우스도 수만에서 수십만 원을 들여야 하는 시대인가 보다. 물론, 부담스럽다면 다른 게이밍 마우스도 많으니 그 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세상은 넓고 마우스는 많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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