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계의 세대교체 시기가 왔다! 윈도우 7 공식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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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0월 22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윈도우 7의 공식 출시를 알렸다. 새로운 운영체계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을 나타내듯이 이날 행사장에는 약 150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몰려들어 높은 관심을 나타내었다.

사실 윈도우 7은 윈도우 비스타의 실패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향상된 기술력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가 결국 사용자들에게서 외면을 받았던 윈도우 비스타. 하나의 운영체계를 개발하려면 수년에 걸친 시간과 엄청난 인력이 필요한데, 윈도우 비스타의 실패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큰 타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실패 안에 머무르지 않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했다.

이 날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 김 제임스 우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작은 개선이었다”며 “사용자들의 의견을 토대로 그들이 원하는 기능을 모두 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800만 명의 베타 테스터와 1만 6천 회의 온라인 인터뷰, 그리고 4만 시간에 달하는 윈도우 사용사례 분석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윈도우 7. 이러한 노력 덕분에 윈도우 7은 지금까지 출시된 윈도우 중에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측의 분석에 따르면 사용자들의 바람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뉘었다.

1. 빨리 부팅되고, 사용 중에 고장이나 다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2. 자주 하는 일들을 쉽고 편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3. 꼭 필요한 기능 중에 사용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다. 좀더 쉽고 편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4. PC를 더욱 즐겁고 재미있게 사용하기 위한 새로운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바람을 윈도우 7에 어떻게 반영하였는가는 시연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같은 사양의 PC 두 대에 각각 윈도우 XP와 윈도우 7을 설치하고 클린 상태에서 동시에 부팅을 시켜 부팅 속도의 차이를 보여주는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윈도우 7이 설치된 PC의 부팅은 끝났으나 윈도우 XP가 설치된 PC에서는 아직 ‘새로운 시작’ 화면에서 바탕화면 불러들이는 단계로 접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용량이 큰 문서 파일을 실행시킬 때에도 역시 윈도우 7이 빨랐다.

윈도우 7(오른쪽)과 윈도우 XP(왼쪽)의 부팅 속도 테스트. 결과는 윈도우 7의 승리였다

윈도우 사용 시 화면 하단에서 항상 볼 수 있는 작업표시줄은 작업 단계를 간소화시켜 주는 도구로 거듭났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아이콘을 마우스로 끌어다가 작업표시줄에 놓으면 항상 작업표시줄에 노출되어 클릭 한번으로 실행이 가능했다. 또한 작업표시줄에 있는 아이콘을 마우스 우클릭하면 최근에 사용한 항목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서 딱 두 번의 클릭만으로 어제 한 작업을 오늘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주 사용하는 일들을 작업표시줄에 등록하는 것만으로도 작업 동선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윈도우 7

또한 윈도우 7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여러 개 띄워둔 상태라고 하더라도 하나씩 창을 열어가며 원하는 창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작업표시줄에 있는 익스플로러 아이콘에 마우스만 가져다 대면, 열려있는 모든 창의 미리보기 화면이 나오기 때문에 이미지를 보고 원하는 창만 콕 짚어낼 수 있었다.

작업표시줄에 있는 아이콘에 마우스 커서만 이동시키면 어떤 창들이 열려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창이 열려있어 화면이 복잡할 때 원하는 창의 윗부분을 잡고 좌우로 흔들면 당장 보지 않아도 되는 화면들을 숨길 수 있게 되었으며, 두 개의 창의 내용을 비교해가며 보고 싶을 때는 하나는 우측 끝, 다른 하나는 좌측 끝으로 이동시켜 화면을 양분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해졌다. 어찌 보면 사소한 기능이지만 사용자들이 실제로 어떤 작업을 자주하는지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화면을 좌우로 분할하여 사용하는 기능은 와이드 모니터 사용자들에게 매우 환영 받을 수 있을 듯싶다

이 밖에도 윈도우 7만의 차별화된 다양한 기능들이 시연을 통해 선보였다. PC에 다른 장치를 연결하면 해당 장치의 이미지가 표시되어 원하는 장치를 쉽게 찾아낼 수 있게 된 점, 별도의 코덱을 다운받지 않더라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해진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 PC에서 거실의 TV나 옆 방의 스피커와 바로 연결, 제어가 가능한 디바이스 스테이지 기능 등 주목할만한 기능들이 다수 추가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집안이나 회사의 PC들을 간단하게 네트워크로 연결시켜주는 윈도우 7의 홈 그룹 기능

하지만 운영체계를 바꿀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역시 자신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와 제대로 호환되는가 하는 점일 것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측은 베타 버전이 공개되던 작년 3월부터 이 호환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 출시와 동시에 각종 보안 솔루션, 인터넷 뱅킹, 온라인 게임과 같은 소프트웨어는 물론, 최근 5년 사이 국내에서 유통된 대부분의 하드웨어와도 호환성을 확보하였음을 강조하였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측의 말에 따르면 지금까지 새로운 운영체계가 출시되면 18개월에 걸쳐 약 3% 정도의 ‘PC 시장 견인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이러한 효과는 ① 새로운 운영체계가 나올 때까지 구매를 보류해오던 수요와 ② 새로운 운영체계 등장을 계기로 PC를 교체하는 수요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였다고. 더욱이 윈도우 7의 경우, 살짝 축소되고 있는 넷북 시장의 재성장과 터치/올인원 PC라는 신규 시장이 확보될 것이라는 시기적인 이슈가 더해져 좀더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내비쳤다.

멀티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윈도우 7의 등장과 함께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올인원 PC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먼 얘기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오는 2014년에는 윈도우 XP와 윈도우 비스타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측의 공식적인 서포트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윈도우 비스타는 보안 및 시스템 전반에 대한 필수적인 지원만 이루어질 예정이며, 윈도우 XP는 (출시된 지 매우 오래된 제품이니만큼) 앞으로 보안 패치만 지원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슬슬 운영체계의 세대교체 시기가 다가온 것 같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윈도우 XP는 벌써 10년 전에 출시된 운영체계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제 슬슬 윈도우 7으로 갈아타고, 새롭고 편리한 PC 라이프를 즐길 준비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날 행사에서 만나본 윈도우 7은 우리에서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기에 충분한 ‘실력파’ 운영체계였다.

글 / IT동아 박민영(biareth@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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