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하지 않아도 게임을 한다? - 게이밍 클라우드

"디아블로3가 나온다고? 하아. 이제 PC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나…"

게이머들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던 디아블로3의 국내 출시가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다. 5월 15일 정식 발매를 앞두고 있는 디아블로3는 지난 몇 년 동안 가장 핫한 게임 중의 하나였다. 이처럼 대작 게임의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 게이머들은 곧 있으면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몇몇 이들은 지갑 속을 들여다보기 마련이다. 최신 3D 게임을 즐기기에는 성능이 떨어지는 본인의 PC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약 10년 전, 전국을 PC방 열풍으로 몰아넣고, e-스포츠를 탄생케 했던 스타크래프트를 생각해보자. 지금은 보급형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지만, 당시에는 고사양을 요하는 게임이었다. 이 스타크래프트의 열풍은 전국적인 PC 업그레이드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대작 게임의 출시는 곧 PC 업그레이드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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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하지 않아도 게임을 한다? - 게이밍 클라우드 (1)

하지만 앞으로는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데 더 이상 ‘내 PC 사양’이 발목을 잡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모니터와 초고속 인터넷 회선 정도만 있으면, 2012년 발표되는 디아블로3를 2002년 구매한 10년 전 PC로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게이밍 클라우드 시스템 때문이다.

게이밍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게임 서비스를 접목한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네트워크상의 서버(이를테면 중앙 컴퓨터)에 사용하려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갖춘 뒤, 이에 접속한 클라이언트(이를테면 개인용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서버에 갖춰진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힘을 빌려 원하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각 클라이언트는 작업에 필요한 별도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기본적인 입출력 및 네트워크 기능만 있으면 해당 작업을 실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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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하지 않아도 게임을 한다? - 게이밍 클라우드 (2)

즉, 집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PC, 회사에서 사용하는 업무용 PC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디아블로3를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클라우드 시스템에 연결해 원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일종의 원격제어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실제로는 이와 다르지만). 회사 PC에서 집에 있는 PC에 접속해 원하는 작업을 하는 것처럼, 클라우드 시스템에 접속해 원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참고기사: 스마트폰에서 ‘아이온’, ‘와우’ 하는 시대 열리나 - http://it.donga.com/plan/8681/

모바일 속으로 들어온 게이밍 클라우드

지난 2011년 9월 8일, 일본의 점유율 1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는 게이밍 클라우드를 전격 도입해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다. NHN 일본 법인과 함께 선보인 이 게이밍 클라우드는 ‘G 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G 클라우드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LTE망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PC에 MMORPG, 3D 액션 게임 등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PC나 노트북이 아닌 모바일 기기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이동하면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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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하지 않아도 게임을 한다? - 게이밍 클라우드 (3)

NTT도코모에서 시행한 게이밍 클라우드 서비스는 현재 태블릿PC 갤럭시탭 10.1 LTE SC-01D, ARROWS 탭 LTE F-01D 2종과 스마트폰 갤럭시S2 LTE SC-03D, 옵티머스 LTE L-01D, ARROWS X LTE F-05D, MEDIAS LTE N-04D 4종에서 즐길 수 있다. G 클라우드를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단말기에 미리 탑재해 출시하는 방식이다. 즐길 수 있는 게임 콘텐츠는 드래곤 네트스와 소닉 어드벤처로 점차 게임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일정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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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만 놓고 보면 간단하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위해 PC를 구매하고 계정 비용을 지불하는 것처럼,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를 구매하고 원하는 게임을 즐기기 위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다만, 이제는 초고속 인터넷처럼 빠른 LTE망을 이용해 시/공간적 제한 없이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해당 게임을 실행하기 위한 단말기의 사양이 높지 않아도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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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많은 것은 아니다. 이는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 스마트폰, 태블릿PC의 화면 크기와 입력 방식 등이 PC 환경과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PC 환경에 최적화된 디아블로3 같은 게임을 PC용 모니터보다 크기가 작은 모바일 기기의 화면에 맞춰 구현해야 하고, 키보드+마우스에 최적화된 입력 방식도 터치 입력 방식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 즉, 이 같은 문제점이 해결되면 모바일 게이밍 클라우드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수는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밍 클라우드, 모바일 속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내 손안의 PC라고 불리는 모바일 기기와 기존 3G보다 최대 5배 이상 빠른 LTE 이동통신망의 등장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게이밍 클라우드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그저 상상 속의 일로 치부되었던 것들이 어느새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LTE 전국망 구축이 이뤄지고 있는 국내에서도 곧 게이밍 클라우드에 관련된 소식이 들려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3월 12일, NTT도코모를 통해 G 클라우드를 즐기는 사용자도 서비스 시행 약 4개월 만에 수십만 명에 도달했다.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상용화 서비스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시장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가장 큰 앱 마켓인 애플 앱스토어에서 몇 년 동안 게임 관련 앱이 1위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제 양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이밍 클라우드를 즐겨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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