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이문규 munch@itdonga.com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의 태블릿PC는 키보드가 없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기기를 말한다. 그래서 이들 기기는 화면 터치로 PC의 키보드, 마우스 입력을 대체한다. 물론 터치 입력에 익숙한 사용자는 PC용 키보드 못지않은 ‘입력신공’을 발휘하곤 한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물리적인 키보드의 편리함과 신속함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본 리뷰어가 태블릿PC보다 노트북을 선호하는 이유도 바로 키보드 때문이다. 문서, 이메일 작성 등 글자 입력이 특히 많은 업종에 종사하다 보니 그러하다. 또한 키보드 자판을 ‘토도독’ 거리며 두드리는 아날로그적 감성도 즐기기 위함이다.

아이패드용 외장형 키보드가 있다는 사실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그 효용성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터치 입력이나 외장형 키보드 입력이나 타이핑을 제대로 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순전히 직접 사용해 보지 않음으로 인한 편견이라는 걸 ‘아이노트(inote) X-ONE’을 통해 깨닫게 됐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1)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1)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외장형 키보드, X-ONE

국내 2,000만 명이 넘는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 사용자 중에 블루투스(blue-tooth)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그동안 단 한 번도 블루투스 기능을 켜보지 않은 사용자도 분명 적지 않을 것이다. 블루투스는 무선으로 여러 기기를 연결하기 위한 기능으로, 일반적으로 키보드, 마우스, 스피커 등을 연결하는데 사용된다. 노트북의 경우 이전부터 블루투스 기능이 제공됐다(물론 블루투스가 없는 노트북도 더러 있다).

X-ONE 역시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소형 키보드다. 블루투스만 제공되면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 노트북, 데스크탑 등 여러 기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노트북에는 필요 없겠지만). 블루투스는 시기에 따라 몇 가지 버전으로 나뉘는데, 가장 최신 버전이 3.0이고 X-ONE은 이 3.0 버전을 지원한다. 이전 버전과 크게 다른 건 없지만 그래도 최신 버전이니 뭐가 좋아도 좋지 않겠는가. 블루투스 3.0 버전은 반응 속도와 정확도가 한층 개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키보드니 고속 타이핑에 보다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2)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2)

크기와 두께는 아이패드와 비슷하다(가로 약 25cm x 세로 약 18cm, 두께 약 1cm). 무게는 아이패드보다는 가볍지만, 소형 키보드치고는 약간 묵직하다. 아마도 안정적인 타이핑을 위해 보강판을 넣은 듯하다. 구조와 디자인은 간결하다. 조작 버튼은 전원 버튼과 블루투스 연결 버튼이 전부고, 연결 포트도 충전용 마이크로 USB(5핀) 포트만 있다. 충전은 스마트폰용 충전기로 충전할 수 있으며(단 마이크로 USB 형태의 충전기라도 충전이 안 될 수도 있다), 공식 사양에 따르면, 배터리 완전 소모 후 4~5시간이면 완전 충전되며, 대기 시간은 700시간, 연속 사용 시간은 80시간이라 한다. 블루투스 신호와 키보드 입력 신호만 송수신하는 정도니 오래 사용할 만하다. 또한 10분 정도 입력이 없으면 알아서 절전모드로 들어간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3)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3)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4)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4)

실제로 본 리뷰어는 X-ONE을 리뷰하는 동안 단 한번도 기기를 충전하지 않고 약 2주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배터리 잔량을 알 수 없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하지만, 사용하다 안 되면 배터리 부족일 테니 충전기를 연결하면 되겠다. 참고로 제품 패키지에는 USB 포트용 충전 케이블만 들어 있다.

키보드 부분은 PC용 키보드에서 오른쪽 숫자패드(키패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키를 그대로 제공하고 있다. F1~F12 키를 제외한 각 키의 크기도 PC용 키보드와 아주 조금 작은 정도라 실제 타이핑에 큰 불편은 없는 듯했다. 다만 키 배열의 한계 때문인지 오른쪽 시프트(shift) 키가 짧아 익숙해 지기까지 무수한 오타가 발생했다. 분명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한글 사용자에게 시프트 키는 스페이스 바만큼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키감과 타이핑 속도 등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언급하기로 한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5)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5)

키보드 부분 상단에는 기기 거치를 위한 거치대가 마련돼 있다. 노트북 열 듯 커버를 열면 2단계에 걸쳐 태블릿PC 등을 거치할 수 있다. 모든 스마트폰 및 태블릿PC를 거치해 본 건 아니지만, 아이패드1, 아이패드2, 갤럭시탭(7인치),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2종, 블랙베리 폰 등 무난하게 거치됐다. 당연히 뒤로 휙 넘어가거나 앞으로 엎어지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2단계 각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기기 화면 터치 시 손가락에 너무 힘이 들어가면 2단계 각도로 밀려 젖혀지는 경우는 더러 있긴 했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6)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6)

태블릿PC 외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타이핑하기에도 편리했다. 사무실 등지에서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앱을 사용하는데 딱 좋다(카톡을 키보드로 사용하니 은근히 편리했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7)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7)

참고로 거치대 커버 안쪽에는 블루투스 연결 동글(블루투스가 없는 기기를 위한 신호 송수신기) 보관을 위한 공간도 마련해 뒀다. 다만 동글의 크기나 모양이 제조사마다 약간씩 다를 테니 아예 들어가지도 않을 순 있다.

예상 외로 만족스러운 키감, 타이핑감

이러한 소형 키보드는 그동안 대부분 키감이나 타이핑감을 고려하지 않는 제품이 대다수여서 X-ONE을 처음 접했을 때도 이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않았다. 하지만 X-ONE은 그 크기와 무게와 달리 키감과타이핑감이 결코 가볍지 않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타이핑 소음도 생각보다 정숙하다. 서두에 언급한 블루투스 3.0 버전이라 그런지, 키 입력에 대한 반응도 빨라 일반 PC 키보드에서 입력하는 수준을 보였다. 고속 타이핑도 큰 지연 현상 없이 즉시 처리됐다. 외근 시 노트북 대신 아이패드와 X-ONE을 지참했는데 기본 문서, 이메일 작성에 별다른 불편함은 없었다.

물론 앞서 지적한 오른쪽 시프트 키의 짧은 길이 때문에 좀 애를 먹었지만, 점차 익숙해 지니 능히 버틸 만했다. 공공장소나 정숙한 환경에서도 차분하게 타이핑할 만큼 조용한 키 소음도 인상적이었다. 키 생김새를 보니 고급 노트북 키보드에 적용되는 형태라 그런 듯하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8)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8)

추가로, X-ONE은 기존의 다른 블루투스 키보드와는 달리, 아이패드(iOS)는 물론 안드로이드폰/패드와 일반 PC(MS윈도우)도 지원한다. 기기 연결 후 Fn 키와 F1 키(아이폰/아이패드 대응), F2 키(안드로이드폰/패드 대응), F3 키(윈도우 대응)를 각각 눌러 그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기기는 아이폰/아이패드에 비해 활용할 기능이 많지 않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9)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9)

블루투스 연결, 해보면 쉽다

당연히 연결하려는 두 기기 모두 블루투스를 지원해야 한다. 거의 모든 태블릿PC와 X-ONE은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양쪽에서 블루투스 신호를 켜고 한 기기에서 다른 기기를 검색해 연결하면 된다. 우선 두 기기의 ‘짝짓기(페어링, paring)’ 단계를 거친 후 실제로 연결하면 된다. 실제로 해보자. 여기서는 아이패드2를 예로 들지만, 다른 모바일 기기도 설정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패드2의 ‘설정’ 아이콘을 터치한 후 ‘일반’ 메뉴에서 ‘Bluetooth’ 항목을 선택한다. 블루투스 기능을 켜면 자동으로 주변에 있는 블루투스 기기를 검색하게 된다. 이제 ‘inote X-ONE(쌍으로 연결 안됨)’이 목록에 나타나면 이를 터치하여 ‘쌍으로 연결’한다(앞서 말한 짝짓기다). 두 기기가 블루투스로 연결되려면 연결 코드를 입력해야 하는데, 아이패드 화면에 표시된 숫자를 X-ONE으로 직접 입력하면 즉시 연결된다. 참고로 연결 코드는 기기를 연결할 때마다 다른 숫자로 표시된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10)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10)

이렇게 일단 설정된 블루투스 연결은 이후부터 블루투스를 켜면 자동으로 연결된다. X-ONE의 전원을 껐다 켜도 불과 1~2초 내에 자동 연결된다. 물론 이는 다른 블루투스 기기도 마찬가지지만 재연결 시간이 X-ONE에 비해 약간 느리다. 아울러 블루투스 연결은 여러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도 있다. 즉 X-ONE과 같은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한 상태에서 블루투스 외장 스피커 등도 추가 연결할 수 있다.

블루투스는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산업/가전 분야에도 대중적으로 적용되고 있어 이참에 잘 알아두면 두고두고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태블릿PC에 키보드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아이노트 X-ONE은 2012년 4월 초 현재 72,000원이 공식가격이다. 태블릿PC용 블루투스 키보드로는 일반적인 가격대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기기와도 호환되며, 블루투스 3.0 버전을 채택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정숙한 키 소음과 부드러운 키감도 제품의 만족도를 올려줄 수 있는 요소다.

다만 오른쪽 시프트 키가 짧다는 점, 파우치가 없어 태블릿PC와 함께 휴대하기가 약간 불편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다소 아쉽긴 했다. 시프트 키 문제는 다음 제품에서 개선되길 기대하며, 아이패드와 함께 휴대하고 싶다면 X-ONE이 아닌 아이노트의 다른 블루투스 키보드를 선택하면 되겠다.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11)
아이패드에게 ‘키보드’란? - 아이노트 X-ONE 블루투스 키보드 (11)

어찌됐든 그동안 태블릿PC를 사진이나 영화 보는 데 주로 사용했는데, X-ONE을 통해 기존 노트북에 버금가는 문서 업무까지 처리할 수 있었다. ‘에버노트’ 등과 같은 문서 앱이나 이메일 작성 앱이 키보드를 만나니 태블릿PC의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하게 됐다. 이 정도면 태블릿PC에 있어 키보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액세서리는 아닌 셈이다. 그러니 이왕 큰 맘 먹고 마련한 태블릿PC라면 활용도를 높이는 블루투스 키보드 하나는 장만해 둘만 하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