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엔 없다, 우리만 있다' 메신저 후발주자들 차별화로 승부수

현재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1인자는 '카카오톡'이다. 2012년 4월 기준 가입자 수는 4,200만 명, 하루 순 방문자 수는 평균 2,000만 명에 달한다. 사실상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카카오톡을 쓰는 셈이다. 트래픽 과부하나 메신저 피싱 등 부정적인 이슈가 연일 터짐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것 자체가 메신저 최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창기 카카오톡에 대한 후발주자들의 공세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비슷한 기능의 모바일 메신저는 말할 것도 없고, 좀 더 나은 기능을 갖춘 모바일 메신저조차도 카카오톡의 견고한 아성에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 편의성에 이끌렸던 일부 사용자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카카오톡으로 다시 발을 돌리기 일쑤였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있는 한, 다른 모바일 메신저가 살아남을 길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모든 모바일 메신저가 고사한 것은 아니었다. LG유플러스의 '와글', 다음의 '마이피플', 네이버의 '라인' 등은 제 나름대로의 가입자 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톡에 없는 기능으로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사용자들은 카카오톡과 함께 자신이 필요한 다른 모바일 메신저도 병행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제로섬(zero-sum)이 아니라는 것을 이들이 증명한 것이다.

'카톡엔 없다, 우리만 있다' 메신저 후발주자들 차별화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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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엔 없다, 우리만 있다' 메신저 후발주자들 차별화로 승부수 (1)

LG유플러스 와글, 메신저야 SNS야?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와글은 모바일 메신저와 SNS를 결합한 서비스다. 와글에 가입하면 휴대폰 주소록에 저장된 지인들 중 와글 사용자가 자동으로 친구로 추가된다. 와글 가입자가 아닌 지인을 초대할 수도 있다. 이들과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태는 일반적인 모바일 메신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와글의 장점은 다른 곳에 있다. '이야기'라는 메뉴를 통해 지인이 아닌 다른 와글 가입자들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데, 이는 마치 트위터와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룹별로 공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것. 트위터에 남긴 글은 불특정다수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지만, 와글에 남긴 글은 모두에게 공개할 수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만 선택적으로 공개할 수도 있다. 즉 정보성 글을 쓸 때는 트위터와 와글이 같은 콘텐츠를 공유하고, 사적인 글을 쓸 때는 와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종의 상생 전략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모임에서는 야구 중계 관련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아이돌 걸그룹 팬클럽에서는 스타의 정보가 쉴새 없이 오간다. 개인 대 개인의 인맥보다 집단 위주의 인맥을 더 편하게 느끼는 한국인의 성향에 어울리는 기능이다.

LG유플러스는 와글 가입자가 곧 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모바일 메신저에 비하면 아직 작은 숫자지만, SNS 전체 시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 OZ스토어, T스토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통신사 상관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다음 마이피플, 통합 메신저를 추구한다

'카톡엔 없다, 우리만 있다' 메신저 후발주자들 차별화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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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엔 없다, 우리만 있다' 메신저 후발주자들 차별화로 승부수 (2)

가입자 수에서 카카오톡을 바짝 쫓고 있는 다음의 마이피플은 다양한 통신 수단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단순히 무료 문자 메시지만 제공하는 카카오톡과는 달리, 무료 음성통화(m-VoIP)까지 함께 지원해 많은 사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2011년에는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까지 추가하면서 그야말로 오감을 모두 만족하는 메신저로 거듭났다.

하지만 무료 음성통화와 무료 영상통화를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제한이 있다. 무선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소모하므로,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특히 무료 영상통화의 경우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 와이파이(WiFi)망 내에 있어야 연결이 된다.

마이피플 가입자 수는 약 1,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문자 메시지를 쓸 때는 카카오톡으로, 음성통화와 영상통화를 쓸 때는 마이피플을 쓰는 사용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네이버 라인, 일본어 번역기 탑재

'카톡엔 없다, 우리만 있다' 메신저 후발주자들 차별화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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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엔 없다, 우리만 있다' 메신저 후발주자들 차별화로 승부수 (3)

네이버는 초창기 '네이버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내세웠으나, 생각보다 반응이 미진하자 글로벌 공략용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에 흡수 통합시켜 버렸다. 라인은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 108개국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로, 특히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인의 특징은 일본어 번역 기능, 날씨 정보, 이모티콘으로 요약할 수 있다. 라인을 설치하면 '일본어 친구'와 '날씨 친구'가 친구추천에 표시되는데, 이를 친구 목록에 추가하면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일본어 번역 기능은 한국어를 일본어로, 일본어를 한국어로 바꾸어주는 통역기인데, 번역 완성도가 높아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일본인 친구와 연락할 때 편리하다. 날씨 정보를 사용하려면 날씨 친구와의 대화에서 입력창에 해당 지역을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제주'라고 입력하면 날씨 친구가 제주도의 날씨, 온도, 강수확률 등을 대답해준다. 이모티콘은 일종의 부가 기능으로, 라인 사용자들은 카카오톡에 비해 다양한 이모티콘이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세계 라인 가입자 수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고 3월 밝혔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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